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복용 시 2형 당뇨병 위험 높아진다는 근거 쌓여
PPI 복용 2형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위산분비 억제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와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의 악연이 계속되고 있다.

PPI를 복용한 성인은 당뇨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진다는 근거가 쌓인 데 이어, 최근 당뇨병 환자는 PPI 투약 시 심혈관질환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PPI,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시켜 당뇨병 위험 높일 수도

PPI는 당뇨병 등 대사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에 PPI가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여러 연구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중국 연구팀이 발표한 세 가지 코호트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PPI를 정기적으로 복용한 환자의 당뇨병 위험이 1.24배 유의하게 높았다. 2년 이상 복용 시 위험은 1.26배 커졌다(Gut 2021;70(6):1070~1077).

임상에서 PPI가 위식도역류질환 1차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중국 연구팀은 PPI 치료가 당뇨병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PPI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뇨병 진단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2010~2015년 새롭게 PPI를 복용한 40세 이상 성인 77만 742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치료기간이 8주 미만인 군보다 8주~6개월 동안 치료받은 군의 당뇨병 진단 위험이 1.19배 유의하게 높았다.

뿐만 아니라 치료기간이 8주 미만인 군과 비교해 6개월~2년 복용군은 1.43배, 2년 이상 복용군은 1.56배 의미 있게 당뇨병 진단 가능성이 컸다.

이탈리아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역학적 근거라는 점에서 향후 이번 결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임상에서 PPI를 복용하는 환자가 많고 당뇨병이 미세혈관 또는 대혈관 합병증 이환율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가 재확인되면 공중보건과 임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PI 복용 시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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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PPI가 일반 성인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보고됐다.

PPI를 복용한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국 전향적 관찰연구에서 5년 이상 PPI를 복용한 성인은 복용하지 않은 이들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2배가량 유의하게 높았다(Mayo Clin Proc 2021;96(10):2540~2549).

또 호주에서 진행된 당뇨병 환자 1000여명 대상의 전향적 관찰연구에서는 PPI 치료를 시작한 군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3.6배 의미 있게 컸다(J Clin Endocrinol Metab 2017;102(8):2985~2993).

"당뇨병 환자, PPI 복용 시 심혈관질환 모니터링 강화해야"

이에 더해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는 PPI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또는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됐음을 시사했다. 

연구는 PPI가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 PPI 치료의 연관성을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UK바이오뱅크(UK Biobank)에서 PPI를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고 자가 보고한 당뇨병 환자 1만 9229명의 데이터가 연구에 포함됐다. 이들은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 병력이 없었다. 전체 환자군 중 PPI 복용군은 83%(1만 5954명)를 차지했다.

추적관찰 약 11년(중앙값) 동안 관상동맥질환은 2971건, 심근경색은 1827건, 심부전은 1192건, 뇌졸중은 738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은 2297건 발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PPI 복용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을 조사한 결과, PPI 복용군은 비복용군보다 △관상동맥질환 1.27배(HR 1.27; 95% CI 1.15~1.40) △심근경색 1.34배(HR 1.34; 95% CI 1.18~1.52) △심부전 1.35배(HR 1.35; 95% CI 1.16~1.57)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1.3배(HR 1.30; 95% CI 1.16~1.45) 등 유의한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

단, PPI 복용과 뇌졸중 발생 사이에는 의미 있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HR 1.11; 95% CI 0.90~1.36).

이 같은 결과는 PPI 적응증, 항당뇨병제 또는 항혈소판제 복용 등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Gang Liu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번 결과는 PPI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또는 사망 위험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당뇨병 환자에서 PPI 치료에 따른 혜택과 위험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며, PPI 복용 시 심혈관질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PPI 복용과 심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 증가의 연관성은 장내 미생물 변화와 PPI 및 항혈소판제 간 상호작용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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