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사협회 16일 '10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간호법 제정 위한 국제 세미나 및 학술대회 등 개최 예정
"미래 100년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할 것"

▲대한간호협회는 16일 간협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10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간협 김영경 회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간호법 제정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대한간호협회는 16일 간협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10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간협 김영경 회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간호법 제정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간호사협회가 간호법 제정을 재추진해 미래 세대에게 넘겨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제정이 끝내 좌절됐지만, 재추진을 통해 간호 체계를 바로잡아 미래 세대가 향후 100년 동안 해나갈 일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간협은 16일 간협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10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간협은 향후 100년을 위해 간호법 제정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지만, 여야 양당과 합의하며 조정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간협 김영경 회장은 "거의 모든 선진국에 있는 간호법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 최근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 거주하는 한인 간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간호법이 제정되지 않은) 국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항일독립운동, 코로나19(COVID-19) 등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간호법 제정이 좌절됐다.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자산이 미흡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세대가 후배들에게 넘겨줄 자산은 간호법이라고 생각한다. 법으로라도 간호 체계를 잡아 미래 세대에게 넘겨주고자 한다"면서 "미래 100년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좌부터) 대한간호협회 장보경 본부장, 이영미 사업지원국장, 황규정 정책국 전문위원 국장, 최훈화 정책국 전문위원, 오춘희 간호정책팀장. 
▲(좌부터) 대한간호협회 장보경 본부장, 이영미 사업지원국장, 황규정 정책국 전문위원 국장, 최훈화 정책국 전문위원, 오춘희 간호정책팀장. 

간호법 제정에 힘을 싣고자 간협은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돌봄 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보장 실현'을 캐치프레이즈로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를 연다. 

기념대회에는 국내외 인사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국제간호협의회(ICN), 유럽간호협회연맹(EFN), 캐나다간호협회, 일본간호협회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간호법 추진 경과 보고가 진행되고 각국 간호 리더들이 간호법 제정을 지지하는 간호법 제정 추진 다짐대회도 열린다.

이어 24일에는 '간호법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최훈화 전문위원은 "현재 간호사 역할과 업무 범위, 책임, 전문성 등에 대한 총체적 법안이 우리나라에는 없다"며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간호사 업무와 책임, 전문성 강화 등을 강조하고 국제적 보건법 제정 선례를 통해 국내 간호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국문화할 계획이다. 국민 건강 증진 및 환자 안전을 위해 간호법 제정을 어떻게 공론화할 수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간호사·(가칭)전담간호사 관련 학술대회 개최

간협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국외 전문가들과 보건 의료계 현황에 대해 논의하는 세미나 및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22일에는 '글로벌 널싱(Global Nursing)'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세미나는 '글로벌 간호의 방향과 미래'라는 제목으로 열리며, WHO 간호정책관(CNO)과 ICN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황규정 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IC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간호사의 40~80%가 심리적 고통 증상을 경험하고 간호사 직업을 떠나려는 의도는 20%로 조사됐다"며 "간호사 부족이 다가오는 가운데 보고서는 소진, 결근, 열악한 근무 조건 및 안전하지 않은 직원 배치에 대한 근본적 우려 증가를 강조했다. 이 상황을 인력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로 분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간호 체계 전환 계기가 만들어졌다"며 "세미나에서는 보건의료에서 간호사 영향이 더 커져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강의한다. 또 미래 간호사가 국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보편적 건강보장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해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28일에는 전문간호사 관련 한미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다음 달 18일에는 (가칭)전담간호사 한일 학술세미나가, 22일에는 방문간호사 한일 심포지엄이 열린다.

오춘희 간호정책팀장은 "초고령사회를 앞둔 가운데 병원 중심이 아닌 살고 있는 곳에서 올바른 서비스를 제때 받으며 노년 시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부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받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한정적이다. 의사 중심의 방문진료와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간호사들이 집을 방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큰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해 국가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여러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그 중 제도적으로 연관된 일본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이 있는지 찾아보고자 한다"면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국내 방문 간호 서비스가 어떻게 재편돼야 할지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간협은 100주년을 맞아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 이날 발행된 '100주년 기념우표'는 간협 창립 100주년 슬로건인 '간호백년 백년헌신'과 100주년을 기념해 개발한 엠블럼을 시각화해 디자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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