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단 김이경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만 매몰돼 있지 말고, 미숙아 특히 극소저체중 출생아 관리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극소저체중 출생아를 돌볼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냈지만, 정작 성적은 신통치 않다. 최근 5년(2016~2020년) 동안 정부가 저출산 대응에 투입한 예산은 150조원이다. 하지만 이 기간 합계 출산율은 1.17명에서 0.84명으로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본지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극소저체중아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의사들이 다시 신생아중환자실로 돌아올 방안에 대해 논의해봤다. 또 미숙아지속관리 시범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1. 극소저체중 출생아 돌볼 의사 부족한 신생아중환자실   
2.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이경 교수(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단장)

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 김이경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 김이경 단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미숙아(이하 이른둥이) 지속 관리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고위험 산모들이 증가하면서 이른둥이 출산율도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른둥이들도 정상 체중을 회복하면 대부분 건강하게 성장한다. 하지만 몇몇 이른둥이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퇴원 후 신체 성장이 원활하지 않아 특화된 추적관리가 필요하다.

동네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면 되지 않냐고 말하지만, 이른둥이들의 이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제대로 된 진료가 불가능하다. 

또 다른 이유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 예로 과거 극소저체중아에게 덱사메타손을 처방 사례다. 덱사메타손이 지적장애 및 뇌성마비의 원인 될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만일 이른둥이 추적 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내용이다. 추적관리를 통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 발생 위험을 줄이고, 이는 곧 신생아 진료 자체의 발전을 꾀하는 길이라 추적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 현황은? 

2021년부터 이른둥이(교정 연령 만 3세 이하)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가 발주하고 대한신생아학회가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28개 병원, 2500명 이상의 이른둥이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정해진 사업 기간은 없고, 1년마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사업을 진행될지 아닐지 등 여러 가지가 미정이다. 게다가 올해는 사업비도 지난해와 동결돼 아쉬운 마음이 크다. 

- 미국이나 유럽 등은 이른둥이 지속 관리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하다.

미국, 영국 등이 이른둥이 지속 관리 사업에서 앞선 국가로 꼽힌다. 7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한 미국 브라운대학은 이른둥이를 추적 관리했을 때 어떤 학문적으로 어떤 혜택이 있는지 이론적으로 정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브라운대학은 현재 5살까지 추적관리한다. 

영국도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된 팀이 이른둥이를 추적 관찰하는 것은 물론 강화된 감시(enhanced serveillance)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른둥이 지속 관리 시범사업단 김이경 단장 
이른둥이 지속 관리 시범사업단 김이경 단장 

- 지속 관리 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른둥이들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퇴원 이후 4, 8, 18, 24, 36개월 단위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 이때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물론 안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의사 등이 참여해 다학제로 진료한다. 

이른둥이들의 특징을 아는 의사들이 참여해 성장, 발달 상황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조기 중재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성장, 신체발달, 신경학적 검진, 한국형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DST), 질병 상태 등을 평가한다. 

지속 관리 사업의 특징은 지역(병원)별로 추적 코디네이터 간호사들이 배정돼 아이의 상태나 추적 진료와 관련해 부모들이 궁금한 것들을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신생아집중치료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그 자체로도 너무 힘들다. 그런데 이른둥이 추적 관리사업을 위해 외래진료까지 하자고 말하는 것이 힘들다. 

또 이른둥이들의 성장상태나 발달 등을 모두 보려면 약 15~30분 걸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병원 측에서도 그다지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웃음). 

비용 문제도 있다. 시범사업에 사용되는 1년 예산이 4억 6000만원이다. 이 비용 대부분을 코디네이터인 간호사를 채용하는 데 사용한다. 따라서 정부가 간호사를 지원하든가 수가를 책정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외에도 조기 재활이 필요한 이른둥이들에게 병원을 연결하려고 해도 시설이 부족해 비싼 비용을 들여 사설 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이른둥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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