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센트럴 시드니 피부과 Jo-Ann See 박사
"몸통 여드름 치료 중요하지만 얼굴보다 관심도 낮아"
4세대 국소 레티노이드 '아크리프 크림' 얼굴·몸 동시 치료 가능

호주 센트럴 시드니 피부과 Jo-Ann See 박사는 몸통 여드름 치료가 얼굴 여드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 센트럴 시드니 피부과 Jo-Ann See 박사는 몸통 여드름 치료가 얼굴 여드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여드름은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을 만큼 대표적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질환 특성상 재발이 잦아 치료 기간이 장기화되기 쉬우며 외부로 노출되는 부위에 발생해 우울감 등 환자들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드름 발생 부위로는 얼굴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얼굴 여드름 환자의 약 절반이 가슴, 등 부위에 여드름 병변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만큼 몸통 여드름도 흔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환자들의 치료 우선순위가 얼굴에만 맞춰져 있어 몸통 여드름은 상대적으로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갈더마 '아크리프 크림(성분명 트리파로텐)'은 현재 9세 이상 환자의 얼굴과 몸통 부위 여드름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4세대 국소성 레티노이드 계열 치료제다.

레티노이드는 비타민A 화합물로 여드름 발생 원인인 과각질화를 예방하고 미세면포 발생을 억제한다. 이전 세대 제제와 달리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돼 전신 흡수가 적고 얼굴 뿐 아니라 상반신 등 넓은 몸통 부위에서도 안전한 사용이 가능하다.

몸통 여드름의 적절한 진단과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4세대 레티노이드 치료제의 등장이 여드름 치료 환경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지, 호주 센트럴 시드니 피부과 Jo-Ann See 박사(호주 피부 전문 의과대학 정무위원장)에게 물었다.

- 일반적으로 여드름은 비서구권 국가에서 호발한다 알고 있다. 호주를 비롯해 다른 국가와 한국의 여드름 동향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여드름은 전 세계적으로 8번째로 흔한 피부 질환이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권에서 성별, 연령과 관계없이 여드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서 여드름 발생률이 높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다만 서구권과 비서구권 국가 간 '건강한 피부'에 대한 인식 기준이 다르고, 피부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일수록 여드름 진단과 치료도 활발히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 얼굴 여드름이 있는 환자 중 많은 환자가 몸통에도 여드름이 발생한다고 알고 있다. 실제 몸통 여드름을 가진 환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연구에 따르면 얼굴 여드름을 가진 환자의 약 60%가 등, 가슴 등 부위에 여드름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몸통 여드름에 대한 주목도와 관심이 낮아 안타까운 상황이다.

몸통 여드름 치료 역시 얼굴 여드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실제 몸통 여드름을 가진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은 상당한 수준이다. 신체가 드러나는 수영장, 헬스장에 가기를 꺼리고, 평상복 뿐만 아니라 웨딩드레스조차 신체를 모두 가리는 형태로 고르는 환자도 있다.

- 한국에서도 몸통 여드름보다는 얼굴 여드름에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몸통 여드름의 진단과 치료가 저조한 이유는?

먼저 신체 부위 중 얼굴이 가장 먼저 드러나다 보니 옷으로 가려지는 몸통보다 환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진단을 위해 탈의를 해야 하는데 이를 꺼리는 환자들이 많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로 얼굴 여드름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많은 반면 몸통 여드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크리프 크림의 PErFEcT 1, 2 임상 연구는 얼굴 뿐만 아니라 몸통 여드름 치료의 중요성을 짚어보는 동시에 효과적인 치료법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였다.

연구는 12주 간 1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아크리프 크림의 효과를 살폈는데, 피부 질환 치료제를 평가하는 다른 임상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규모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국소 레티노이드 계열 치료제를 여드름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국소 레티노이드 치료제의 특징은 무엇인가? 호주에서는 처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가? 

국소 레티노이드 계열 치료제는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피부 재형성 효과를 가지고 있어 광범위한 피부 문제에서 뛰어난 개선 효과를 보인다. 동시에 항염증 효과로 염증성 병변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여드름 병변의 전 단계인 미세 면포 형성을 줄여 효과적인 여드름 치료를 가능케 한다.

항생제는 가격이 저렴하고 처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래 사용할수록 장내 세균총을 파괴하는 등 문제가 있어 최대한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경우,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한 우려가 많다.

반면 국소 레티노이드 제제는 장기간 사용에도 안전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항생제와 같은 우려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국소 레티노이드 제제의 이러한 특장점을 바탕으로 호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여드름 치료에 국소 레티노이드 제제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 4세대 레티노이드 계열 치료제인 아크리프 크림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아크리프 크림은 피부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레티노이드 수용체 감마(RAR-γ)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과각질화를 조절하고 항염증 효과를 낸다. 또한 1~3세대 제제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던 여드름 염증 치료 후 과색소침착(PIH)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여드름 치료 과정 전반에서 보다 광범위한 여드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아크리프 크림의 얼굴과 몸통에서의 여드름 개선 효과는 어떠한가? 

PErFEcT 1, 2 임상에서 아크리프 크림은 얼굴 여드름에서 2주, 몸통 여드름에서 4주 이내에 염증성 병변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며 빠른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얼굴과 몸통 여드름 모두 8주 이내에 대조군 대비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임상 결과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크림 제형이기 때문에 경구용 치료제보다 이상반응 발생이 적고, 장기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 자극감은 국소 레티노이드 제제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처방 시 고려해야 할 점이나 주의해야 할 점은?

자극감은 모든 레티노이드 제제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다. 아크리프 크림의 안전성을 52주간 관찰한 SATisFY 임상에 따르면, 얼굴 여드름은 1주, 몸통 여드름 4주차에 환자들이 자극감을 가장 심하게 느꼈다가 이후에는 자극감이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환자들에게 자극감이 나타나는 시기를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치료 전 잘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극감을 완화하려면 주 1회씩 도포한 뒤 적응 기간이 지나면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법이 있다. 도포 후 30분 뒤에 씻어내는 'Short Contact Therapy'를 적용하면 약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자극감 완화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 방어막을 튼튼히 한 뒤 도포하면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자극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여드름 치료 후에도 과색소침착(PIH)이나 흉터로 스트레스 받는 환자들이 많다. 아크리프 크림 처방 시 색소 침착이나 여드름 흉터 발생 정도는?

연구에 따르면, 5주간 주 3회씩 아크리프 크림으로 치료한 흑색극세포증 환자에서 별다른 자극감 없이 색소 침착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외 과색소침착에서 아크리프 크림의 효과를 평가하는 LEAP 임상과 여드름 흉터 개선에 대한 START 임상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 여드름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해 한국 의료진 또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의료진은 환자와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환자마다 맞춤화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증상을 살피고 치료제를 처방하는 것을 넘어서, 일상생활에서 스킨케어는 잘 하고 있는지 혹은 다른 치료제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 관리법을 제시한다면 여드름 외 여러 염증성 피부 질환의 치료 예후를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환자들에게는 얼굴을 깨끗하게 클렌징하고 보습제를 잘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 치료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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