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23] 비만 OASIS 1·당뇨병 PIONEER PLUS 임상3상 결과 발표
FDA 허가받은 14mg 대비 고용량에서 체중·혈당 조절 효과 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먹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가 고용량으로 비만 또는 당뇨병 치료에서 새판을 짤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용도로 허가받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1일 1회 치료 용량은 7mg과 14mg(제품명 리벨서스)이다. 비만치료제로는 허가받지 않았다. 

그러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두 가지 임상3상에서 14mg보다 고용량 투약 시 비만 환자의 체중이 더 줄었고 당뇨병 환자의 혈당도 유의하게 개선됐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허가받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용량보다 고용량이 비만 또는 당뇨병 환자에게 추가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대상으로 진행된 OASIS 1과 당뇨병 환자를 모집한 PIONEER PLUS 임상3상 결과는 23~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에서 공개됐다. 동시에 The Lancet 6월 25일자 온라인판에 연이어 실렸다. 

OASIS 1: 68주째 체중 감소율, 세마군 15.1% vs 위약군 2.4%

OASIS 1은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50mg의 체중 감량 효과를 평가한 첫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3상이다.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가 23~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Filip K. Knop 교수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OASIS 1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ADA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3)가 23~2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Filip K. Knop 교수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OASIS 1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ADA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2021년 9월 13일~11월 22일 아시아, 유럽, 북미 등 9개 국가 50곳 외래 진료소에서 당뇨병이 없고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이거나 BMI 27kg/㎡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합병증 및 동반질환이 있는 성인 667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50mg 복용군(세마글루타이드군, 334명) 또는 위약군(333명)에 1:1 무작위 배정돼 생활습관 교정을 진행하며 68주간 치료받았다.

공동 1차 목표점은 68주째 위약군 대비 세마글루타이드군의 체중 변화율 그리고 최소 5% 이상 체중 감소 도달률로 정의했다. 분석은 치료 중단 또는 다른 비만치료제 사용 등과 관계 없이 치료의향분석(ITT)으로 이뤄졌다. 안전성 평가는 치료 약물을 최소 1회 투약한 모든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등록 당시 대비 68주째 추정된 평균 체중 감소율은 세마글루타이드군 15.1%, 위약군 2.4%로 조사됐다. 세마글루타이드군은 위약군 대비 평균 체중 감소율이 12.7%p 더 유의하게 컸다(95% CI -14.2~-11.3; P<0.0001).

최소 5%, 10%, 15%, 20% 등 체중 감소 도달률도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체중 5% 이상 감소 도달률은 세마글루타이드군 85%(269명), 위약군 26%(76명)였고, 이에 도달할 가능성은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위약군 대비 12.6배 컸다(OR 12.6; 95% CI 8.5~18.7; P<0.0001).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Filip K. Knop 교수. ADA 제공.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Filip K. Knop 교수. ADA 제공.

이어 체중 10% 이상 감소 도달률은 각 69%(220명)와 12%(35명)로 세마글루타이드군의 가능성이 14.7배 높았다(OR 14.7; 95% CI 9.6~22.6). 15% 이상 감소 도달률은 각 54%(170명)와 6%(17명)(OR 17.9; 95% CI 10.4~30.7), 20% 이상 도달률은 각 34%(107명)와 3%(8명)(OR 18.5; 95% CI 8.8~38.9)로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우월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상반응은 세마글루타이드군 92%(334명 중 307명), 위약군 86%(333명 중 285명)에게서 발생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위장관계 사건으로 세마글루타이드군 80%(268명), 위약군 46%(154명)에게서 보고됐으며 대다수 경도~중등도 수준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Filip K. Knop 교수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게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50mg이 위약 대비 우월하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50mg은 먹는 약을 선호하는 비만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ONEER PLUS: 세마 25·50mg, 14mg보다 당화혈색소 더 낮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고용량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도 유용한 치료옵션으로 떠올랐다.

당뇨병 환자 대상 PIONEER PLUS 최종 결과에 의하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mg과 50mg은 FDA 허가를 받은 14mg 대비 당화혈색소 및 체중 조절 효과가 더 우월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Vanita R. Aroda 교수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PIONEER PLUS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ADA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미국 하버드의대 Vanita R. Aroda 교수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PIONEER PLUS 임상3상 결과를 발표했다. ADA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2021년 1월 15일~9월 29일 14개국 177곳에서 경구용 항당뇨병제 1~3개를 매일 안정적으로 복용하지만 당화혈색소가 8.0~10.5%로 조절되지 않고 BMI가 25kg/㎡ 이상인 당뇨병 환자 1606명이 연구에 등록됐다. 남성이 58.3%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58.2세, 평균 당화혈색소는 9.0%, 평균 체중은 96.5kg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14mg 복용군(14mg군, 536명), 25mg 복용군(25mg군, 535명), 50mg 복용군(50mg군, 535명)에 1:1:1 무작위 배정됐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Vanita R. Aroda 교수.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Vanita R. Aroda 교수. ADA 제공.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52주차 당화혈색소 변화로 설정해 ITT를 시행했다. 안전성 평가는 치료 약물을 최소 1회 투약한 모든 환자군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등록 당시 대비 52주째 평균 당화혈색소는 세마글루타이드 14mg군 1.5%p, 25mg군 1.8%p, 50mg군 2.0%p 감소했다. 즉, 평균 당화혈색소는 복용하는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이 커질수록 크게 조절됐다.

이상반응은 세마글루타이드 14mg군 76%(404명), 25mg군 79%(422명), 50mg군 80%(428명)에서 발생했다. 경도~중등도 위장관계 사건이 대다수였고, 25mg군과 50mg군이 14mg군보다 빈번하게 보고됐다. 연구 기간 중 10명이 사망했으나 치료 관련된 사망 사례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Vanita R. Aroda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승인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14mg과 비교해 고용량인 25mg 및 50mg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과 체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심장대사 위험요인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용량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하는 효과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가 가능하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mg 및 50mg은 강화된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의 개별화된 치료 목표 도달에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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