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서 유전자변이·바이오마커 무관 강조

길리어드는 7일 더플라자에서 트로델비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길리어드는 7일 더플라자에서 트로델비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2차 치료옵션이 부족한 삼중음성유방암(TNBC) 환자에게 길리어드사이언스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7일 더플라자에서 열린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길리어드는 트로델비가 표준치료에 실패한 TNBC 환자들에게 유전자 변이, 바이오마커와 무관하게 2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재발하면 위험...2차 치료옵션 부족한 TNBC

TNBC 환자들은 절반 이상이 진단 후 3~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게다가 뇌 또는 폐로 최초 원격 전이되는 비율은 70%에 달한다.

이들을 위한 표준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다. 그러나 다약제 내성, 낮은 반응률 등에서 한계를 보인다. 실제로 항암화학요법 1차 치료에 실패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3~4개월에 불과하다.

이런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고자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이 등장했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 여부, PD-L1 발현율 등에 따라 환자 처방에 제한이 있는 실정이다.

현재 TNBC 1차 치료에 사용 가능한 약물은 로슈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사용 가능하다.

우선 티쎈트릭은 2020년 1월 PD-L1 발현율 1% 이상 절제 불가능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TNB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됐다.

기반은 임상3상 IMpassion130 연구다. 이 연구에서 티쎈트릭의 PFS 중앙값은 7.4개월로 항암화학요법 4.8개월 대비 길었고, 전체생존(OS) 역시 각각 25.4개월, 17.9개월로 개선됐다.

키트루다는 2021년 7월 PD-L1 발현 양성(10% 이상)이면서 수술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진행성 TNB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2022년 7월 고위험 조기 TNBC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기반은 임상3상 KEYNOTE-533 연구다. 이 연구에서 키트루다의 PFS 중앙값은 9.7개월, 항암화학요법은 5.6개월로 집계됐다. OS 중앙값은 각각 23개월, 16.1개월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2차 이상 치료옵션의 부재다.

국내에서는 1차 치료에 실패한 TNBC 환자들은 2차 치료옵션으로 PARP 억제제 린파자(올라파립) 또는 항암화학요법을 받아야 한다. 다만 이때 린파자로 치료받기 위해서는 전이성 gBRCA 변이이면서 HER2-이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지형 교수(종양내과)는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효과를 입증한 신약이 등장했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 여부, PD-L1 발현율 등에 따라 사용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1차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TNBC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로델비, TNBC 2차 이상 치료옵션 희망되나

이런 가운데 트로델비가 지난달 출시하면서 2차 이상 치료옵션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트로델비는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세포독성항암제를 제외하고 유전자 변이나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전이성 TNBC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트로델비는 다양한 암종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는 TROP2 단백질과 결합, 종양 세포 내부로 약물을 방출함으로써 건강한 세포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세포뿐 아니라 종양미세환경까지 파괴하는 장점이 있다.

허가 기반이 된 임상3상 ASCENT 연구에 따르면 트로델비는 뇌 전이가 없는 전이성 TNBC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제로 트로델비를 투여받은 환자군의 PFS 중앙값은 5.6개월로, 항암화학요법 투여군 1.7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9% 개선했다(95% CI 0.32~0.52; P<0.001).

아울러 OS 중앙값은 트로델비군이 12.1개월, 대조군이 6.7개월로 집계됐다(HR 0.48; 95% CI 0.38~0.59; P<0.001).

이 같은 트로델비의 효과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약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되지 않아 트로델비에 대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급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세암병원 손주혁 교수(종양내과)는 "트로델비는 이전 치료에 실패해 2차 이상 치료가 필요한 TNBC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게 맞지만, 현재는 건강보험급여 문제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현재 ADC의 바이오마커에 대한 확실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없는 약물이 없어 급여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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