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진범식 과장

국립중앙의료원 진범식 과장(감염내과)은 3제 복합제 HIV 치료제라도 만성질환약과의 약물상호작용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진범식 과장(감염내과)은 3제 복합제 HIV 치료제라도 만성질환약과의 약물상호작용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HIV 감염인 10명 중 4명은 50세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HIV 감염 치료와 더불어 감염인의 고령화도 중요한 이슈가 됐다. HIV 감염인의 고령화에 따라 장기 치료와 동반질환 관리 중요성이 커지게 된 것.

고령화되는 HIV 감염인에게 고려해야 할 주요 요인은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신장기능, 심혈관계질환 등이다. 이처럼 HIV 감염인의 연령 증가는 젊은 연령보다 더 많은 수의 동반질환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투여 약물 수의 증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HIV 감염인의 동반질환과 항레트로바이러스(ART)요법 사이의 약물상호작용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국립중앙의료원 진범식 과장(감염내과)은 HIV 약물과 만성질환 치료제 사이의 약물상호작용으로 문제되는 경우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HIV 치료 시 유의해야 하는 동반질환은 무엇이며,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HIV는 당뇨병, 고지혈증 발병에 영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HIV 치료제로 바이러스 미검출 수준에 도달해도 몸 속에는 여전히 바이러스가 잔존해 있고, 바이러스가 잔존하거나 증식하는 상태에서는 성인병 발병이 가속화될 수 있다. 

충분히 바이러스가 억제되고 면역기능 저하를 막으면 부정적 영향은 현저하게 줄겠지만, 그럼에도 영향이 있기 마련이다.

아울러 젊은 연령대에 HIV에 감염,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온 감염인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심근경색을 동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 동반질환 치료 시 약물상호작용 발생 여부도 중요하게 봐야할 것 같다.

현재 HIV 치료제는 우려할 약물상호작용이 없다. HIV 감염인이 동반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서 HIV 치료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HIV 치료제와 다른 약물 간의 상호작용이 심한 편이라, HIV 치료제 선택에 제한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약물상호작용이 많이 개선됐다. 통상 많이 처방하는 항당뇨병제, 항고혈압제와 문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내성이 발생해 1차 치료로 권고되는 약물로 치료하지 못해 사용하는 HIV 치료제는 약물상호작용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긴 하다.

- 최근 HIV 치료제의 주성분 개수가 적으면 독성이나 약물상호작용 위험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나왔다.

HIV 3제 복합제에는 통합효소 억제제(InSTI) 성분 1개와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 계열 성분 2개로, 2제 복합제는 InSTI와 NRTI로 구성된다.

InSTI는 기전이 같아 성분마다 약물상호작용이 비슷하게 나타나며, NRTI는 개별 성상이 있지만, 비슷한 건 마찬가지다.

약물에 포함된 성분 수가 줄면 산술적으로 약물상호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감소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 처방되는 3제 복합제를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우려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현재 처방되는 HIV 치료제의 약물상호작용은 치료제 선택에 있어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미미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약물 성분 감소로 인한 상호작용 경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작용 기전이나 과거 경험으로 약물상호작용이 높거나 효능이 없을 것이라 판단해 사용하지 않았는데, 실제 사용해보니 문제가 없거나 효능이 나타나는 경우도 더러 있다.

- HIV 치료 전략을 고려할 때 빅타비가 우선 권고되는 기준이 있나.

빅타비는 우선 권고로 사용되고 있다. 

HIV 치료 대상은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감염인과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중간에 치료제를 변경하는 감염인으로 나뉜다. 어떤 대상이든 치료제를 처방하는 데 있어 사전 고려사항으로 당일 치료 가능 여부, B형 간염 동반 여부 등 몇 가지가 있다. 

빅타비는 내원 당일에도 처방이 가능한 치료 옵션이다. 또 B형 간염에 동시 감염된 HIV 감염인 치료를 포함해 몇 가지 경우에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우수하다.

- ART 치료가 발전하면서 HIV도 만성질환처럼 관리 가능해졌다. 향후 치료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하나. 

이상반응 측면에서 보면 ART 치료는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 의학적 측면에서는 더 이상 개선이나 발전은 어렵다는 의미다. 이제는 비의학적이면서 장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HIV 치료는 감염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등 비의학적 관리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삶의 질은 의학적인 부분과 연관될 수밖에 없기에 치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 고령화가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HIV 감염인의 건강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HIV는 치료가 곧 예방이며, 전파 방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료제를 복용함으로써 체내 바이러스가 억제도면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는 만큼 감염인 본인 건강뿐 아니라 전파 최소화 측면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진단받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치료제가 발전하면서 HIV 감염인이 약을 복용하는 경우라면 에이즈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반면,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는다면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명백하다.

HIV 치료만 잘 받아도 전파를 방지할 수 있고, 감염인 본인에게 나타나는 돌이킬 수 없는 에이즈 발병이나 기타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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