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자문위원회,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아 승인 비권고
PDUFA에 따라 최종 승인 여부는 내년 2월 28일까지 결정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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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바이오제약기업 사이토키네틱스사의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 신약 '오메캄티브 메카빌' 허가에 암운이 드리웠다.

개발사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심혈관 및 신장 약물 자문위원회 투표 결과, 기권 없이 찬성 8표 반대 3표로 오메캄티브 메카빌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 자문위가 오메캄티브 메카빌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오메캄티브 메카빌은 심장의 수축 기전을 직접 표적하도록 설계된 마이오트로프 계열 미오신 활성제로, 임상3상에서 큰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2020년 암젠이 개발을 포기한 약제다. 

자문위 결정은 FDA 허가에 참고될 뿐 구속력은 없어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대체로 참고한다는 점에서 오메캄티브 메카빌 승인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른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FDA 심사기한은 내년 2월 28일까지다.

GALACTIC-HF, 1차 목표점 평가지표 개별 분석 시 혜택 없어

FDA 자문위가 오메캄티브 메카빌 승인 여부를 두고 검토한 연구는 GALACTIC-HF 임상3상이다. 연구 결과는 2020년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에 실렸다.

연구에서는 좌심실박출률(LVEF) 35% 이하인 HFrEF 환자 8232명을 대상으로 오메캄티브 메카빌을 표준요법과 함께 투약하면 임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추적관찰 21.8개월(중앙값) 동안 1차 목표점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과 첫 심부전 발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의 위험이 위약군보다 8% 유의하게 낮았다.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 37%, 위약군 39.1%로, 두 군 간 발생률의 차이는 2.1%p였다. 

그러나 1차 목표점 평가지표를 각각 분석한 결과에서는 긍정적 성적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

첫 심부전 발생 위험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7%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19.6%로 위약군(19.4%)보다 0.2%p 높았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두 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이어 등록 당시 대비 치료 24주째 심부전 질병 특이적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지표인 KCCQ 점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입원환자의 경우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2.5점 더 향상됐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오히려 외래환자에서는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 대비 건강상태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아울러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치료 혜택을 크게 얻을 수 있는 환자군을 확인하고자 하위분석을 진행했고, LVEF 28% 이하인 환자군에서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16%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VEF 28% 초과인 환자군에서는 오메캄티브 메카군빌의 1차 목표점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높은 미충족 수요 vs 적은 임상적 혜택, 자문위 판단 달라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GALACTIC-HF 임상3상 결과를 두고 새로운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와 임상적 혜택 중 무게추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자문위 판단이 달라졌다.

허가에 찬성한 자문위 멤버들은 새로운 HFrEF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작을지라도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임상적 혜택이 확인됐고 안전성 프로파일이 우수했다고 판단했다. 

승인에 찬성한 미국 시더스 시나이 메디컬센터 C. Noel Bairey 박사는 "새로운 치료 필요성에 따라 승인을 찬성한다"며 "경험상 중증 심부전 환자의 최대 절반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에 불내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노바 심장혈관연구소 Christopher M. O'Connor 박사도 "질환 치료에 중요한 미충족 수요가 있다"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졌다. 좁은 길일 수 있지만 고위험군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승인에 반대한 자문위 멤버들은 오메캄티브 메카빌 혜택이 크지 않으며, 혁신신약(first-in-class)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으로 성공했을지라도, 임상3상 주요 결과는 FDA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허가 반대표를 던진 미국 밴더빌트 메디칼센터 Julia B. Lewis 교수는 "대규모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더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삶의 질이나 다른 2차 목표점에서도 오메캄티브 메카빌 혜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Steven Nissen 교수도 "삶의 질 측면에서 혜택이 있었다면 승인 찬성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8000여명 환자 대상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에 이득이 없었고 결과가 매력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단, 하위분석에서 LVEF 28% 이하인 HFrEF 환자는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치료 혜택을 더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문위는 오메캄티브 메카빌을 허가 하더라도 LVEF 25% 이하인 환자군에만 사용을 제한하는 엄격한 라벨링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자문위는 GALACTC-HF 임상3상 하위분석에서 심방세동 또는 심방조동 환자는 오메캄티브 메카빌을 복용하는 동안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 과도하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고려해, 허가 시 이들 환자는 금기라는 내용을 제품 라벨에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사이토키네틱스사의 Robert I. Blum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위험 대비 혜택에 대해 자문위 사이에서 더 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우리는 HFrEF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잠재적 혜택이 있다고 여전히 확신한다. 오메캄티브 메카빌 승인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FDA와 건설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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