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성공가도 목격한 업계, 미국 직판 도전장... 수익성 확보 목표
셀트리온 직판 승부수...美 진출 제약사, 자회사 인수로 직판 나서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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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미국 내 영업조직을 만들어 성공한 SK바이오팜의 사례를 참고해 K-제약바이오업계도 대거 직접판매(이하 직판)를 고려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해외 진출에 나서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전략은 현지 영업조직망을 갖고 있는 제약사와의 제휴를 통해 적응기간 없이 치료제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다만, 국내서 승승장구하는 신약들의 해외 성공사례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현지 시장의 이해도 부족으로 인해 허가 이후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인 국내 제품은 없었다. 현지 제약사에 제공하는 비싼 수수료도 부담이었다. 

이런 가운데 SK바이오팜이 직판으로 북미 시장에서 승승장구를 거두자, 직판 체제로 해외 시장에 뛰어드는 제약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SK바이오팜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마진율은 90% 이상이다. 

특히 미국 내 영업조직을 신설해 직판을 진행하는 SK바이오팜은 제2, 제3의 엑스코프리가 등장해도 해당 인력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셀트리온은 미국서 바이오시밀러를 직판해 수익 극대화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지난해 미국 커머셜 조직을 설립한 회사 측은 영업 전문인력을 속속 합류시켰다.

유럽 내 직판 체제 안착에 성공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도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휴미라(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레미케이드(인플랙시맵)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등이 직판 타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손잡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히드라마의 경우 오가논과 협력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에서 직판 체제를 갖출 수 있다. 

특히 휴미라, 레미케이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큰 매출 비중을 자치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두 회사는 시장의 한자리 수 점유율만 확보해도 엄청난 매출 규모를 확보할 수 있다. 

일례로 휴미라의 미국 시장 규모는 173억 3000만달러(약 21조 2119억원)로 집계됐다. 그중 5%만 시장 점유율을 가져온다고 하면 1조원이 넘는다. 

게다가 판매사 수수료까지 덜 수 있다면 회사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수수료와 직판에 소모되는 인건비에 대한 저울질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다만,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의 경우 의원급 처방이 없고 전문 병원만 케어하면 돼 영업망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직판을 고려하는 업체는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면밀한 시장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회사 인수 나선 국내 제약사...인력 채용 등 부담 덜고 직판으로 수익성도 '확보'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주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자회사를 통해 미국 내 직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 동아에스티, HLB제약, LG화학 등 미국 제약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해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GC녹십자는 최근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의 미국식품의약국(FDA) 본심사에 돌입했다. 

미국에서 알리글로 판매는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이미 미국 소재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 USA에 5개 영업 조직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회사 측에 따르면 GC바이오파마 USA를 통해 직판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HLB 역시 미국 진출을 자회사를 통해 노리고 있다. 

간암 1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노리고 있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은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테라퓨틱스가 관련 허가와 판매를 모두 진행한다. 

HLB테라퓨틱스는 핵심 파이프라인별로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신경영양성각막염(NK)·안구건조증 치료제인 'RGN-259'는 리젠트리(ReGenTree)에, 교모세포종 항암제인 'OKN-007'은 오블라토(Oblato)에 개발을 맡기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회사 측은 아베오 인수를 위해 미국 보스턴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화학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LG CBL)’에 약 7072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신약 출시 2년째인 지난해 1300억원 매출을 돌파했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한 2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베오는 2021년 FDA 승인을 획득한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뿐만 아니라 두경부암 치료제 '피클라투주맙' 등 임상 개발 단계 항암제 파이프라인 3개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아베오가 미국 내 직판을 해온 만큼 향후 추가 개발되는 신약은 물론 LG화학의 신규 항암제까지 직판을 한다면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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