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IOMATIC-SSP, 항혈소판요법 받는 뇌졸중 생존자 대상 용량 결정 임상2상
밀벡시안, 허혈성 뇌졸중·무증상 뇌경색 재발 위험 낮추지 못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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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출혈 위험이 낮아 차세대 항응고제로 기대를 모았던 BMS와 얀센의 밀벡시안이 뇌졸중 2차 예방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며 쓴맛을 봤다.

뇌졸중 생존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XIOMATIC-SSP 임상2상 결과, 밀벡시안은 허혈성 뇌졸중 또는 무증상 뇌경색 재발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

이번 다국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용량 결정 AXIOMATIC-SSP 임상2상 결과는 Lancet Neurology 1월호에 실렸다(Lancet Neurol 2024;23(1):46~59).

밀벡시안, 출혈 위험 낮은 저분자 경구용 FXI 억제제

밀벡시안은 저분자 경구용 제11혈액응고인자(FXI) 억제제로,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며 반감기는 약 12시간이다. 

밀벡시안은 출혈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직접 작용 경구용 항응고제(DOAC)보다 안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FXI가 결핍된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이 낮고 출혈 경향이 적다고 보고돼, FXI가 지혈보단 혈전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발표된 무릎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 대상 AXIOMATIC-TKR 임상2상 결과에 따르면, 기존 항응고제인 에녹사파린과 비교해 밀벡시안은 다양한 용량에서 출혈 위험 증가 없이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을 낮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었다.

밀벡시안 vs 위약,

허혈성 뇌졸중·무증상 뇌경색 발생률 '대동소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AXIOMATIC-SSP 임상2상은 최근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TIA)을 겪은 환자의 허혈성 뇌졸중 및 주요 출혈 등 재발에 밀벡시안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2019년 1월 27일~2021년 12월 24일 27개국 367곳 의료기관에서 48시간 이내 급성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했거나 TIA 고위험인 40세 이상 환자 2366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71세였고 36%가 여성이었다. 

이들은 밀벡시안 △1일 1회 25mg군(328명)과 1일 2회 △25mg군(318명) △50mg군(328명) △100mg군(310명) △200mg군(351명) 그리고 위약군(691명)에 1:1:1:1:1:2로 무작위 배정돼 90일 동안 치료받았다. 

전체 치료기간 중 21일 동안 모든 환자군은 클로피도그렐 1일 1회 75mg+아스피린 1일 1회 100mg을 복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받았다. 

1차 유효성 목표점은 MRI 뇌 스캔 추적관찰을 마친 모든 치료군을 대상으로 90일째 허혈성 뇌졸중 발생 또는 MRI로 확인한 무증상 뇌경색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주요 안전성 목표점은 최소 연구 약물을 1회 투약한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90일째 주요 출혈 발생을 확인했다.

그 결과, 1차 유효성 목표점인 90일째 증상이 있는 허혈성 뇌졸중 또는 무증상 뇌경색 발생률은 위약군이 16.8%, 밀벡시안군이 △1일 1회 25mg군 16.7%와 1일 2회 △25mg군 16.6% △50mg군 15.6% △100mg군 15.4% △200mg군 15.3%로 모든 군이 비슷했다. 1차 유효성 목표점에 대해 다섯 가지 밀벡시안 용량에서 유의한 용량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위약군 대비 1차 유효성 목표점의 상대적 위험(RR)은 밀벡시안 △1일 1회 25mg군 0.99(90.2% CI 0.91~1.05), 1일 2회 △25mg군 0.99(90.2% CI 0.87~1.11) △50mg군 0.93(90.2% CI 0.78~1.11) △100mg군 0.92(90.2% CI 0.75~1.13) △200mg군 0.91(90.2% CI 0.72~1.26)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밀벡시안 용량별 차이가 없어, 뚜렷한 용량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주요 출혈 발생률은 위약군 1%(4명), 밀벡시안 △1일 1회 25mg군 1%(2명), 1일 2회 △25mg군 1%(2명) △50mg군 2%(5명) △100mg군 2%(5명) △200mg군 1%(5명)로 조사됐다. 치료 관련 사망은 5명에게서 발생했으나, 4명은 약물과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Mukul Sharma 교수는 "본 연구 결과, DAPT에 밀벡시안을 추가해도 증상이 있는 허혈성 뇌졸중 또는 무증상 뇌경색 환자의 종합적 예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다"며 "주요 출혈 위험은 의미 있게 높아지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밀벡시안, 임상3상 진행 중

이번 결과는 새로운 항응고제인 FXI 억제제 등장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또 다른 FXI 억제제인 바이엘의 아순덱시안도 뇌졸중 2차 예방에서 좌절을 맛본 바 있다.

아순덱시안의 PACIFIC-STROKE 임상2상 결과,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2차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와 아순덱시안 병용 시 6개월 시점에 MRI로 확인한 무증상 뇌경색 또는 허혈성 뇌졸중 재발 등 발생률은 위약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12개월 시점의 주요 또는 임상적으로 관련된 비주요 출혈 발생률도 아순덱시안과 위약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까지 연구를 종합하면, FXI 억제제는 비심인성 뇌졸중 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급성 허혈성 뇌졸중 또는 TIA 고위험 환자 약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밀벡시안 1일 2회 25mg과 위약을 비교하는 LIBREXIA-STROKE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밀벡시안이 허혈성 뇌졸중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평가하며, 연구는 2026년 1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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