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

폐경기 골감소/골다공증 환자들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이하 고고당) 약제를 한 개 이상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김범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폐경은 단순히 생식 능력의 종결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적 변화를 초래한다”라며 폐경 여성에서 골다공증과 고고당 등 대사질환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폐경기 골감소/골다공증 환자에서 효과적인 치료 전략은 
뼈는 골흡수와 골형성이 반복되는 골재형성(bone remodeling) 과정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밀도를 유지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여성호르몬인데,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이 급감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뼈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성호르몬제의 보충은 골강도를 증가시키는 대신 자궁내막증식, 유방암, 심혈관질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실제 골다공증 치료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반면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SERM)’는 뼈에서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활성화해 골절감소 효과를 나타내고, 자궁내막과 유방에서는  에스트로겐 길항작용을 통해 관련 질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폐경기 골다공증 치료에 최적화된 약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랄록시펜의 경우 8년 이상의 장기 연구를 통해 우수한 골절 효과뿐 아니라,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에,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은 폐경 여성에서 골다공증 치료제로 우선 추천될 수 있다. 

-폐경기, 골감소+고고당 동반 환자가 많다
여성호르몬 결핍은 골감소뿐 아니라 체내 지방 분포의 변화 및 복부 비만을 야기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고고당을 포함한, 소위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비롯한 많은 대규모 연구를 통해 폐경 여성에서 고고당의 유병률이 증가된다는 것이 보고됐고, 골다공증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잘 규명됐다. 

-고고당을 동반한 폐경기 여성에서 ‘랄록시펜 사용’은 안전한가
랄록시펜의 대표적 연구인 MORE 연구에서 ‘랄록시펜이 혈압 조절 호르몬인 혈장 레닌, 안지오텐신계 효소 및 알도스테론 수치와 혈압 수치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혈청 지질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더욱 뚜렷했다.) 

또한 심혈관질환이나 위험요인이 있는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RUTH 연구에서 랄록시펜으로 인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증가되지 않았으며, 60세 이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소그룹 분석에서는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49% 감소했다. 즉 위험도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랄록시펜이 심혈관질환에 최소한 나쁜 영향을 주지 않거나, 일부 고위험군에서는 위험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ERM 제재를 처방할 때 가장 우려하는 것이 혈전색전증 위험에 관한 부분인데, 이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혈전색전증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국내 연구에서도 관련 보고는 없었다. 따라서, 혈전색전증에 대한 우려로 투약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고고당을 동반한 폐경 여성은 신장 기능에도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랄록시펜은 신기능 저하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폐경기 여성이 골다공증 전 단계부터 예방 목적으로 랄록시펜을 장기 복용해도 안전한가
뼈 건강은 ‘골의 양(bone mass)’뿐 아니라 ‘골의 질(bone quality)’도 고려돼야 한다. 그런데 기존의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나 데노수맙(Denosumab) 같은 골흡수억제제들은 골흡수를 과도하게 억제하는 과정에서 골의 질이 떨어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장기간 사용 시 턱뼈 괴사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 

하지만, 랄록시펜의 경우 골흡수를 폐경 전 수준까지 적절히 억제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고 휴약기를 가질 필요가 없어 척추골절 감소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 

-골감소/골다공증에서 비타민D의 중요성은 
적절한 칼슘 섭취 없이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것은 벽돌 없이 집을 짓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만큼 칼슘 섭취가 중요한데, 칼슘이 체내에 잘 흡수되려면 비타민D도 꼭 필요하다. 또한 비타민D 결핍은 골다공증 뿐 아니라 고고당의 위험성을 높이는데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정확한 인과관계와 비타민D 보충이 만성질환을 감소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국민건강영양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80%가 비타민D 결핍 상태이다. 게다가 주로 자외선을 통해 생성되는 비타민D는 요즘처럼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더욱 결핍되기 쉽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제 외에도 반드시 비타민D를 복용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골감소/골다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랄록시펜+비타민D 복합제(에비스타 플러스)의 이점은 무엇인가
고고당 등 만성질환이 있는 폐경기 여성은 이미 3~5가지 이상의 약제를 복용 중인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 약과 별도로 비타민D까지 추가 복용하게 되면 불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경험적으로 보면 환자에게 골다공증 치료제와 비타민D를 따로 처방했을 때, 골다공증 약은 잘 복용하지만 비타민D는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 잘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에비스타 플러스와 같은 복합제를 처방함으로써 복약순응도를 올리면 비타민D 섭취 및 칼슘 흡수율 증가와 함께, 보다 효과적인 골다공증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폐경기 골감소/골다공증 환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골다공증 이전 단계인 골감소증 시기부터 적극적인 골 관리가 필요하다. 골절 발생률은 골다공증에서 현저히 올라가지만, 골절 발생의 절대 건수는 골감소증 환자에서 훨씬 많기 때문이다. 골절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예방과 치료에 들어가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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