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이정민 교수팀, 건보공단 빅데이터로 심장 관련 위험 분석
SGLT-2 억제제 심근경색 후 심장 보호 효과 첫 규명

▲(좌부터)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 순환기내과 권오성 교수,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
▲(좌부터)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 순환기내과 권오성 교수,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교신저자), 순환기내과 권오성 교수(공동1저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공동1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급성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조기 투약하면 사망과 심부전 등 모든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낮았다.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의 심근경색 후 실질적 심장 보호 효과를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로 향후 당뇨병과 심근경색을 동반한 환자 치료에 있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시각의 접근과 논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2014~2018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당뇨병 환자 2814명을 대상으로 SGLT-2 억제제 조기 치료와 심장 관련 위험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항당뇨병제를 투약한 환자들을 △SGLT-2 억제제군(938명) △SGLT-2 억제제 미사용군(1876명)으로 나눴다. 이어 두 군 간 △종합 평가지표(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모든 원인을 포함한 사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을 2.1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추적관찰 기간 중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발생률은 SGLT-2 억제제 미사용군이 13.9%였으나 SGLT-2 억제제군은 9.8%로, SGLT-2 억제제 조기 사용이 종합 평가지표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도 SGLT-2 억제제 미사용군은 11.6%, SGLT-2 억제제군은 9.1%로 차이를 보여, SGLT-2 억제제 조기 사용 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 및 신장 기능 보호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가 심근경색 후 실질적 심장 보호 효과가 있음을 세계에서 첫 번째로 증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명준표 교수는 "연구팀의 의료 빅데이터 분석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대규모 실사용 데이터를 이용해 SGLT-2 억제제의 임상 효과를 선제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오성 교수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주제의 무작위 배정 대조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SGLT-2 억제제의 적절한 사용을 위한 한국인 대상 장기 추적관찰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SGLT-2 억제제를 심장병 환자에게 조기에 사용하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구연 발표됐으며, 지난 7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