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 비판
비대면 진료 허용 어불성설 지적도 나와 

의협 비대위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건 다름아닌 정부"라고 질타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한 정부를 비꼬았다. 스스로 재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이를 수습하고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건 코미디라고 했다. 

의협 비대위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건 다름아닌 정부"라고 질타했다. 

정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무총리 주재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재난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비대면 진료를 전면 시행하기로 한 것도 비판했다. 

비대면 진료를 전면 시행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과 응급환자 진료 역량에 집중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 2차 의료기관으로, 경증 외래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의협 비대위는 "현재 차질이 생기는 곳은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수련병원인데, 중증 및 응급질환에 적용 불가능한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함으로써 만성질환자를 더 위기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의사 업무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정부의 주장도 반박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에 따르면 한국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건수는 6113건이다. 이처럼 한국 의사들이 OECD 평균 3배 이상 일하는 이유는 원가의 70% 수준이자 OECD 국가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가 이유라는 것이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원하는 의료 시스템이 OECD 평균이라면 수술 대기시간, 전문의 진료 대기시간, 치료 가능 사망률, 의료 수가 등 OECD 평균보다 월등하게 높은 각종 지표도 OECD 평균 수준으로 만드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정부가 강하게 압박해도 더 많은 의사가 자신의 업을 포기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진실을 호도하며 재난상황으로 몰아갈 게 아니라 스스로 책임을 지고 억압이 아닌 대화에 나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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