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이오뱅크 기반 연구, 당화혈색소 전반에 걸친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
당화혈색소 낮은 정상군, 정상군보다 심혈관질환 위험 낮아
생활습관·비만·항고혈압제 복용 등 보정 이후 남녀 심혈관질환 위험 비슷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가운데,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았지만 당화혈색소가 정상보다 높은 당뇨병 전단계 등 성인도 심혈관질환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바이오뱅크 기반의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 결과, 당화혈색소가 정상보다 높은 성인은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당화혈색소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 성인이 정상인 이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다는 결과다. 이는 당화혈색소가 높아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체 당화혈색소 범위에서 성별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조사한 이번 연구 결과는 The Lancet Regional Health Europe 8월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 연구는 당화혈색소 전반에 걸쳐 성별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조사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다. 

정상 범위 내 당화혈색소 낮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에서 2006~2010년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에 거주한 40~69세 남성과 여성 총 42만 7435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1형 당뇨병 또는 당화혈색소 데이터가 누락된 성인은 제외했다. 전체 성인 중 남성이 46%를 차지했다.

전체 참가자는 등록 당시 당화혈색소에 따라 △낮은 정상군(Low-normal, 35mmol/mol 미만 또는 5.5% 미만) △정상군(35~41mmol/mol 또는 5.5~5.9%) △당뇨병 전단계군(42~47mmol/mol 또는 6.0~6.4%)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군(48mmol/mol 이상 또는 6.5% 이상) △당뇨병군(의학적 병력이 있거나 혈당강하제 투약) 등으로 분류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비만이 더 많았고(63% vs 53%), 항고혈압제(64% vs 69%) 또는 스타틴(71% vs 75%)을 적게 복용했다. 

중앙값 11.8년 추적관찰 동안 관상동맥질환, 심방세동,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뇌졸중, 심부전 그리고 모든 심혈관질환 복합 사건 등을 확인했다. 

추적관찰 동안 5만 1288건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조사한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1000인년(person-years)당 남성 16.9건, 여성 9.1건으로 절대 발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연령을 보정한 이후 당화혈색소 정상군과 비교해 당뇨병 전단계군 또는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군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남녀 모두 증가했다. 상대적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는 남성보다 여성이 두드러졌다.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정상군 대비 당뇨병 전단계군 1.47배, 진단되지 않은 당뇨병군 1.33배, 남성은 각 1.30배와 1.31배 유의하게 높았다. 당뇨병군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여성 2배, 남성 1.5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당화혈색소가 낮은 정상군인 여성 또는 남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정상군과 비교해 모두 14% 의미 있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화혈색소 정상 범위 내에서 수치가 낮을수록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어 임상 및 생활습관 요인, 특히 비만과 항고혈압제 또는 스타틴 복용 등을 고려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완화돼 남성과 여성 간 위험이 비슷해졌다. 이는 체질량지수, 허리-엉덩이 비율, 항고혈압제 또는 스타틴 복용 등이 당화혈색소 상승이나 당뇨병 진단 등과 관련된 심혈관질환 위험을 약화시키는 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Christopher T. Rentsch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화혈색소 전반에 걸쳐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남성과 여성 모두 과도한 심혈관질환 위험 상승은 수정 가능한 요인에 의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중을 줄이고 항고혈압제 및 스타틴을 복용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에서는 여성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항고혈압제와 스타틴 복용 등을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총 콜레스테롤, 심혈관질환 가족력, 추정 사구체여과율, C-반응단백 등은 당화혈색소와 관련된 심혈관질환 위험을 설명하는 데 상대적으로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