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비만 환자 대상 무작위 연구 결과, 체중·BMI 유의한 변화 없어
핀란드 연구팀 "FMT만으로 체중 충분하게 줄일 수 없다는 근거 연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대변이식술(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이 비만대사수술 이후 체중을 더 줄이는 부스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증 비만 환자 대상의 무작위 연구 결과, 비만대사수술 6개월 전 비만하지 않은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으로 FMT를 받은 군은 본인 대변으로 FMT를 진행한 군과 비교해 수술 이후 12개월째 체중, 체질량지수(BMI) 등에서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서는 FMT가 비만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을지라도, 실제 사람에게서는 FMT가 체중을 충분히 줄일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연구 결과는 JAMA Network Open 12월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FMT, 동물실험서 비만 치료 가능성 확인

장내 미생물 균총(intestinal microbiota)은 비만 치료를 위한 잠재적 타깃으로 관심을 모았다. FMT는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비만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비만한 사람과 비만하지 않은 이들의 장내 미생물 균총 차이를 확인한 연구와 장내 미생물 균총 및 체중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한 동물실험은 비만 및 대사에 FMT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 진행에 힘을 실었다. 

이들 연구 결과에 의하면, FMT는 인슐린 감수성, 복부지방, 지질대사 등을 약간 개선하지만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그러나 대부분 중증 비만 환자는 건강한 이들보다 박테리아 다양성과 장내 미생물 풍부함이 감소한 상태로, 비만대사수술은 장내 미생물 풍부함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번 위약 대조군 무작위 연구는 비만대사수술 전 비만하지 않은 건강한 기증자를 통한 FMT로 비만한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풍부하게 만들면 수술 이후 효과를 더 향상시킬 수 있는지 조사하고자 진행됐다.

총 체중 감소율, FMT군 25.3% vs 위약군 25.2%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18~2021년 핀란드 2곳 비만대사수술센터에서 치료받은 중증 비만 환자 성인 41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평균 BMI는 42.5kg/㎡, 평균 나이는 48.7세였으며 4명 중 3명(71%)은 여성이었다.

전체 환자군 중 21명은 비만하지 않은 건강한 기증자를 통한 FMT를 받았고(FMT군), 그 외에는 위약으로서 이들이 가진 장내 미생물 균총을 이식받았다(대조군). 

FMT는 비만대사수술 시행 6개월 전에 이뤄졌다. 34명이 복강경 루와이 위우회술을, 4명이 복강경 위소매절제술을 받았다. 등록 당시 방문한 이후 마지막 18개월째 추적관찰을 완료한 환자군은 34명(82.9%)이었다.

비만대사수술 진행 후 12개월째 평균 BMI를 조사한 결과, FMT군은 10.4kg/㎡, 위약군은 10.15kg/㎡ 줄었고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같은 기간 총 체중은 FMT군이 4.8%, 위약군이 4.6% 감소했다. 

특히 등록 당시인 FMT를 시행했을 때와 비교해 18개월째 총 체중은 FMT군 25.3%, 위약군 25.2% 줄었으며 FMT 진행 여부에 따른 의미 있는 체중 변화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아울러 평균 지방 함량 감소율은 FMT군 8.8%, 위약군 7.6%, 평균 내장지방 함량 감소율은 각 6.9%와 5.3%로 조사됐다. 평균 근육량 각 8kg, 9.9kg 줄어 두 군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평균 지질, 당화혈색소, 요산 등 수치도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삶의 질도 유사했다. 

연구를 진행한 핀란드 파이자트-하임 중앙병원 Perttu Lahtinen 박사는 논문을 통해 "FMT가 수술 전·후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FMT만으로 체중을 충분하게 줄일 수 없다는 근거가 되는 연구"라며 "FMT가 정밀한 대사지표에는 일시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비만에서 FMT 역할을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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