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S-INH 임상3상에서 출혈 90% 이상 감소
항체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혈우병 A/ B형 모두 가능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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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사노피의 혈우병 치료제 피투시란(fitusiran)이 환자의 연간출혈률(ABR)을 90% 이상 감소시킨다는 임상시험을 발표하면서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 혈우병 시장 규모는 약 17조원, 국내 시장은 2300억원 정도다.

A형 혈우병 치료제로는 중외제약이 판매하는 로슈의 항응고제 헴리브라(에미시주맙)가 있고, 유전자 치료제인 록타비안(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 등이 처방되고 있다. 

B형 혈우병은 화이자의 베니픽스(노나코그알파), 호주 제약사인 CSL베링과 유니큐어가 개발할 헴제닉스(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 등이 시장에 나와 있다.

피투시란은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단백질인 항트롬빈(antithrombin)을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RNA(siRNA: small interfering RNA) 치료제다. 

이 약물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억제인자(Inhibitors)'라 불리는 항체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혈우병 A형과 B형 혈우병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 피하주사로 투여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도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다.

예방요법으로 피투시란 투여한 ATLAS-A/B 연구  

인도 CMC대학 Alok Srivastava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ATLAS-A/B 연구는 피투시란을 예방요법(prophylaxis)으로 투여한 다기관, 오픈라벨, 무작위 대조군 임상3상이다. 

17개국 45개 센터에서 진행된 이 연구에는 억제인자가 없는 12세 이상의 심각한 혈우병 A 또는 B 환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평소 필요 시(on-demand)마다 혈액 응고인자 제제를 투여했다.

연구팀은 120명 환자를 대상으로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n=80)과 △혈액 응고인자 제제 투여군(n=40)으로 2:1 무작위 배치했다. 피투시란은 80mg을 피하로 투여했다. 

연구는 2018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진행됐고, 두 군의 추적관찰 중앙값은 7.8개월이었다.  1차 목표점은 치료의향분석(ITT)을 통한 ABR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ABR 중앙값은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 0.0, 혈액 응고인자 제제 투여군은 21.8로 나타났다. 또 평균 ABR은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3.1)이 혈액 응고인자 제제 투여군(31.0)보다 통계적으로 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RR 0.101 95% CI 0.064~0.159; p<0.0001). 

특히 출혈로 치료받은 환자는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 79명 중 40명(51%), 혈액 응고인자 제제 투여군은 40명 중 2명(5%)인 것으로 분석됐다.

임상시험 기간 중 가장 많이 발생한 부작용은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은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 증가(23%)였고, 혈액 응고인자 제제 투여군은 고혈압(10%)인 것으로 분석됐다.

심각한 부작용은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은 담석증, 담석염, 호흡기 감염, 천식 등이었고, 혈액 응고인자 제제 투여군은 위염, 폐렴, 복시, 경막외출혈, 상완골 골절 등이었다. 

우회인자 투여한 ATLAS-INH 연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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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S-INH 연구는 ATLAS-A/B 연구와 연구 디자인은 비슷하다. 

하지만 억제인자가 있는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음이항모델(negative binomial model)을 적용해 출혈률을 측정했다는 점과 우회인자(bypassing agent)를 투여했다는 점은 다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Guy Young 교수 연구팀은 A 또는 B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12개국 26개 센터에서 무작위 대조군 오픈라벨 임상3상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12세 이상 혈우병 환자 57명을 대상으로 피투시란 투여군(n=38),  필요 시 우회인자(bypassing agent) 투여군(n=19)으로 2:1 무작위 배치하고 9개월 동안 추적관찰했다. 피투시란은 80mg을 한 달에 한 번 피하로 투였다. 

1차 목표점은 음이항모델을 적용한 치료의향분석(ITT)에서 유효성 기간 동안의 ABR로 설정했다. 이 연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진행됐고, 환자 57%가 남성이었고, 중앙값 연령은 27.0세였다. 

피투시란 예방군, ABR 90.8% 감소

연구 결과, 음이항모델 기반 ABR은 피투시란 예방군이 우회인자 투여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는데, 구체적으로 피투시란 예방군의 ABR이 90.8% 감소했다.

또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 28명 중 25명은 출혈이 발생한 환자가 없었고, 우회인자 투여군은 1명 발생했다. 

임상시험 기간 중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은 ALT 증가였다. 하지만우회인자 투여군에서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의심 혹은 확인된 혈전색전증은 피투시란 예방 투여군 2명에게서 보고됐다. 하지만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피투시란은 혈우병 A 및 B 모두에서 지혈 효능을 나타냈기 때문에 앞으로 혈우병 환자 관리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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