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FR 변이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2상 RAGNAR 연구 결과 공개
요로상피암 제외 FGFR 변이 종양 분석에서 ORR 30%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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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융합 또는 재배열을 갖고 있는 고형암 환자에게 발베사(성분명 얼다피티닙)가 최후의 보루가 될 전망이다.

FGFR 단백질은 수용막 수용체로 세포의 성장, 침윤, 전이, 생존, 분화를 조절하는데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다양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FGFR 돌연변이에 따른 암의 경우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경항이 있다.

때문에 FGFR 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들은 1차 치료 이후 마땅한 치료옵션이 없는 상황이다.

 

발베사, FGFR 변이 고형암 환자 ORR 30%

최근 LANCET Oncology에는 FGFR 변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발베사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 중인 임상2상 RAGNAR 연구의 1차 코호트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에는 15개 국가 156개 기관에서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FGFR 변이 진행성 고형암 환자가 모집됐다. 이들은 이전에 1가지 계열의 전신요법을 받았음에도 질병이 진행된 FGFR 변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였는데, 이후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대체 표준요법이 없었다.

연구는 종양 조직학, 연령 등을 기준으로 총 4개의 코호트로 구성됐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종양 조직학에 상관없이 모집된 1차 코호트의 분석 결과다.

연구 참여자들은 질병이 진행되거나 견딜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21일 주기로 발베사를 1일 1회 투여 받았다.

1차 목표점은 객관적반응률(ORR)로 설정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은 반응지속기간(DOR), 질병통제율(DCR), 무진행생존(PFS), 전체생존(OS), 임상적 이익률(CBR), 안전성 등이었다.

17.9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발베사의 ORR은 30%로 집계됐다(64명; 95% CI 24~36). 반응을 보인 환자 중 완전반응(CR) 비율은 3%였다.

약물 투여 후 반응을 보이기까지의 평균 기간은 1.4개월이었고, 73%의 환자는 베이스라인 대비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아울러 DOR 중앙값은 6.9개월, PFS 중앙값은 4.2개월, OS 중앙값은 10.7개월이었다. 또 CBR과 DCR은 각각 46%, 74%로 집계됐다.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발베사는 FGFR1-3 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에게서 항종양 활성이 관찰됐다.

침샘암의 ORR과 DCR은 각각 100%, 췌장암은 56%, 94%, 담관암 52%, 97%, 자궁내막암 50%, 75%로 나타났다.

또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의 ORR은 33%, DCR은 56%였고, 편평 비소세포폐암 각각 21%, 86%, 편평세포 두경부암 33%, 87%, 유방암 31%, 69%, 난소암 25%, 63%, 위암 13%, 63%, 식도암 13%, 63% 등으로 집계됐다.

3등급 이상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구내염이 12%로 가장 많았고, 손/발바닥 홍반성 감각이상증후군, 고인산혈증 등이 발생했다. 3등급 이상 심각한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구내염, 설사 등이었다. 다만, 약물 관련 사망 사례는 없었다.

1~2등급 치료관련 이상반응 역시 고인산혈증, 구강건조증, 구내염 등이 발생했는데, 주목할 부분은 14% 환자에서 발생한 중추성 장액망막병증이었다.

중추성 장액망막병증으로 인해 약물 투여 용량을 줄인 환자는 19명이었고, 17명은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아울러 1명은 치료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연구개발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Shubham Pant 박사는 "여러 치료옵션을 사용했음에도 질병이 진행된 FGFR 변이 고형암 환자에서 발베사는 임상적 이점을 보였다"며 "이들 환자를 위한 FGFR 억제제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서도 이어지는 발베사 치료목적 사용 승인

발베사가 FGFR 변이 고형암 치료에 효과를 보인 만큼 국내에서도 치료목적 사용 승인 건수도 늘고 있다. 국내에 치료옵션이 없는 다양한 FGFR 변이 고형암에서 대체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발베사는 미국에서 2019년 4월 허가된지 3년여 만에 국내에 도입됐지만, 치료목적 사용승인제도를 통해 한국에서 이미 사용돼왔던 것이다.

발베사는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FGFR2 또는 FGFR3 변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를 포함해 최소 한 가지 이상 화학요법으로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됐거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포함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도록 허가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발베사는 국내 정식허가 전까지 2022년 한 해 동안 치료목적으로 사용승인된 건수는 총 261건이었는데, 이중 발베사는 39건으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은 현재 적응증인 FGFR2 또는 FGFR3 변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이었지만, 그 이외에 담도암, 담관암, 췌장암, 식도암 환자에게도 투여됐다. 최근들어 FGFR이 바이오마커로 인정된 암종에서 사용된 것이다.

실제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절제불가능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간담췌 암종 치료에서 1차 표준요법에 실패한 환자는 FGFR 융합 및 재배열을 필수 바이오마커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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