[AAAAI 2024] 졸레어, IgE 매개 식품 알레르기 증상 완화 효과 입증
투여 후 알레르기 반응 역치 증가...반복 투여 시 급성 반응 가능성 줄여

▲미국천식알레르기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4) 홈페이지 캡처.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천식 치료제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가 식품 알레르기 치료제로 새롭게 거듭났다. 졸레어 반복 투여 시 땅콩뿐 아니라 여러 식품이 유발하는 면역글로불린E(IgE) 매개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6일 로슈와 노바티스의 졸레어를 하나 이상의 IgE 매개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1세 이상 소아 및 성인을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의약품으로 승인했다. 

2020년 땅콩 알레르기 증상 완화에 사용할 수 있는 경구제 '팔포지아'가 승인받았지만, 투약 대상이 4~17세에 그치고 효과 역시 제한이 있었다. 이를 쓸 수 없는 환자들은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치료를 위해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졸레어는 환자들이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우발적으로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Robert A. Wood 박사팀이 진행한 다중 식품 알레르기 환자 대상 임상3상에서 이 같은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3상 OUTMATCH 연구 결과는 2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미국알레르기천식임상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4)에서 공개됐으며 26일 NEJM에 게재됐다. 

땅콩 단백질 600mg 섭취 후 증상 없는 환자 비율

졸레어군 66.7% vs 위약군 6.7%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에는 땅콩 및 다른 두 가지 식품(우유, 계란, 캐슈넛, 호두, 헤이즐넛, 밀 중)에 알레르기가 있는 1~55세 환자가 참가했다. 이들은 식품유발검사에서 땅콩 단백질 100mg 이하와 다른 두 가지 식품 300mg 이하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이었다. 

참가자들은 졸레어군 또는 위약군에 2:1로 무작위 배정돼 16~20주 동안 치료를 진행했다. 선별된 462명의 환자 중 180명이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팀은 치료 후 각각 4개의 맹검 식품유발검사를 진행해 환자들의 섭취 능력을 평가했다. 

1차 목표점은 용량 제한 증상(dose-limiting symptoms)없이 땅콩 단백질 600mg을 섭취할 수 있는 참가자의 비율이었다. 용량제한증상은 특정 물질을 복용해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용량을 제한토록하는 증상을 말한다. 참가자 중 60명은 24주 공개 확장 연구에도 참가했다.  

연구 결과 중등도~중증의 알레르기 증상 없이 1차 목표점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위약군 대비 졸레어군이 유의하게 높았다(p<0.001). 졸레어군 120명 중 80명(66.7%)이 1차 목표점을 달성한 데 비해 위약군 60명 중에서는 4명(6.7%)에 그쳤다(OR 28.0, 95% CI 9.2~112).

결과는 기준치 1000mg 이상의 다른 식품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견과류 OR 9.53-21.9, 우유 OR 18.3, 계란 OR 무한대, 밀 OR 21). 

대부분 참가자는 공개 확장 연구에서도 반응 역치가 유지되거나 증가했다. 졸레어를 24~28주까지 지속 복용한 38명의 어린이 중에서 중등도~중증의 용량 제한 증상 없이 땅콩 단백질 600mg 또는 1000mg, 계란, 우유, 캐슈넛 단백질을 복용할 수 있는 환자의 비율이 유지됐다. 

치료 성공률은 더 높은 IgE 수치, 4주 대비 2주 복용, 더 작은 피부검사 면적, 기준치 식품유발검사 용량에 대한 더 높은 면역성과 관련이 있었다. 안전성 결과는 모든 그룹에서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졸레어로 치료받은 소아 및 청소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주사 부위 반응(0%)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Robert A. Wood 박사는 "16주 동안의 오말리주맙 치료는 1세 미만 복합 식품 알레르기 환자의 땅콩 및 기타 일반 식품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반응 역치를 우발적 노출 시 반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증가시키는데 있어 위약보다 우수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완전히 없애진 못하지만...급성 반응 확률 감소

노바티스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
노바티스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

한편 IgE 매개  알레르기는 식품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특정 항원에 노출된 이후 증상이 빠르게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IgE 매개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160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반응의 범위는 두드러기, 부종 등이 나타나는 경증부터 아나필락시스와 같이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식품 알레르기 유병률은 지난 20년 동안 증가했으며, 2024년 미국에서만 약 340만명의 어린이와 1360만명의 성인이 IgE 매개 음식 알레르기 진단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졸레어는 식품 알레르기를 아예 없애거나 환자가 식품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지는 않는다. 졸레어를 복용하는 사람은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의 복용을 계속 피해야 한다. 

그러나 졸레어를 반복 투여하면 우발성 노출로 인한 급성 반응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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