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의대 비뇨기과 오철영 교수

▲ 한림의대 비뇨기과 오철영 교수는 연성 방광내시경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의료기기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방광 내시경은 혈뇨, 염증뇨, 결석이 의심되는 환자의 방광을 육안으로 확인, 진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료기기다.

하지만 그동안 방광 내시경은 좁은 요도를 따라 삽입되는 굵고 단단한 경성 스코프(rigid scope)를 사용해 환자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며 검사를 꺼려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장비의 발달로 연성 방광내시경이 보급되면서 환자의 고통이 감소하고, 검사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다.

한림의대 비뇨기과 오철영 교수(평촌 한림대성심병원)는 연성 방광내시경은 환자의 고통 감소는 물론 의료진도 손쉽게 비뇨기질환을 검사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오 교수를 만나 연성 방광내시경의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 방광내시경은 어떤 질환을 진단할 때 사용되나.

방광내시경은 전립선염뿐 아니라 혈뇨, 염증뇨, 결석이 있거나 의심되는 환자의 방광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사용된다. 주로 혈뇨나 방광암이 있던 환자의 추적관찰에 사용된다. 방광암이 있는 환자는 혈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를 진단할 때도 활용된다. 

- 검사 과정이 궁금하다.

남성의 요도는 곧게 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구부러져 있다. 통증완화를 위해 국소마취제가 포함된 윤활유를 사용해 요도에 방광내시경을 삽입해 구부요도와 전립선요도, 방광의 여섯 면을 보게 된다. 

- 기존 경성 스코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경성 내시경은 검사실 밖에서 비명이 들릴 정도로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한다. 곧게 펴진 장기가 아닌 데 단단한 금속으로 된 장비를 삽입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통증도 통증이지만, 구부요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조직에 손상을 주면서 출혈이 발생해 의료진에게는 시야 확보도 어려울뿐더러 정확한 검사를 못하는 단점이 있다. 

연성 내시경은 경성 내시경으로 볼 수 없었던 곳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경성 스코프는 구부러지지 않지만, 연성 스코프는 J자 형태로 뒤집어 볼 수 있는 'J턴 뷰'가 가능해 방광의 천장과 앞면, 바닥과 후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방광암은 방광의 바닥과 후면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연성 내시경을 사용하면 경성 내시경을 사용할 때보다 병변을 놓칠 일이 적다. 

- 진료상의 이점은 무엇인가?

환자들에게 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수월한 측면이 있다. 방광암은 3개월마다 내시경으로 추적관찰을 해야 하는데 경성 내시경으로 검사하기에는 고통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3개월이라는 검사 주기를 늘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경성 내시경은 요도 내 삽입이 상당히 어려운 반면 연성 내시경은 손쉽다. 이는 곧 검사의 수월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울러 경성 내시경은 시술 과정에서 요도 내부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비뇨기질환 중 요도 손상이 가장 골치 아픈 질환 중 하나라는 점을 생각할 때 연성 내시경이 의사에게 주는 이점은 크다고 할 수 있다. 

▲ 한림의대 비뇨기과 오철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개원가와 외국에서도 연성 방광내시경을 많이 사용하나.

개원의도 연성 방광내시경 도입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우선 방광내시경 시술 수가가 초창기에 비해 많이 올라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할 수 있는 검사법이 됐기 때문이다. 또 기기의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고 연성 스코프의 내구성도 좋아졌다. 특히 환자의 만족도와 검사 시 진단 정확도와 편의성이 커지면서 개원가에서도 많이 도입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외국은 거의 전부 연성으로 교체한 상태다. 

- 방광내시경 검사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에 하고픈 말이 있나.

위내시경 검사는 정부에서 40세 이상에게 2년마다 무료 검진을 해주고 있다. 이처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소변검사에서 단백뇨만 검사할 게 아니라 내시경을 통한 혈뇨, 염증뇨와 같은 검사를 기본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비뇨기질환을 조기에 스크리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방광 내시경은 더 이상 환자에게 고통을 주거나, 이 때문에 환자가 거부하는 검사가 아니다. 방광 내시경을 경험하지 못한 환자들은 고통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연성 내시경을 경험한 환자들은 위·대장 내시경의 20분의 1 정도의 고통이라고 말한다. 또 연성 내시경이 갖는 내구성의 한계도 이제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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