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AI 2021] 설하면역치료군, 치료 3년째 유의한 탈감작 도달
치료 중단 3개월 후 지속적인 무반응, 설하면역치료군 12명 vs 위약군 2명

▲미국천식알레르기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1) 홈페이지 캡처.
▲미국천식알레르기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1) 홈페이지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알레르겐을 혀 밑에 1~2분간 머금고 있다가 삼키는 설하면역치료(sublingual immunotherapy, SLIT)가 4세 이하의 땅콩 알레르기 환아에게 효과적인 치료요법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천식알레르기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AAAAI 2021)의 최신 임상초록세션(Late-Breaking Abstracts)에서는 4세 이하의 땅콩 알레르기 환아를 대상으로 SLIT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L2).

결과에 따르면, SLIT를 받은 땅콩 알레르기 환아는 위약을 투약한 이들보다 치료 3년째 유의한 탈감작(desensitization)이 확인됐다.

탈감작이란, 알레르겐에 대한 과민성을 제거 또는 감약시키는 알레르기질환 치료법의 하나다. 알레르기 원인 식품을 지속적으로 투약하는 동안 경구유발시험을 진행했을 때 증상이 유발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이에 더해 치료 중단 3개월 후 다시 검사했을 때에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지속적인 무반응(sustained unresponsiveness)'이 SLIT를 받은 환아에게서 더 많이 관찰됐다. 

땅콩 알레르기 첫 치료제 '팔포지아' 한계점은?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최초 땅콩 알레르기 경구용 치료제인 '팔포지아'를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팔포지아를 투약할 수 있는 환아는 4~17세로 제한돼 4세 미만의 환아는 복용이 어렵다.

미국 에이뮨 테라퓨틱스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 '팔포지아'.
▲미국 에이뮨 테라퓨틱스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 '팔포지아'.

또 분말 형태인 팔포지아는 음식과 함께 혼합해 먹기 때문에 환아의 연령 등에 따라 복용까지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땅콩과 유사한 맛과 냄새로 환아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팔포지아 복용 전후 30분 동안 운동 또는 강력한 활동을 자제해야 하며 복용 후 최대 2시간 동안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이와 달리 SLIT는 용액 형태의 땅콩 단백질을 혀 밑에 몇 방울 떨어뜨려 2분 동안 머금은 후 삼키면 된다.

SLIT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추출물을 혀 밑에 장기간 투약해 몸 안의 알레르기 염증세포 및 염증물질의 변화를 일으켜 알레르기 항원물질에 대한 내성을 유발해 질환을 치료하는 요법이다.

DBPCFC 통과 환아, 땅콩 SLIT군 14명 vs 위약군 0명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번 연구는 땅콩 SLIT(PNSLIT) 관련 연구에서 땅콩 알레르기 환아의 나이가 어릴수록 탈감작이 더 유도된다고 보고되면서 이뤄졌다.

연구에서는 땅콩에 대한 특이 IgE가 양성이고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 SPT)에서 땅콩 알레르기가 확인된 1~4세 유아 50명을 모집했다. 중앙값 나이는 2.2세였다. 

이들은 PNSLIT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분류돼 3년간 치료받았다. 최종 분석에는 PNSLIT군 19명과 위약군 17명이 포함됐다. 

PNSLIT군은 SLIT 용량을 1~2주 간격으로 증가 시켜 목표용량 4mg까지 늘리는 증량 기간을 5~6개월 동안 가졌다. 이후 최종 4mg을 유지용량으로 연구 종료까지 투약했다.

탈감작은 땅콩 단백질 4333mg에 대한 이중맹검 위약 대조 식품 유발시험(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food challenge, DBPCFC)으로 평가했다. 지속적인 무반응은 치료 중단 3개월 후 같은 DBPCFC로 확인했다.

치료 기간에 누적 내약용량(tolerated dose)은 PNSLIT군이 143mg에서 4443mg으로 증가했다. 위약군은 43mg에서 143mg으로 조금 늘었다(P<0.0001).

최종 결과, 탈감작에 대한 DBPCFC를 통과한 환아는 PNSLIT군 14명이었지만 위약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치료 중단 3개월 후 지속적인 무반응에 대한 DBPCFC를 통과한 환아도 PNSLIT군이 12명이었던 반면 위약군은 2명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땅콩 SPT는 PNSLIT군이 10mm에서 3.25mm로 감소했고, 위약군은 11.5mm에서 12mm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P<0.0001).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입 안 가려움 또는 자극이었다. 이에 일부 환아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했지만 대부분은 저절로 증상이 사라졌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Edwin H. Kim 교수는 "PNSLIT를 받은 땅콩 알레르기 환아는 위약군과 비교해 유의한 탈감작이 관찰됐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무반응에 대한 가능성도 나타났다"며 "땅콩 알레르기 치료의 조기개입으로서 PNSLIT가 유망한 치료옵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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