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 교수팀, 국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대상 연구
티카그렐러 사용 시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호흡곤란 많아

▲(좌부터)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 경상국립대병원 순환기내과 강민규 교수.
▲(좌부터)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 경상국립대병원 순환기내과 강민규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항혈소판제 종류에 따른 호흡곤란 및 출혈 빈도 차이를 규명했다.

중앙대광명병원 정영훈 교수(순환기내과)·경상국립대병원 강민규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이 한국인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티카그렐러 투약 시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 및 호흡곤란이 많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티카그렐러가 클로피도그렐보다 혈소판 억제 효과가 강력했고, 조기 호흡곤란 및 출혈 발생이 2제요법의 조기 중단· 변경의 중요한 원인임을 입증했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혈전 발생 위험은 낮고 출혈 위험은 높아 항혈전제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정 교수가 2012년 처음 제시한 '동아시아인 패러독스' 개념으로, 최근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에서 티카그렐러는 클로피도그렐보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을 유의하게 줄였다. 하지만 최근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러 연구에서 임상적 효능이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출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혈소판제 종류 따른 호흡곤란 및 출혈 빈도 차이.
▲항혈소판제 종류 따른 호흡곤란 및 출혈 빈도 차이.

고위험군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포함한 2제요법의 조기 중단은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정 교수팀은 재관류술 후 출혈 및 호흡곤란 발생의 원인과 2제요법 조기 중단에 대한 실제 영향을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응급 재관류술을 받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94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초기 1개월간 2제요법 진행 후 시행한 혈소판 기능검사에서 티카그렐러를 사용하면 클로피도그렐보다 강력한 혈소판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또 두 약제간 출혈 위험 기준(LPR)이 다르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와 함께 티카그렐러를 사용하면 클로피도그렐보다 출혈 및 호흡곤란 발생이 유의하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혈 발생은 약제 종류보다는 LPR 유무가 가장 중요했고, 호흡곤란 발생은 약제 종류 및 출혈 여부가 동시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다. 

아울러 12개월 추적관찰 중 티카그렐러 처방군이 클로피도그렐 처방군보다 2제요법의 조기 변경 또는 중단이 유의하게 많았으며, 티카그렐러 중단의 절반 이상이 시술 후 1개월 이내에 발생했다. 2제요법 조기 중단의 주된 원인은 조기 출혈 및 호흡곤란 유무였다.

정 교수는 "티카그렐러 표준용량(1일 90mg 2회) 복용 시 한국인에서 초기 출혈 혹은 호흡곤란 발생이 매우 흔한 현상임을 확인했다"며 "이는 항혈소판요법의 조기 중단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티카그렐러 감량요법(de-escalation strategy)이 한국인에서 필요함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현재 정 교수 및 동아의대 김무현 교수팀이 진행하고 있는 EASTYLE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1개월 후 티카그렐러 60mg 감량 및 3개월 후 아스피린 중단의 하이브리드 요법(hybrid strategy)의 임상적 효능을 확인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향후 한국인 치료지침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연구의 결과는 Frontiers in Cardiovascular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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