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 25일 출입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사업 설명
보상 맥시멈은 900억원 정도…삼성서울·울산대·인하대 참여
사업 성공 시 상종 간 네트워크 구축 수준 차이날 것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난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끝난 뒤 출입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남을 갖고 이 점을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난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끝난 뒤 출입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남을 갖고 이 점을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복지부가 1월부터 삼성서울병원과 울산대병원, 인하대병원을 대상으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상종의 중증 환자 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는 무한경쟁에 있는 의료기관 체계를 협력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의지가 담긴 정책이다.

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난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끝난 뒤 출입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남을 갖고 이 점을 강조했다.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은 상종이 중증도가 낮은 환자를 지역 병원으로 회송하고 본연의 중증·고난도 진료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래 집중도에 따라 수가를 보상한다.

이 국장은 해당 사업을 두고 “실제 어떻게 외래 환자를 감소시키고 보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설계하는 직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2021년 들어서면서 병원에게 시범사업 리스크 등을 설명하며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 위원들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상종이 외래 환자를 줄이고 중증 중심으로 가는 것은 윤리적으로 해야 할 역할인데, 이를 왜 돈 주고 하냐는 지적이었다고 한다.

이 국장은 현 의료회송사업에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는 책임의료기구(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모델을 구축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제도적 여건 하에서 신뢰를 갖고 협력기관에 환자를 의뢰하고, 그 환자가 상종으로 다시 오지 않더라도 본인 자료가 기존 담당 교수에게 공유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했다)”며 “상태가 이상하면 언제든지 패스트트랙으로 상종에 갈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선정된 병원 중 울산대병원에 대한 설명도 빼놓기지 않았다. 울산 지역 환자들이 지역 안에서 진료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연완결의료라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처럼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적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하고, 병원에 따라 외래 감축을 첫해 5%, 그 다음에 10%, 15% 감축하는 게 목표라고도 덧붙였다.

 

보상 맥시멈은 900억원 정도…반드시 성공해야

다만 보상 체계는 여러 의견이 있다. 올해부터 종별 가산율이 조정됐는데, 이 사업이 바뀐 제도와 완전히 부합하느냐는 지적이다. 또 가정의학과를 비롯, 경증 질환 진료과와 병원 경영진 간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국장은 “필수 의료랑 비용 대비 수익이 낮은 쪽을 깎아서 비용 대비 수익이 높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상대 가치의 기본 이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별가산을 빼겠다고 한 것도 이미 저희가 계속 논의해 왔던 부분이다. 관건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쏠림 문제가 해결되는지의 여부”라며 “상대 가치를 통해서 우리가 저평가를 보상하는 것과 전달 체계는 또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또 적정 보상에 관해 “중증 비율을 높이라고 하는 것까지는 병원들이 따라오겠지만, (예컨대) 환자 규모가 전년 대비해서 5%가 넘으면 상종 규정에서 마이너스 1점 주겠다고 제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며 “이 사업은 결국 중증을 많이 보라는 게 아니라 외래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 병원의 보상 맥시멈은 900억 정도다. 목표이익의 반만 달성하면 450억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4년 다 목표 달성할 시 3600억원이 투입된다. 리스크가 큰 만큼 성공해야 할 필요성도 높다.

이 국장은 “건정심에서는 총 지출 범위를 적어줬다. 그래서 원하는 병원이 다 들어오지는 못했다. 하고 싶어도 리미트 실링이 있으니까”라며 “또 이 사업이 네트워크 협력이 중요한데, 결국은 병원 간 기브 앤 테이크가 이뤄져야 하지 않나. 그런데 병원이 무한 경쟁인데 양보를 하겠나. 이런 상황에서 외래를 줄이고 병원을 입원 중심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별 협력소 정확한 수치는 몰라
사업 성공 시 상종 간 네트워크 구축 수준 차이날 것

다만 선정 병원 간 의료 질 관리 수준이 균등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울산대병원은 지역에 위치해 의료기관 수가 적어 협력 기관 확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병원들이 나름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다만 협력병원이 몇 개소인지는 우리 측에 전달한 바 없다. 삼성은 500개 정도인 걸로 알고 있다. 의원급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이나 아산병원 등이 신청을 안 한 이유 등에 관해서는 “결국 병원의 지향성”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얼마나 바뀔 수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이 사업을 성공시키려는 병원들은 나름 차별화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고도 덧붙였다. 

이 국장은 “이 정책이 어떤 성과를 거두는가에 따라 네트워크를 선점한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 간의 차이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세상이 그만큼 빨리 바뀌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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