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엑스지부스트 ML 기법으로 뇌졸중 후 인지장애 연구 결과 발표

한림대의료원은 나고야시립대와 18일 동탄성심병원에서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는 머신러닝을 통한 뇌졸중 발생 후 인지장애 예측 모델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한림대의료원은 나고야시립대와 18일 동탄성심병원에서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는 머신러닝을 통한 뇌졸중 발생 후 인지장애 예측 모델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뇌졸종 후 인지장애(PSCI) 발병 위험인자의 정확한 진단이 뇌졸중 생존자에게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투여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이민우 교수는 18일 동탄성심병원에서 열린 ‘2023 한림대-나고야시립대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뇌졸중 생존자는 언어장애, 기억력 저하, 계산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인지장애를 흔히 겪는다.

미국심장협회(AHA)에 따르면 뇌졸중 생존자 중 최대 60%가 1년 안에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뇌졸중 후 인지장애가 뇌졸중을 회복한 사례보다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뇌졸중 생존자 3명 중 1명은 뇌졸중 발생 5년 이내에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을 통해 급성 허혈성 뇌졸중 후 인지장애 예측 모델을 개발 중인 이 교수는 정확한 진단이 환자에게 치료 가이드를 줄 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번 연구의 특징은 무엇인가?

뇌졸중 발생 후 인지장애 선별검사에서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표준 검사는 없다. 

이번 연구는 ML에 30개가량의 위험인자를 넣어 뇌졸중 후 인지장애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는지 보고자 했다. 

위험인자도 심뇌혈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뇌졸중과 관련된 인구학적 변수, MRI 변수, 뇌졸중 사이즈 등 환자가 기저에 갖고 있는 뇌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주는 인자 대부분을 반영했다. 또 최근에 화두가 되는 브레인 헬스(Brain Health) 인자도 포함시켰다. 

연구에 사용된 ML 모델은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 엑스지부스트(XGBosst), 서포트 벡터머신(Support Vector Machine, SVM),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 등을 전부 적용해 그중 어떤 게 가장 정확한 진단을 하는지 비교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장점은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것이다. 2011~2020년까지 병원에 방문한 104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MMSE나 MoCA 등과 같은 10분 내외로 시행되는 검사가 아닌 실제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정확하고 정밀한 신규 인지기능 평가를 모든 환자에게 수행했다. 

- 전통적인 인지장애 검사법 대비 소요 시간이 1시간으로 크게 늘었다.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은 없었나?

한림대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혈관인지장애 평가도구(K-VCIHS-NP)를 유효화(Validation)했고 태동부터 신경심리실을 갖고 있어 임상 데이터 수집에 수월했다.

다만, 1000명이 넘는 환자 데이터를 넣고 AI 모델을 개발했지만 외부 유효성 검증과 작동 여부는 고민거리였다. 

특히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분당서울대병원 뿐인데, 해당 병원도 800명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 신경과 전문의 2명이 MRI를 하나하나 확인해야 해 로딩이 많다. 또 데이터 공유가 합의돼 있지만 반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1~2년 내로 두 병원의 데이터를 외부로 유효화(External Validation)해 좀 더 완성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 연구에서 어떤 모델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였는가?

연구 결과, 엑스지부스트 ML 기법이 과거 연구와 달리 뇌졸중 후 인지장애 예측 분석에서 80%에 육박한 수치(79.6%)를 보이며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MMSE 등 전통적인 모델에서 보통 79~80% 정확도를 보이는데 이와 견주어 봤을 때도 많이 끌어올린 수치다. 중요한 점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뇌졸중 후 인지장애에 어떤 요인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한 것이다. 

뇌졸중 후 인지장애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인자는 실제 뇌졸중 자체의 심각도, 뇌졸중 전체의 크기, 뇌 유축 발생률, 나이, 혈당 등이었다. 

이런 주요 인자를 가진 위험군(At Risk Population)에게는 어떤 추가적인 치료나 예방법이 뇌졸중 후 치매 발생을 막을 수 있는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이번 연구 결과가 의미 하는 것은 무엇인가?

뇌졸중 후 발생하는 인지장애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캐나다 등에서 내고 있는데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치료법은 없고 뇌졸중의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도로 언급하고 있다.

뇌졸중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그리고 부정맥 같은 심뇌혈관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과 생활습관 개선을 해야하는 것 외에 치료법은 현재 없다.

그러면 진단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AI를 통해 확보한 결과는 뇌졸중 생존자에게 치매 발병위험을 경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 투여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 

- AI 기반 진단 툴의 향후 방향성은 무엇인지?

심뇌혈관 질환 진단 AI 솔루션 중 미국이나 유럽, 우리나라 학회 가이드라인에 실린 것은 RAPID AI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RAPID AI는 뇌졸중 환자의 CT 결과로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해당 기기는 진료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신경과 1~2년차가 당직을 설 때 치료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툴이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실제 진단에 있어서는 아직 인식 개선이 되지 않은 것 같다. RAPID AI는 수가가 산정돼 있지만, 다른 AI 진단 기기에는 수가가 산정돼 있지 않았을 뿐더러 AI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24시간 근무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확증해 학회 차원에서도 동의를 구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치료를 바꿀 수 있는 진단 AI 솔루션들이 계속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게 되면 인식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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