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i 연구 메타분석 결과, 체중 조절 혜택 있으나 근육 관련 지표도 줄어
中 연구팀 "신체적 노화 있는 환자에서 근감소증 위험 높아질 수 있어 주의"
이대호 교수 "근감소증 있거나 BMI 낮다면 SGLT-2 억제제 복용 조심해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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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SGLT-2 억제제가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근육에 악영향을 미쳐 근감소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연구팀이 SGLT-2 억제제 무작위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당뇨병 환자의 체중 조절 혜택이 확인됐지만 동시에 근육 관련 지표도 의미 있게 감소했다. 

그동안 SGLT-2 억제제 대규모 연구의 평가요인은 주로 혈당 및 대사 변화에 맞춰지고 근육에 대해서는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SGLT-2 억제제의 근감소증 위험에 대한 관심은 혈당, 체중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아직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SGLT-2 억제제의 근감소증 위험을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기전상 근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진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해 개별화된 치료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루카곤 분비 강화해 근육 단백질 분해·근감소증 촉진할 수도

근감소증은 근육량, 근력, 근 기능 등이 모두 감소하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질환, 영양 및 흡수 장애 등 이차적 원인으로도 나타난다.

SGLT-2 억제제는 탈수와 근감소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고령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2015년 일본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의 드문 만성 중증 이상반응에 당뇨병 관련 근감소증(diabetes-associated sarcopenia) 가속화가 포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GLT-2 억제제가 글루카곤 분비를 강화해 근육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고 이에 따른 근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Expert Opin Drug Saf 2015;14(6):795~800).

가천대 길병원 이대호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면서 여러 가지 이차적 변화가 생긴다. 그 중 하나가 근육에서의 단백질 대사"라며 "현재 연구자들은 SGLT-2 억제제의 혈당 조절 및 대사적 혜택과 케톤체 증가 등에 주로 주목한다. 하지만 SGLT-2 억제제 복용 시 건강한 사람의 체중이 줄면서 근육량도 감소할 수 있으므로 근육 관련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日마른 고령 당뇨병 환자서 근감소증 사례 보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20년에는 마른 고령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치료에 따른 근감소증 사례가 보고됐다(J Diabetes Investig 2020;11(3):745~747).

일본 연구팀이 보고한 이 환자는 70세 여성으로 케톤증 때문에 일본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49세에 당뇨병을 진단받고 57세에 인슐린 치료를 시작해 혈당 조절을 회복했다. 이후 인슐린을 중단하고 69세에 SGLT-2 억제제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포함한 경구용 항당뇨병제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환자 체중은 12개월 만에 40.0kg에서 29.8kg으로 줄었다. 일본 연구팀 보고에 의하면, 환자는 입원 당시 진단검사 및 CT에서 케톤증, 인슐린 감소증, 탈수, 세균성 폐렴 등이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체중 감소와 근감소증이 나타났다. 

이 같은 환자 사례는 고령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 치료 시작 전 환자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中연구팀 메타분석 결과, 제지방량·골격근량·골격근 지수↓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에서 근감소증이 나타난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지난달 중국 퉁지대학 Sha Zhang 교수 연구팀은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환자의 근감소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Front Endocrinol (Lausanne) 2023;14:1203666). 

메타분석은 2023년 2월까지 PubMed, Embase, Medicine, Cochrane, Web of Science 데이터베이스 등에 발표된 SGLT-2 억제제 관련 무작위 연구 25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포함된 약물별 연구는 △포시가 10건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5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5건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5건 △애플웨이(또는 데베르자, 토포글리플로진) 1건이었다. 연구 참가자는 2286명이었다.

조사 결과, SGLT-2 억제제는 체중 또는 지방 관련 변화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가중평균차이(WMD)를 이용해 평가한 대조군과 SGLT-2 억제제군의 차이는 △체중 -2.74kg △체질량지수(BMI) -0.72kg/㎡ △허리둘레 -1.60cm △지방량 -1.49kg △체지방률 -1.28% △내장지방 분포 -19.52㎠ △피하지방 분포 -19.11㎠ 등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SGLT-2 억제제는 이 같은 체중 조절 혜택과 달리 근육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조군 대비 SGLT-2 억제제의 근육 관련 WMD는 △제지방량 -0.80kg △골격근량 -0.38kg △골격근량 지수 -0.12kg/㎡ 등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와 유사하게 지난해 중국 창저우 센트럴병원 Yongcai Zhao 박사 연구팀도 18개 무작위 연구의 메타분석을 통해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환자의 제지방량, 골격근량 등을 줄일 수 있음을 보고했다(PLoS One 2022;17(12):e0279889).

Zhang 교수는 "SGLT-2 억제제가 제지방량, 골격근량, 골격근 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당이 높은 환자의 치료전략을 정할 때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며 "SGLT-2 억제제의 근감소증 위험은 특히 신체적 노화가 나타난 환자에게서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감소증 확인하고 근육량 유지할 수 있는 운동요법 권해야"

다만, SGLT-2 억제제가 근감소증 위험을 높이는지 명확하게 정리하기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근감소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SGLT-2 억제제가 근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이에 진료현장에서는 마른 당뇨병 환자라면 근감소증 위험을 확인한 이후 SGLT-2 억제제 처방 여부를 결정하고, 약물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도록 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근감소증 위험을 아직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근감소증이 있거나 체중이 아주 적고 BMI가 정상범위보다 낮은 당뇨병 환자라면 SGLT-2 억제제 복용에 조심해야 한다"면서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처방 시 근감소증이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요법을 하도록 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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