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암과 치매보다 진료비 부담이 큰 만성콩팥병 환자의 투석에 대한 요독물질 관리 및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확장된 혈액투석에 대한 의료진 및 환자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말기콩팥병 발생률은 세계 3위로, 전체 유병자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22년 말기콩팥병의 전체 유병자 수는 13만 5000여명이다. 전체 발생자 수는 2021년 1만 9286명, 2022년 1만 8598명으로 2020년 이후 거의 2만명 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소변을 통해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콩팥의 손상과 기능 저하로 만성콩팥병의 마지막 단계인 말기콩팥병까지 진행되면 신장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해야 한다.

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이지만 공여자수 부족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투석을 실시하고 있다.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구분된다. 신장학회 2021년 신대체요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혈액투석은 83.6%, 복막투석 5.1%, 신장이식 11.3%를 차지하고 있다.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콩팥병은 암 및 치매보다 1인당 연간 진료비 부담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말기콩팥병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2021년 2838만원으로 단일 상병 기준 가장 높았다.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12년 1조 2019억원에서 2021년 2조 1647억으로, 10년간 80.1% 증가해 연평균 6.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진료비 부담과 함께 합병증 관리에 대한 부담도 큰 질환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돼 혈액투석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은 요독물질이 적절히 제거되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을 앓게 된다.

합병증은 추가적인 신장 기능을 저하시켜 입원 기간을 늘리고, 환자 삶의 질도 저하시킨다.

특히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은 일반 혈액투석으로 제거되지 않아 하지불안증후군, 가려움증, 피로감, 수면장애, 식욕부진 등 염증 및 심혈관계 질환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기존 혈액투석(HD)의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 제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확장된 혈액투석(HDx)이 가능하도록 진보된 필터인 박스터의 테라노바(Theranova)는 요산과 소분자 물질 제거와 함께 크기가 큰 중분자 요독물질도 제거할 수 있다.

확장된 혈액투석은 지난 2017년 국내에도입돼 점차 사용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국내 의료진 및 환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대칭 3중 구조의 미디엄 컷 오프(MCO) 멤브레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테라노바는 중분자 요독물질은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도 알부민 손실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런 테라노바의 구조적 특징은 궁극적으로 요독물질 제거를 효과적으로 도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있다.

기존 혈액투석의 한계를 극복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면서 확장된 혈액투석은 진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제약물경제성평가 및 성과연구학회(ISPOR)에 발표된 비용효과분석 연구 자료에 따르면, 테라노바를 활용한 HDx는 기존 혈액투석 대비 5년 간 약 600억원의 의료비용을 절감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혈액투석 환자들의 총 의료비용을 추정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 모델은 말기콩팥병 및 혈액투석 치료 환자 수가 가정된 비율로 계산했다.

그 결과, HDx를 이용한 환자 5187명은 HD를 이용한 환자 8만 4241명 보다 5년간 입원비가 약 588억원 가량 감소했다. 또, 조혈호르몬제(ESA)와 철분제 등 의약품 사용 금액도 각각 약 8억 8000만원, 약 4억 1000만원을 절감시켰다.

테라노바의 경제적 이익은 콜롬비아의 후향적 연구(Juan G Ariza, et al. An initial evaluation of expanded hemodialysis on hospitalizations, drug utilization, costs, and patient utility in Colombia)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혈액투석을 받은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HDx 시작 시점부터 1년 동안 신장 질환 관련 삶의 질 조사 항목 및 입원 기간과 약물 사용 등을 측정했다.

HDx는 고효율 혈액투석(HF-HD) 대비 신부전 환자에서 입원, 감염 및 철분제, 고혈압 약제, 인슐린, 조혈호르몬제와 같은 보조 약물 사용을 감소시켰다.

비용 추정치를 분석했을 때 HF-HD 대비 HDx는 연간 입원 비용이 약 24%, 약물 관련 비용 약 7~33% 감소했다.

최근 미국 신장학회 학술대회(ASN)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테라노바를 이용한 HDx는 온라인 혈액투석여과(online HDF) 대비 연간 물 소비량을 27% 감소시키고, 전기 사용량 관련 비용도 17% 감소시켜 병원 내 자원 이용 절감에도 혜택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같은 확장된 혈액투석의 기존 혈액투석 대비 의료비 절감 원인은 테라노바의 효과성 때문이다.

테라노바 임상 연구에 따르면, 12개월 간 혈액투석에서 테라노바로 전환한 992명의 환자를 관찰한 결과(Alarcon JC et al: Impact of Medium Cut-Off Dialyzers on Patient-Reported Outcomes (PROs): COREXH Registry) 테라노바를 활용한 HDx는 기존 혈액투석 대비 하지불안증후군을 55% 감소시켰다.

또, 고효율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12개월 간 테라노바와 고효율 혈액투석을 비교한 국내 무작위 대조연구(Lim JH,  et al.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medium cut-off versus high-flux dialyzers on quality of life outcomes in maintenance hemodialysis patients)에서도 HDx는 아침 소양증 분포 및 수면 중 긁는 행위 등 요독 가려움증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정은 교수(신장내과)는 "혈액투석은 꾸준하고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긴 호흡의 치료 과정을 필요로 한다"며 "환자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적절한 혈액투석 방법 선택으로 의료비, 입원 기간을 줄여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고려해야 한다"며 "혈액투석 필터의 개선은 요독물질 관리와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