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이병인 교수, 뇌전증 증상·원인 소개
뇌전증,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발생…가장 큰 원인은 뇌졸중
뇌혈관질환 야기하는 만성질환 조심해야

명지병원 이병인뇌전증센터장 이병인 교수(신경과)가 뇌전증 증상과 원인을 소개했다.
명지병원 이병인뇌전증센터장 이병인 교수(신경과)가 뇌전증 증상과 원인을 소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오는 26일은 뇌전증의 날, 일명 ‘퍼플데이(Pruple Day)’다. 이 날을 앞두고 지난 23일 명지병원 이병인뇌전증센터장 이병인 교수(신경과)가 뇌전증 증상과 원인을 소개했다.

뇌전증은 과거 간질이라고 불렸던 질환으로, 뇌 신경세포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상 흥분 상태가 그 주위 또는 전체 뇌로 파급돼 발작 증세가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만성 뇌질환으로,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발생된다.

어린 시절의 뇌전증은 대개 선천적인 요인이나 출산 시에 발생하는 뇌손상, 중추신경계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노인성 뇌전증은 뇌혈관질환이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뇌종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꾸 멍해지는 노인, 치매 아니라 뇌전증일 수도

뇌전증 발병률은 영유아기에 가장 높고 청·장년기에는 낮아졌다가 노년기에 다시 높아진다. 특히 70세 이상의 노인성 뇌전증의 발생률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성 뇌전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뇌졸중으로, 전체 환자의 약 40~50%를 차지한다. 이어 뇌종양이나 두부외상 등의 다양한 뇌병변이 약 20%, 치매 등 퇴행성뇌질환이 약 10%를 차지한다. 원인을 모르는 경우는 약 20~30% 정도를 보인다.

노인성 뇌전증의 특징은 몸을 심하게 떠는 경련 발작의 빈도는 적고 비경련 발작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비경련 발작은 지속된 기억력 상실, 인지기능 저하, 혼미한 의식상태 등 치매와 비슷한 증상들이 주로 나타난다.

이 교수는 “소아와 성인에서 발생하는 뇌전증은 형태가 달라 각각의 특성에 적합한 프로토콜을 적용해야 한다. 특히 노인 뇌전증의 경우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로 간과할 수 있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한다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 혼미한 의식상태가 반복된다면 뇌전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뇌전증, 뇌졸중, 치매는 가장 흔한 노인성 신경계 질환이면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갖는다”며 “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로 효과적으로 관리 가능, 필요 시 수술 고려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뇌전증은 적절한 치료와 예방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안전하고 우수한 약제들이 많이 개발됐으며, 특히 노인성 뇌전증의 경우는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이 훨씬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적 치료는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일부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 시행된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뇌전증을 일으키는 병소 위치가 확실하고, 뇌기능에 이상이 초래되지 않을 경우 진행된다. 수술이 불가하다면 미주신경자극술이나 뇌 심부자극술 같은 시술들을 사용한다.

이 교수는 “뇌전증은 오래되고 흔한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라며 “아직도 과거 ‘간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한데, 뇌전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뇌전증을 제대로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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