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선두주자, 임상3상 진행 중
국내 기업도 참전...GC녹십자 개발 본격화∙SK바사 플랫폼 개발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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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메신저리보핵산(mRNA) 독감백신 상용화가 점차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모더나는 최근 임상3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며, 인플루엔자 B에서는 목표점은 충족하지 못했지만 인플루엔자 A에는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화이자 역시 4가 mRNA 독감백신의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GC녹십자는 최근 지질나노입자(LNP) 전문기업 캐나다 아퀴타스와 mRNA 독감백신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 개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GSK, 사노피 등 주요 기업도 mRNA 독감백신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다수 물량이 국가출하되는 국내 시장에서는 개발 비용에 따른 합당한 가격 책정이 상용화에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모더나, 임상3상 결과 인플루엔자 A에 효과보여...

화이자 임상3상, GSK∙사노피 임상1상∙임상1/2상 돌입

mRNA는 핵 안에 있는 유전 정보를 세포질 내 리보솜에 전달해 단백질 생산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RNA다. 이 단백질을 체내 면역계가 인식해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구축하게 만드는 것이 mRNA 백신의 원리다. 

기존 독감백신이 세포 배양 방식(SK바이오사이언스), 유정란 배양 방식(GC녹십자) 등 바이러스를 대량 배양하는 과정이 필요한 반면, mRNA 백신은 유전물질만 넣어주면 몸속에서 항원이 만들어지고 그에 대항하는 항체가 생성된다.

다만, 유정란 배양 방식은 조류독감 등 외부요인에 의한 유정란 공급 차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제조과정에서 항생제 사용,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접종이 어려운 점 등의 단점이 있다. 

또 동물세포를 활용하는 세포 배양 백신은 이와 같은 단점이 없으나 생산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mRNA 독감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배양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 제조하는 데는 6개월가량 소요되지만 mRNA 독감백신은 플랫폼만 개발하면 신속하게 생산이 가능하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다. 두 회사는 모두 코로나19(COVID-19)와 인플루엔자 동시 예방을 목표로 한다. 그중 가장 먼저 임상 결과를 공개한 기업은 모더나다.

모더나는 지난 16일 mRNA 기반 인플루엔자 백신 후보물질 mRNA-1010의 임상3상 시험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남반구 18세 이상 성인 대상 세계보건기구(WHO)가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권고하고 있는 4가지(인플루엔자 A/H1N1, A/H3N2, 인플루엔자 B형/야마가타형 및 인플루엔자 B형/빅토리아 계통) 부분에서 안전성 및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중간분석 결과, mRNA-1010은 인플루엔자 A형에서 효과를 보였지만, B형에서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mRNA-1010은 A/H3N2 및 A/H1N1에서 혈청전환률 우위, A/H3N2의 기하평균역가 비율에서도 우위를 기록했다. A/H1N1에서는 기하평균역가 비율의 비열등성을 나타냈다.

다만, 인플루엔자 B형/빅토리아 계통 및 인플루엔자 B형/야마가타 계통 균주들 관련 목표점은 충족하지 못했다. 

모더나 측은 mRNA-1010도 개량에 성공한만큼, 추가 진행하는 임상에서 인플루엔자 B형에서도 개선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는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해 같은 해 9월 임상3상 대상자 모집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다양한 신규 의약품의 출시 예상시기가 공개됐는데, 그중 화이자의 mRNA 독감 백신은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의 허가를 2024년에 받아 같은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플루아릭스테트라, 박씨그라프테트라 등의 독감백신을 판매하고 있는 GSK, 사노피는 mRNA 독감백신 개발에서 각각 임상1상, 임상1/2상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 mRNA 독감백신 개발 가능성 확인

SK바사, mRNA 플랫폼만 개발...기존 백신들고 복귀 예정

국내 기업들도 mRNA 독감백신 개발에 나섰다. 

국내 독감백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GC녹십자 역시 mRNA 독감백신 개발 본격화에 나섰다. 

GC녹십자는 지난해 4월 캐나다 소재 아퀴타스와 체결한 LNP 관련 개발 및 옵션 계약을 통해 mRNA 독감백신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최근 LN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옵션을 행사했다.

LNP는 나노입자를 체내 세포로 안전하게 운반해 mRNA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전달 시스템으로, mRNA 기반 약물 개발에 있어 핵심적인 기술이다. 

아퀴타스가 보유한 LNP 기술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에 적용된 바 있다. 

GC녹십자가 그동안 축적해온 독감백신에 대한 기술과 검증된 아퀴타스의 LNP 기술을 활용해 2024년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전략이다. 

스카이셀플루 생산 중단 전까지 해당 분야 매출 1위를 기록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다시 독감백신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mRNA 관련해서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플랫폼은 연구 중에 있으나, mRNA 독감백신 개발은 아직 나설 계획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감백신은 다수의 대상에게 접종해야 하므로 생산성이 높은 배양 백신이 그 목적에 부합한다. mRNA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아 투자대비효율성(ROI)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특히 국내에선 독감백신 대부분이 국가출하승인을 통해 진행된다. 효과뿐만 아니라 개발비용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상용화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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