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오철영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오철영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오철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심각한 질환으로 인지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빈뇨, 야간뇨, 절박 요실금 등 증상은 나타나지만 대부분 '질환'으로 인지하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과민성 방광의 발병률과 재발률은 높지만, 해당 질환을 으레 생기는 병, 완치가 안되는 병이라고 생각해 치료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한림대성심병원 오철영 교수(비뇨의학과)는 국내에 출시된 과민성 방광 치료제들의 효과는 좋지만, 정작 과민성 방광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환자 수는 적다며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치료 성패를 좌지우지 한다고 강조했다.

- 과민성 방광 치료율이 낮은 주된 이유는?

과민성 방광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많이 발생한다. 발병률은 40대 10~15%, 50~60대에서는 30%를 차지한다. 해당 질환은 서서히 진행이 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야 그제야 질환임을 인식한다. 

과민성 방광을 앓는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을 동반하는데, 밤에 화장실을 급히 가려고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낙상을 입기도 한다.  또 야간뇨로 인해 수면의 질에 지장을 줘 만성 피로가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과민성 방광이 근로자의 노동 생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도 있다. 밤에 자꾸 깬다든지, 낮에 화장실을 자주 가야하는 활동들이 생산력이나 경제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과민성 방광은 아프거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다. 

- 그동안 치료 환경은 어땠는지?

그동안 오랜기간 써왔던 치료제는 항콜린제다. 항콜린제는 방광의 안정도를 높이지만 변비나 입마름 등의 부작용과 장기 투여시 인지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이를 개선한 2세대, 3세대 항콜린제들이 나왔지만 그런 부작용들을 완전히 개선하지는 못했다. 그 다음 등장한 베타3 항진제는 기존 항콜린제 대비 이런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비교적 많은 부분 해소했고, 환자들이 꾸준하게 약물 치료를 받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기존 항콜린제 부작용을 감소시킨 3세대 항콜린제 또는 배타3 항진제들의 치료 효과는 좋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 베타3 항진제의 개발 배경은 무엇인가?

베타 수용체는 베타1, 2, 3으로 나눠지는데 베타1과 2는 주로 심뇌혈관계에 분포하고 방광, 비뇨 생식기 쪽에는 베타3 수용체가 많다. 

이에 개발되는 치료제들이 심혈관계나 뇌혈관계에는 작용하지 않고 방광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모든 치료제가 베타3 수용체에만 100% 친화적이진 않다. 의약품에 따라서 베타1, 2에 친화력이 있기도 하고 동시에 베타3에도 친화력이 있기도 하다. 베타3 항진제로 처음 출시된 미라베그론은 베타3 수용체에 높은 친화력을 갖고 있다. 

이는 베타1, 2보다 베타3 수용체에 더 잘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비베그론은 기존 미라베그론보다 베타3 수용체에 더 높은 친화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 새롭게 출시된 비베그론을 평가한다면?

과민성 방광 환자 대부분은 고령이다. 이들은 과민성 방광 외에도 여러 가지 동반 질환을 갖고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 

대부분 환자가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계 질환 또는 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 등을 동반하고 있고 해당 질환들에 대한 치료제 투여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경우 기존 약물과 새로운 약간 상호작용이 없어야 부작용과 유효성 면에서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베그론은 CYP2D6 대사 경로를 거치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베그론은 임상 연구를 통해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 부작용 발현율이 낮고 치료 효과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효과는 기존 미라베그론 대비 좋다는 결론을 확실히 내리기는 어렵다. 아직 치료제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상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 임상자료에 따르면 비베그론은 기존 미라베그론으로 치료받았던 환자 대비 동등하거나 우월한 효능을 보이고 있다. 

아직 임상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에 대한 부분은 데이터가 더 축적되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결과들만 놓고 보면 비베그론은 기존 치료제 대비 동등하거나 우월하다고 판단된다. 

- 과민성 방광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민성 방광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다. 언뜻 들으면 불편하긴 하지만 별스럽지 않은 증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정상적인 배뇨 활동에 이상 소견이 발생한다면 초기부터 질환임을 인지하고 적극 관리 및 교정이 치료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며 일어나는 비가역적인 방광 변성의 경우 약물, 시술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비율이 높다.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 도뇨관을 사용하거나 방광을 모두 절제하고 인공 방광을 만들어 자가도뇨하는 환자도 있다.

이는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나 과민성 방광이 그냥 방치해도 되는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과민성 방광이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므로 질환에 대한 조기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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