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송진영 교수팀, 생후 2개월차 1.1kg 아기 동맥관개존증 수술
국내 성공 사례 중 가장 적어 ... 2021년 당시 국내 최소 기록(1.76kg) 자체 경신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몸무게 1.1kg인 아기 윤슬이를 대상으로 동맥관개존증 비수술적 폐쇄술에 성공해 국내에서 이 분야 최소 체중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송진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윤슬이를 안고 있는 엄마 김노을씨.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몸무게 1.1kg인 아기 윤슬이를 대상으로 동맥관개존증 비수술적 폐쇄술에 성공해 국내에서 이 분야 최소 체중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송진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윤슬이를 안고 있는 엄마 김노을씨.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삼성서울병원 송진영, 성세인 교수팀(소아청소년과)이 지난해 11월 8일 생후 2개월, 몸무게 1.1kg인 상태에서 동맥관개존증으로 비수술적 폐쇄술을 받은 아기 윤슬이가 최근 건강히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 기록은 국내 동맥관개존증 비수술적 폐쇄술의 ‘최소 체중’ 기록이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작은 체중이다. 

윤슬이는 28주 4일 만에 세상에 나왔다.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680g에 불과했다. 초극소저체중 출생아로 이른둥이 가운데서도 작은 축에 속했다. 태어났을 때 윤슬이보다 작은 아이는 전국을 뒤져봐도 3 퍼센타일(percentile) 남짓에 불과했다.   

윤슬이는 통번역가인 김노을(40)씨가 결혼 6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이다. 

노을씨는 윤슬이가 태어난 후로 하루도 걱정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했다. 윤슬이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숙아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심장병 중 하나인 동맥관개존증을 진단받았기 때문이다.

동맥관개존증이란 자궁 내 태아의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동맥관이란 혈관이 출생 후에도 계속 열려 있는 상태를 말한다. 원래는 생후 초창기에 자연적으로 막히는 게 정상이다. 미숙아에서는 지속적으로 열려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열린 상태가 지속되면 심내막염이나 폐부종과 같은 합병증은 물론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윤슬이 또한 심장 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데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열린 동맥관을 막는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데 윤슬이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맥관 개존증을 치료하는 데 쓰는 기구는 아기들이 보통 6kg 이상 자란 뒤에나 쓸 수 있다. 윤슬이처럼 미숙아들에게는 어렵다는 뜻이다.

송진영, 성세인 교수팀은 지난 2021년 12월 1,760g 아기를 대상으로 시술했던 경험을 되살렸다. 당시 국내 시술 사례 중 가장 몸무게가 적은 아이였다.

교수팀은 앞서 치료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최근 개발된 ‘피콜로(piccolo)’라는 기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최대 5mm에 불과한 피콜로는 윤슬이와 같이 특별한 경우에 쓰도록 제작됐다. 

윤슬이의 연약한 몸이 견딜 수 있도록 매우 섬세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교수팀은 윤슬이의 다리 혈관을 통해 피콜로를 동맥관까지 이동시킨 뒤, 기구를 펼쳐 열린 동맥관을 막는 데 성공했다.

노을씨는 “송진영, 성세인 교수님을 비롯해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모두가 자기 애인 것 마냥 애써주신 게 무척 고마웠다” 면서 “덕분에 밝은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아기를 잘 키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윤슬이는 태어날 때 와 달리 몸무게도 3kg을 훌쩍 넘겨 몰라보게 자랐다.  

이번 시술을 주도한 송진영 교수는 “윤슬이처럼 몸무게가 적은 아이들은 치료 선택지가 많지 않아 어려울 때가 많다. 수술을 대치할 수 있는 비수술치료가 매우 도움이 된다. 치료를 잘 버텨준 윤슬이가 대견하고 고맙다” 면서 “앞으로 윤슬이와 같은 아기들의 치료 성공 경험이 더 많이 쌓이면 미숙아에서 심장병의 비수술적 치료가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송 교수는 윤슬이와 비슷한 몸무게(1.2kg)를 가진 다른 미숙아의 동맥관을 동일하게 막는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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