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언어모델 GPT-3,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 정확도 80%
사람의 말하는 패턴 듣고 미묘한 변화 감지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찾아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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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Chat GPT)'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022년 12월 1일 공개된 챗GPT는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나누는 서비스이다. 

오픈에이아이는 △인공지능 언어모델 '지피티-3'(GPT-3)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 '달리2'(DALL-E2) △다국어 음성인식 인공지능 '위스퍼(Whisper)' 등을 선보인 인공지능 연구재단이다.

말하는 패턴 듣고 초기 알츠하이머병 선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종종 자신의 말을 되풀하거나, 사진을 보여줬을 때 내용을 묘사하지 못하고 다른 것으로 벗어난다. 또 자신의 생각을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물체를 '사물(thing)' 또는 '무언가(something)' 등으로 모호하게 언급한다. 

미국 드렉셀대학 Hualou Liang 교수 연구팀이 ChatGPT 중 언어 모델인 'GPT-3'를 이용해 치매 검사 시 사진을 설명하는 사람들의 오디오 클립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GPT-3는 80% 정확도를 보이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선별했다. 

연구팀은 "GPT-3를 이용해 건강한 성인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10초 동안의 텍스트를 기록했다"며 "GPT-3는 일상적 언어와 인지 감소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미묘한 언어 차이를 구별했다"고 말했다. 

이어 "GPT-3가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가 되길 희망한다"며 "특히 임상의들이 너무 미묘할 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iang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 등이 완전해지면 GPT-3 시스템은 완전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노인 커뮤니티에서 치매 문제를 완화하는 데 즉각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2일 PLOS Digital Health에 개재됐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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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병 선별검사 비율은 48% 정도에 불과하다. 국가의 소득 수준에 따라 비율이 달라지는데, 고속득 국가 54%, 저소득 및 중위소득 국가는 24%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의 음성을 분석하는 AI를 이용해 알츠하이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관련된 연구는 이미 진행 중인데, 2021년 미국 바이두리서치의 Jiahong Yuan 박사 연구팀은 BERT 및 ERNIE 등과 같은 AI 언어 모델을 미세 조정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잠시 멈춤(Pause)' 등 언어 문제를 인코딩했다. 

그 결과, ADReSS(Alzheimer's Dementia Recognition through Spontaneous Speech) 챌린지 테스트 세트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찾아내는데 89.6%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말을 할 때 '움(um)'이 '우(uh)'보다 덜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 Matej Martinc 연구팀도 사람들의 음성 샘플을 분석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선별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56명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병군과 대조군으로 1:1 배치하고, 연령 및 성별을 매치했다. 

그 결과, 환자의 텍스트와 어쿠스틱 특성(acoustic features) 등을 융합했을 때 94% 정확도를 보였다. 

음성이 알츠하이머병을 알아내는 바이오마커? 

일각에서는 음성은 알츠하이머병을 선별하는 바이오마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람의 목소리를 분석해 관상동맥질환, 알츠하이머병 등을 분석하는 '윈터라이트 랩스(Winterlight Labs)'의 Rudzicz 공동 창립자도 그 중 한 명이다.

 Rudzicz 공동 창립자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은 없지만 그 영향을 일부 지연시킬 수 있는 조기 진단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AI를 이용한 진단법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음성인식 스피커인 아마존의 알렉사(Alexa), 아이폰의 음성인식 시리(Siri) 등을 통해서도 환자의 대화를 모니터링하면서 더듬거리는 등의 단어가 발견되면 경고음을 울리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문제도 감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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