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O 2023] 아로마타제 억제제 투약 유방암 생존자, 비만약 효능 평가
아로마타제 억제제 치료군, 비치료군 대비 3·6·12개월 체중 감소율 적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생존자에게 비만치료제 효과가 작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는 여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방암 치료제인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생존자는 아로마타제 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유방암 병력이 없는 이들보다 체중 감소율이 낮았다.

연구 결과는 15~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3)에서 발표됐다.

12개월째 아로마타제 억제제군, 비치료군보다 체중 42% 적게 감소

이번 다기관 후향적 연구에는 비만치료제인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또는 펜터민을 투약한 여성 데이터가 포함됐다.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병력이 있는 여성은 63명(아로마타제 억제제군), 아로마타제 억제제로 치료받지 않았거나 유방암 병력이 없는 여성은 62명(비치료군)이었다. 이들 중 유방암 생존자는 99명이었다.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아로마타제 억제제군 34.4kg/㎡, 비치료군 34.6kg/㎡였고 대다수가 1단계 비만에 해당됐다. 투약한 비만치료제는 위고비가 아로마제 억제제군 69.8%, 비치료군 74.2%로 가장 사용률이 높았고, 삭센다가 각 19.1%와 9.7%, 펜터민이 11.1%와 16.1%를 차지했다. 

분석 결과, 아로마타제 억제제군은 비치료군보다 3, 6, 12개월째 체중 감량 효과가 작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 Sima Fansa 박사는 15~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3)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효능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미국 메이오클리닉 Sima Fansa 박사는 15~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23)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효능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3개월째 체중 감소율은 아로마타제 억제제군 3.7%, 비치료군 5.6%였고, 6개월에는 각 3.9%와 9.5%, 12개월에는 각 5.2%와 10.5%로 조사됐다. 두 군간 체중 조절 차이는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지 3개월 만에 나타났고 유의한 차이는 6, 9, 12개월에 관찰됐다. 

이에 따라 12개월째 아로마타제 억제제군의 체중은 비치료군보다 42% 적게 조절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아로마타제 억제제군은 비치료군보다 12개월째 체중 감소 도달률이 적었다. 최소 5% 체중 감소 도달률은 아로마타제 억제제군 49%, 비치료군 72%였다. 최소 10% 도달률은 각 22%와 48%, 최소 15% 도달률은 5%와 21%로 파악됐다. 

대사지표 변화도 두 군간 차이가 감지됐다. 아로마타제 억제제군은 체중 감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비만치료제 투약에 따른 대사지표가 개선됐다. 등록 당시와 비교해 12개월째 공복혈당 33.9mg/dL, 당화혈색소 1.1%, LDL-콜레스테롤 15.6mmol/L 줄었다.

이와 비교해 비치료군은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LDL-콜레스테롤에 더해 혈압, 비HDL-콜레스테롤도 함께 개선돼, 비치료군의 대사지표가 아로마타제 억제제군보다 더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로마타제 억제제군에서 큰 체중 감량과 연관된 요인으로 2형 당뇨병을 앓지 않고 비만치료제 고용량을 사용하는 경우 등을 꼽았다. 또 행동요법을 함께 진행하면 더 큰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메이오클리닉 Sima Fansa 박사는 "체중 증가는 유방암 생존자가 공통으로 걱정하는 문제"라며 "이번 연구는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체중 증가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체중 증가와 비만은 유방암 재발 및 유방암 연관 사망과 연관됐을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 치료 유방암 생존자 대상 비만약 반응 첫 평가"

▲미국 메이오클리닉 Sima Fansa 박사.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미국 메이오클리닉 Sima Fansa 박사. ENDO 2023 Press Conference 캡처.

연구팀은 향후 연구에서 칼로리 섭취량, 식단 구성, 신체활동 등 데이터를 포함해 체계적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전향적 방법론을 고려해야 하고, 더 다양한 인구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모든 비만치료제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지 않은 유방암 생존자를 비치료군으로 설정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아로마타제 억제제군과 비치료군 간 비만치료제의 체중 감량 효과 차이가 나타난 메커니즘을 조사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구에서 두 군 간 비만치료제의 체중 감량 효과 차이는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항에스트로겐 효과로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로마타제 억제제는 근육량을 줄이고 지방량을 늘리며 에너지 소비량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는 비만치료제를 포함해 체중 감량 중재에 대한 신체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반응을 처음 평가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 결과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투약하는 유방암 병력이 있는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해 더 나은 관리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들의 체중 증가를 막고 효과적으로 비만을 치료함으로써 유방암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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