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지난해 IgA 신병증 치료제 네페콘·필스파리 허가
IgA 신병증 치료 후보물질 임상연구 활기…긍정적 결과 보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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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버거씨병이라 불리는 면역글로불린A(IgA) 신병증을 겨냥한 치료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IgA 신병증 치료제들이 허가받았고, 신약 후보물질들의 임상연구도 활기를 띠고 있다. 

IgA 신병증 치료제, 증상 관리 수준…근본적 치료 약제 無

IgA 신병증은 신장 조직검사에서 사구체에 IgA를 포함한 면역복합체가 침착돼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임상에서는 IgA 신병증 치료 시 항고혈압제인 ARB와 ACEI와 면역억제제, 이뇨제 등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들 약제는 증상 악화를 막아 증상을 관리하는 고식적 치료로,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제는 전무했다. 

한림대 성심병원 김성균 교수(신장내과)는 "과거에는 IgA 신병증이 발생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사구체 압력을 떨어뜨리는 ARB, ACEI 등이 표준치료였다"며 "그런데 최근 15~20년 동안 IgA 신병증 발생하는 원인이 밝혀지면서 신약 개발 연구가 활기를 띠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되는 치료 후보물질들은 근본적인 IgA 신병증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 국제 가이드라인은 ARB, ACEI등 표준치료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단백뇨가 조절되지 않는 IgA 신병증 환자들은 임상시험 중인 약제 투여를 고려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페콘, IgA 신병증 치료제로 美FDA 첫 완전 승인
필스파리, 올해 상반기 완전 승인 도전

최근 IgA 신병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신약들이 속속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으며 임상 활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선두에 있는 치료제는 스웨덴 제약사 칼리디타스 테라퓨틱스사의 네페콘(성분명 부데노시드)이다. 지난해 12월 FDA는 네페콘을 완전 승인했다.

네페콘은 2021년 대리표지자로서 단백뇨 감소를 확인해 가속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년 만에 신장 기능 저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처음으로 완전 승인을 획득했다. 네페콘은 미국에서 타페요, 유럽에서 킨페이고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받았다. 

또 네페콘은 지난해 11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승인받았다. 네페콘 판권은 중국계 생명공학회사인 에베레스트 메디신이 갖고 있다. 

네페콘의 FDA 완전 승인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S) 억제제를 기반으로 네페콘 또는 위약 투약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NefIgArd 임상3상을 근거로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치료 2년째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은 네페콘군이 6.11mL/min/1.73㎡, 위약군이 12.0mL/min/1.73㎡ 감소했다. 즉, 네페콘군은 위약군 대비 신장기능 악화 정도가 50% 낮았다. 

이와 함께 치료 9개월째 확인한 네페콘군의 단백뇨 감소 효과는 치료 중단 이후 15개월 추적관찰 기간에도 유지됐다. 내약성도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페콘에 앞서 지난해 2월 미국 트래비어 테라퓨틱스사의 엔도텔린-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인 필스파리(성분명 스파르센탄)도 IgA 신병증 치료제로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았다. 

필스파리는 IgA 신병증 환자의 단백뇨를 줄이기 위한 첫 비면역억제제다. 소변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UPCR)이 1.5g/g 이상으로 빠른 질병 진행 위험이 있는 원발성 IgA 신병증 성인 환자의 단백뇨 감소 치료제로 FDA로부터 가속 승인받았다. 다만 완전 승인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필스파리의 PROTECT 임상3상 결과가 지난해 The Lancet을 통해 발표됐다(Lancet 2023;402(10417):2077~2090). 

결과에 의하면, 필스파리는 비교 대상인 ARB 약제 이르베사르탄 대비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기능을 보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차 목표점인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변화율은 두 군 간 통계적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개발사는 올해 상반기 필스파리의 완전 승인을 위한 보충허가신청서(sNDA)를 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베프렌리맙, 임상2상 호성적…국내서도 임상연구 진행 중
노바티스, 지가킵바트·아트라센탄도 신약으로 주목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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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허가를 받기 위한 IgA 치료 후보물질들의 임상연구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증식-유도 리간드(APRIL) 경로를 차단하는 단일클론항체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APRIL은 IgA 신병증 환자에서 증가하고 병원성 갈락토스 결핍 IgA1(Gd-IgA1) 생성을 촉진하며 면역복합체 침착 및 신장손상을 유발한다.

해당 계열 약제인 오츠카제약 시베프렌리맙은 임상2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으며 IgA 신병증 치료제 자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 ENVISION으로 명명된 임상2상 결과는 NEJM 1월호에 실렸다(N Engl J Med 2024;390:20~31).

시베프렌리맙은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비스테라가 개발했고, 오츠카제약이 2018년 비스테라를 인수하며 시베프렌리맙을 얻게 됐다. 시베프렌리맙은 APRIL에 결합해 중화시키는 인간화 IgG2 단일클론항체다. 임상2상은 표준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질병 진행이 높은 IgA 신병증 환자를 1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12개월 동안 시베프렌리맙 투약 시 단백뇨가 유의하게 감소했고 위약 대비 이상반응 발생률도 차이가 없었다. 

현재 시베프렌리맙이 IgA 신병증 환자의 질병 경과를 바꾸고 말기 신부전 진행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Visionary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시베프렌리맙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 시베프렌리맙의 임상2/3상과 임상3상을 승인했다. 임상연구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IgA 신병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PRIL 경로를 차단하는 약제로 노바티스가 개발 중인 지가킵바트(BION-1301)도 임상1/2상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임상3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결과에 의하면, 지가킵바트은 최적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잔재 단백뇨 진행 위험이 있는 IgA 신병증 환자에서 질병 조절 가능성을 보였고 병원성 Gd-IgA1을 감소시키고 단백뇨를 줄였다.

노바티스의 또 다른 IgA 신병증 치료제인 아트라센탄은 IgA 신병증뿐만 아니라 다른 사구체질환 환자의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기능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트라센탄은 선택적 엔도텔린A형(ETA) 수용체 길항제로 AFFINITY 임상2상에서 지속적인 단백뇨 감소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현재 ALIGN 임상3상이 진행 중으로, 지난해 10월 긍정적인 중간분석 결과를 확보했다.

한편 지가킵바트와 아트라센탄은 미국 치누크 테라퓨틱스가 개발했고 지난해 6월 노바티스가 치누크를 인수하면서 두 약제가 노바티스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네페콘, 국내 도입 위한 약가 협상 중

네페콘 판권을 보유한 에베레스트 메디신은 네페콘의 국내 도입을 위해 보건당국과 약가를 협상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고가라 약가 협상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신약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FDA 허가를 받은 네페콘은 고가라는 문제가 있다. 다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가 협상에 시간이 걸릴지라도, 약가때문에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에베레스트 메디신이 우리나라 보건당국과 약가 협상을 하고 있다. 제약사는 올해 말 협상을 마치고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에 도입된다면 IgA 신병증 환자 치료 시 네페콘을 우선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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