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 2023] 美 연구팀, 류마티스질환 환자군 vs 비환자군 SGLT-2i 이상반응 비교
류마티스질환 환자군, 진균 감염·근육 증상 등 위험 유의하게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신성 자가면역 류마티스질환(SARD) 환자는 SGLT-2 억제제 이상반응에 취약해 임상에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이상반응을 조사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등 SARD 환자는 진균 감염과 근육 증상 등 발생 위험이 SARD가 없는 이들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 같은 이상반응 위험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SARD 환자와 비SARD 환자의 SGLT-2 억제제 이상반응을 비교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 결과는 10~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3)에서 발표됐다.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3)가 10~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됐다. ACR 연례학술대회 전경 페이스북 영상 캡처.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3)가 10~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됐다. ACR 연례학술대회 전경 페이스북 영상 캡처.

SARD군 이상반응 위험 1.74배↑…남성보다 여성이 더 위험

SARD 환자는 이론적으로 면역억제제 투약에 따라 감염 위험이 높아 SGLT-2 억제제 임상연구에서 배제됐다. 이에 면역억제제를 투약하는 SARD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사용은 문제가 될 여지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SARD 환자와 비SARD 환자의 SGLT-2 억제제 처방 관련 이상반응을 비교하고자 미국 매스 종합 브리검병원(Mass General Brigham hospital) 의료시스템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이 진행됐다.

2016년 1월~2021년 10월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등을 처방받은 SARD군 466명이 확인됐다. 나이, 성별, 처방받은 SGLT-2 억제제 등을 고려해 비SARD군 427명을 대조군으로 정했다. 

평균 나이는 64세였고 약 60%가 여성이었다.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3kg/㎡였고 4명 중 3명은 자디앙을 복용했으며 86%가 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았다. 등록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 수치는 SARD군 8.08mg/dL과 비SARD군 8.10mg/dL로 비슷했다.

SARD군 약 절반은 류마티스 관절염, 4명 중 1명은 건선 관절염 환자였다. SARD군의 약 37%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17%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26%는 표적 항류마티스제, 28%는 전통적 면역억제제 등을 투약했다. 

이상반응과 치료 중단 이유를 확인한 결과, SARD군의 진균 감염 및 근육 증상 등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균 감염 발생률은 SARD군 9.9%와 비SARD군 6.1%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P=0.04). 근육 통증 또는 약화 등 근육 증상 발생률도 SARD군 3.4%, 비SARD군 0.9%로, SARD군이 의미 있게 높았다(P=0.01).

이 외 이상반응은 두 군간 차이를 비교하기엔 연구 검정력이 부족했으나, 수치상으로는 SARD군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로감염 발생률은 SARD군 5.6%와 비SARD군 3.3%, 비감염성 요로증상은 각 1.5%와 0.7%, 질 가려움 또는 과민증은 각 3.0%와 1.2%로 SARD군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SGLT-2 억제제의 중증 위험 중 하나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률은 두 군이 같았다. 

아울러 SARD군은 SGLT-2 억제제 치료 기간과 이상반응 발생까지 걸린 시간이 더 짧았다. SGLT-2 억제제 치료 기간은 SARD군 8.7개월, 비SARD군 12.6개월이었고(P<0.0001), 이상반응 발생까지 걸린 시간은 각 0.62년과 0.96년으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P<0.0001).

이를 토대로 평가한 SARD군의 이상반응 발생 위험은 비SARD군보다 1.74배 높았고(HR 1.74; 95% CI 1.33~2.29),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또는 항류마티스제 등 투약을 보정해도 위험이 유지됐다(HR 1.80; 95% CI 1.34~2.40).

SARD군의 SGLT-2 억제제 이상반응 위험은 남성보단 여성에서 높게 관찰됐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면역억제제 등 치료를 보정한 모델에서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여성 중 SARD군은 비SARD군보다 모든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2.05배 유의하게 높았던 것(HR 2.05; 95% CI 1.47~2.85).

이와 비교해 모든 유형의 이상반응 발생 위험은 남성 SARD군이 비SARD군보다 1.37배(HR 1.37; 95% CI 0.69~2.70) 높았으나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다만, 이는 분석한 환자 수가 많지 않고 남성은 SGLT-2 억제제 관련 특정 이상반응, 특히 진균 감염을 겪지 않는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Emily Oakes 박사는 "SARD군은 비SARD군보다 SGLT-2 억제제 복용 시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높음을 확인됐다. 특히 여성 SARD 환자가 남성보다 취약했다"며 "이번 연구는 SARD군과 비SARD군의 SGLT-2 억제제 이상반응을 비교한 첫 연구일 것이다. 향후 SARD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당뇨병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 배설을 유도하면서 혈당을 낮춘다. 이 과정에서 소변 포도당 함량이 높아져 생식기 주변에 남아있는 경우 세균 번식을 통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자디앙 등 SGLT-2 억제제 제품 라벨에는 요로 및 질 감염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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