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회장 조영규 교수, 폐원 일기 출간
서울백병원 공간 활용은 아직 미정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서울백병원이 문을 닫는 과정부터 결정까지 150일 동안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저자는 조영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현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다. 

17일 서울 영락교회에서 '폐원 일기' 출판 기념회를 가진 조 교수는 함께 했던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사람들이 서울백병원이 만성 적자를 이기지 못해 문을 닫았다는 것만 기억하는 것은 나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며 "폐원이라는 단편적 기억보다는 환자, 의사, 행정직 등 사람들이 함께 했던 공간으로 기억하기 위해 기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란 공간은 치료의 장소임은 물론 교육, 교수와 간호사, 직원들의 일터였다"며 "수익이 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고 얘기하지만, 그 과정에서 환자와 직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남겨두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17일 조영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현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폐원일기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17일 조영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현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폐원일기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서울백병원이 문을 닫았지만, 실패에 방점을 두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공간이 사라지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지만,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조 교수는 "서울백병원이 문을 닫고, 직원들이 흩어지면서 패배의식과 상처에 파묻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이후의 삶도 살아야 하고, 모두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의료복합빌딩으로?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서울백병원이 어떻게 활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인제의대 교수노조 서울백병원 지부장이었던 장여구 교수(외과)는 지역주민을 위한 종합병원(응급외상 진료센터)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서울백병원이 과거부터 외과병원으로서 특화돼 있어 이를 기반으로 교통사고, 생활 속 사고 등 외상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 교수는 "중구에 있는 서울대병원은 전 국민을 위한 병원이지 지역주민을 위한 병원이 아니다"라며 "백병원이 지역주민을 위해 응급 외상 진료세터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국과 보건의료국 등이 종합적으로 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내용은 서울시 오세훈 시장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와 일반 도심 상주 인구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구상은 서울백병원을 의료복합빌딩으로 재건축해 건축 면적이 추가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장 교수는 "오세훈 시장의 여러 가지 구상 중 강북 살리기 프로젝트가 있다"며 "서울백병원이 의료복합빌딩으로 쓰여지면 K의료허브 선도모델로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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