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숙 의원, 보건복지부 자료 분석 결과 발표
치료보호기관 24곳 중 13곳, 법적 기준 미충족에도 운영돼와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중 절반이 넘는 의료기관이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복지부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한 전국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은 24곳이다. 이 가운데 13곳이 지정 기준으로 규정된 시설 및 인력 기준에 미달됐다.

마약류중독자 치료보호규정 제3조에 따라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은 △혈청분석기 △뇌파검사기 △정신과 전문의 △심리검사요원 △그 밖의 부대시설 및 장비를 두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조건 미비에도 다수 의료기관이 지정·운영되고 있고, 병상 등이 포함되는 ‘그 밖의 부대시설 및 장비’에 대한 구체적 규정도 없어 의료기관마다 구비한 부대시설 및 장비가 제각각이었다는 설명이다.

기준을 미충족한 의료기관은 서울특별시립은평병원, 부산의료원, 대구의료원, 광주시립정신병원, 대전 참다남병원, 경기도의료원의정부병원, 경기도 계요병원, 국립공주병원, 원광대학교병원, 전라북도마음사랑병원, 국립부곡병원, 경남 양산병원, 제주 연강병원이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실제 판별검사 시 현행 기준에 따른 장비 외에 소변검사, 간이키트, 외주위탁 등을 이용하고 있고, 심리검사요원(정신건강임상심리사)이 없는 경우 정신과 전문의가 심리검사를 대신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기본적인 지정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는데, 복지부가 안이한 태도로 이를 방치하고 기준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으니 치료보호 실적까지 미비한 것 아닌가”라며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중증도별로 대응 치료기관을 분류하고, 이에 따라 요구되는 교육, 자격 등을 다르게 두고 있는 등 보다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규정은 33년 전인 1990년 만들어진 것으로, 현실에 맞춰 전문가 및 현장 종사자 자문, 해외 사례 분석 등 철저한 검토를 통해 지정 기준을 조속히 점검하고 개정해야 한다”며 “마약 문제는 ‘징벌’뿐만 아니라 ‘치료’적 접근이 핵심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지금보다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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