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신경계집중치료는 아직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신경계집중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년 전 미국 컬럼비아대학 의료센터-뉴욕 장로교병원 신경학 연구소(Neurological Institute)에 연수를 갔는데, 중환자실에 신경집중치료를 하고 있었다. 당시 신경외과 수술 환자들을 신경과 의사들이 신경집중치료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국은 신경계집중치료가 환자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신경외과와 신경과가 엄격하게 구분돼 있어 꿈도 꾸지 못할 시기였다. 조금 늦었더라도 우리나라 신경계 중환자들도 신경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  

- 신경계 질환 중환자를 신경과 의사가 진료해야 하는 이유는?

신경계 질환 중환자들을 신경집중치료 경력이 있는 의사들이 봤을 때 환자 상태나 예후 등이 훨씬 좋다는 임상 근거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일반적 세팅은 잘 돼 있지만, 급성 신경계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은 거의 없다. 신경계 의사들이 더 예민하게 환자 변화도 파악하고, 장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결국 중환자실 내 시스템을 만들고, 신경과 전문 인력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수가 등 여러 문제로 병원 경영진이 흔쾌히 동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중증도 평가 등으로 상급종합병원들은 점점 더 중증환자를 잘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신경집중치료는 병원에 도움이 되는 요소라 생각한다. 

또 신경계 중환자에게 집중치료를 시작하면 신경과는 물론 신경외과, 내과 등 다학제 진료를 해야 한다. 이 부분도 병원 경영에 긍정적 부분이다. 무엇보다 의료의 질이 좋아져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 신경계집중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은 충분한가? 

그동안 신경집중치료학회에서 여름과 겨울에 중증신경계 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이론과 술기 등을 교육해 왔다. 또 학회가 올해부터 아카데미를 만들고, 여름과 겨울에 수료해야 자격증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신경집중치료인증의 제도도 런칭했다. 

- 국내에 신경계 중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곳은 서울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두 곳 뿐일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현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긍정적이라면 지방 병원 등에서 신경집중치료를 하는 의사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 경영진도 신경집중치료의 중요성을 알게 될 것이고, 국민들도 인지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 최근 학술대회에서 미션과 비전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이번에 발표한 미션은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치료에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것'이고, 비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경집중치료 역량을 확보한다'로 정했다. 앞으로 10년을 준비하는 우리 학회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