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내 제약 자회사, 영업익 대거 하락세
CDMO∙마이크로바이옴 등 사업다각화로 수익성 개선 모색 중
“지속적으로 수익내는 사업모델 구축까지는 시간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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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홀로서기에 나선 국내 제약사의 자회사들이 외형 성장은 이뤄내고 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바이오는 지난해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익 손실 규모는 커졌다. 에스티젠바이오, 코오롱바이오텍 등도 2021년부터 이어진 영업익 하락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자회사들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성장세를 보이는 대웅바이오는 항생제에 종근당바이오는 위탁개발생산(CDMO), 보툴리눔톡신 등에 투자에 나서고 있다. 코오롱바이오텍 역시 CDMO로 사업전환에 나섰다. 

다만, 이들 회사의 투자는 초기 단계로 수익성 개선이라는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 자회사, 외형 성장 이뤄냈지만...영업익은 지속 하락세

종근당바이오는 영업익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의 2021년 매출은 1422억원, 지난해는 1560억원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익은 지속 하락세에 그치고 있다. 적자 폭은 같은 기간 114억원에서 148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2분기에도 매출 3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했지만, 영업익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보툴리눔톡신, 마이크로바이옴 등 치료제 개발에 투자를 진행한 비용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코오롱바이오텍은 2021년부터 이어진 적자세를 지난해에도 이어갔다. 2021년 61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73억원 영업익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15.4% 감소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지난 2020년 12월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물적분할 돼 CDMO 전문 기업으로 변신을 꾀했지만, 뚜렷한 실적 상승 요인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07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199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익은 적자전환 됐다. 

이밖에 명문바이오, 에스티젠바이오, 제일헬스사이언스, 차메디텍 등도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매출과 영업익 모두를 잡은 회사들도 있다.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4684억원으로 직전해 대비 20.3%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987억원으로 전년보다 19.9% 증가했다.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의 성장세가 매출 상승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민은 유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웅바이오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2020년부터 3년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또 뇌기능 개선제로 활용되는 돼지뇌펩티드 제제 세레브레인도 지난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보툴리눔톡신을 판매 중인 휴온스바이오파마 역시 매출과 영업익 면에서 모두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매출 1516억원에서 지난해 3160억원을 기록하며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영업익도 같은 기간 280억원에서 618억원으로 상승세가 돋보였다. 

올 2분기에도 매출 127억원, 영업이익 44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각각 48%와 130% 성장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수출 기반 수요가 증가하며 원가율이 개선된 결과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비해 지난달 신규 바이오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자회사는 사업다각화로 홀로서기 중

수익성 개선 빛 보려면 시간 필요

국내 제약 자회사들은 유산균이나 동물의약품 등의 기존 사업 구조 모델을 벗어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위탁개발생산(CDMO), 보툴리눔톡신 등 연구개발 부문에 투자에 나서며 각기도생에 나서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발 중인 후보물질 'CKDB-501A'는 미간주름 개선,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에 관한 임상1상을 마쳤다.

회사 측은 지난해 11월 CKDB-501A의 미간주름 개선 적응증 임상3상을 허가 받아 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연세대 의료원과 공동으로 세브란스병원 광혜관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센터를 열고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CDMO도 준비 중에 있다. 

치매 치료제 베아셉트(성분명 도네페질),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민, 세레브레인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펙수프라잔),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 등을 공동판매 중인 대웅바이오는 건설 중인 신공장을 통해 항생제 사업을 지속 및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바이오는 앞서 500억원을 투입해 세파로스포린 항생제 전용 신공장 건설을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성남의 세파 항생제 공장은 시설 낙후 등의 사유로 오는 2024년까지만 가동한다. 

회사 측은 신공장 생산 규모를 기존 공장대비 2배로 늘리면서 최신 설비와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으로 품질을 관리해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 및 공급할 예정이다. 

코오롱바이오텍은 인보사 미국 임상3상과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과 바이오 CDMO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기존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개발을 구체화하고, 추후 파이프라인 추가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CDMO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임상 초기 단계, 투자 단계에 있는 자회사들의 홀로서기는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의 외형 성장 만큼이나 연구개발 비용이 증가하면서 부채 의존도가 심화된 상황이다. 자회사들이 인력을 감소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라며 "현재 투자 단계에 있는 사업들이 빛을 보려면 시간이 아직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개발되는 파이프라인의 성공여부가 홀로서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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