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두바이에 65병상 규모 소화기전문병원 설립
소화기암, 간이식 관리 등 현지에서 어려운 고난도 치료 담당
해외병원 설립으로 글로벌 브랜드 구축 본격 시동

22일 열린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운영 계약체결식에서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왼쪽 다섯번째), 파리드 빌베이시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 CEO(왼쪽 여섯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2일 열린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운영 계약체결식에서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왼쪽 다섯번째), 파리드 빌베이시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 CEO(왼쪽 여섯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지역에 소화기전문병원을 설립한다. 첫 해외병원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22일 서울아산병원 대회의실에서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설립 및 운영을 위한 계약 체결식이 개최됐다. 

2026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헬스케어시티에 설립되는 UAE아산소화기병원은 위암과 대장암 등 소화기암과 간이식 관리, 고도비만수술 등 고난도 치료를 제공하는 소화기전문병원이다.

이를 통해 치료를 위해 먼 타국을 찾아야 했던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 중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 기술 전수로 현지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다. 

서울아산병원이 진료와 교육 등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고, 아랍에미리트 소재 투자 회사인 스코프 인베스트먼트(Scope Investment)가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스코프 인베스트먼트는 GCC, 아프리카, 레반트 지역에서 의료, 부동산, 유통, ICT 등 다양한 분야의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투자 그룹이다.

아랍에미리트는 더위로 인한 적은 활동량과 육식 위주의 식습관 때문에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만 유병률이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 

이미 서울아산병원에는 자국에서 치료가 어려운 아랍에미리트 환자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65명의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아식을 받았으며,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2019년에는 3473명, 작년에는 3197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아랍에미리트 환자는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1만 7835명의 외국인 환자 중 두번째로 높은 비율인 18%를 차지했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스코프 인베스트먼트가 2019년에 서울아산병원에 병원 설립 협력을 제안해왔다. 2년의 검토 후 2021년 합작 계약이 체결됐으며 이후 부지 매입, 병원 설계, 합작법인 설립 등의 절차를 거쳐 22일 운영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날 계약 체결식에서 스코프 인베스트먼트 Fareed Bilbeisi CEO는 "서울아산병원은 비단 한국에서뿐 아니라 중동지역에서 중요하고 유명한 병원"이라며 "의료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많은 전문의가 연수를 오고 있다고 알고 있다. 파트너십을 통해 서로의 전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난도 치료 제공 및 현지 의료진 교육 목표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조감도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조감도

UAE아산소화기병원은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2만 2150m² 규모로 중환자실을 포함해 총 65병상을 갖추게 된다. 의사직 6~7명, 간호사 4~5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병원에서는 위, 대장, 간, 담도췌장 등 모든 소화기질환에 대한 진료가 가능하다. 내시경을 통한 최소침습적 소화기질환 치료와 수술 중심의 초기 소화기암 치료, 고도비만수술 등도 제공된다. 두바이 내 부족했던 소아 소화기질환 치료도 전문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간이식 수술 전후 통합 관리도 제공된다. 의료 기술의 한계로 중동에서는 아직 이식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지 않은 만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고 UAE아산소화기병원에서 전후 관리를 받는 등 수술 전부터 후까지 관리하는 통합 서비스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노하우 전수를 통해 현지 의료 수준 향상에도 힘을 쏟는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0년간 약 90여 개 국가의 3700명이 넘는 해외의학자를 대상으로 최신 의료 기술을 전수해 온 만큼 중동 지역의 교육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해외병원사업단장(성형외과 교수)은 "이번 사업은 서울아산병원의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UAE 환자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의료진 양성을 통해 아산의 글로벌 브랜드가 선순환을 이루며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UAE 아산소화기병원은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 내시경 점막 절제술(EMR) 등 고난도 내시경 치료법으로 조기 암을 치료하고 간이식 관리, 고도비만수술 등 고난도 치료를 선도해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이 쌓아온 진료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아랍에미리트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병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현지 의료진 교육을 통해 중동 지역 의료 수준 향상에도 기여해 글로벌 병원으로서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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