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췌장암의 달' 기념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 열려
국립암센터 한성식 교수 '한국의 췌장암 현황' 분석 결과 발표
2013~2019년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 13.3%…"췌장암 알리는 캠페인 중요"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는 11월 '췌장암의 달'을 맞아 17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을 진행했다. (좌부터) 한국췌장외과학회 권우일 총무이사, 한국췌장암네트워크 김선회 대표, 한국췌장담도학회 이진 이사장, 대한췌장담도학회 이광혁 교육이사.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는 11월 '췌장암의 달'을 맞아 17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을 진행했다. (좌부터) 한국췌장외과학회 권우일 총무이사, 한국췌장암네트워크 김선회 대표, 한국췌장담도학회 이진 이사장, 대한췌장담도학회 이광혁 교육이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췌장암은 진단 이후 치료하면 완치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국내 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췌장암 치료성적이 좋아지고 있어도 최근 국내 5년 상대생존율은 13.3%에 불과했다. 

국립암센터 한성식 교수(간담췌장센터장)은 17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에서 '한국의 췌장암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는 11월 '췌장암의 달'을 맞아 이번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캠페인은 국민에게 국내 췌장암 현황을 전하고 췌장암 극복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를 담아 열렸다.

▲국립암센터 한성식 교수는 '한국의 췌장암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암센터 한성식 교수는 '한국의 췌장암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암 중 췌장암 발생 순위 '8위'…사망 순위 '5위'

국내 췌장암 현황 분석 결과, 췌장암 환자는 2019년 기준 약 8000명이 발생하며 전체 암 발생 순위 중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망 순위는 발생 순위보다 높은 5위로, 2021년 기준 7000여 명이 사망했다.

췌장암 치료성적은 다른 암과 비교해 나쁜 실정이다. 1993~1995년 대비 2014~2018년 암 발생자 생존율은 폐암의 경우 2배가량 높아져 최근 30%를 넘었다. 간암, 갑상선암, 위암 모두 최근 생존율이 과거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췌장암 생존율은 다른 암과 비교해 개선되지 않고 정체됐다.

췌장암 생존율을 높이려면 국한 또는 국소 시점에 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2008~2012년과 2019~2019년 췌장암 진단 시점의 병기는 국한 또는 국소가 30%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췌장암 첫 치료 추이의 경우, 수술 가능한 국한 또는 국소 췌장암 환자군에서 수술받은 비율이 2006년 35.9%에서 2017년 46.3%로 높아졌다.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은 비율도 19.1%에서 24.2%로 상승했다.

주목할 결과는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비율이 2006년 45%에서 2017년 29.5%로 감소한 것이다. 치료받는 췌장암 환자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3명 중 1명은 치료를 포기하고 있었다. 

연령별로 국한 또는 국소 췌장암 환자 중 아무 치료를 받지 않는 비율의 경우 80세 이상은 2006년 90.1%에서 2017년 75.6%로, 70~79세는 61.3%에서 31.5%로 감소했다. 69세 이하의 경우 29.6%에서 12.6%로 줄었을지라도 약 10%가 치료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단 연도에 따른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1999~2005년 8.5%에서 2013~2019년 13.3%로 높아졌으나 여전히 10% 수준에 머물렀다. 

한 교수는 "췌장암 치료성적이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완치율은 1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췌장암 사망자를 줄이기에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수술 가능한 국한 췌장암 환자의 완치율은 2006~2012년 26.7%에서 2013~2019년 44.3%까지 높아졌다. 이는 췌장암을 치료하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 교수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약 30%가 아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위험 신호다. 치료받으면 좋아질 수 있음에도 일찌감치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췌장암을 알리는 캠페인이 중요하다. 췌장암 치료 기회가 있고 치료하면 개선될 수 있음을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 능력 향상·항암치료 발전으로 췌장암 완치율 개선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진 이사장.

국내 췌장암 현황에서 완치율이 과거보다 높아진 이유는 △암 진단 능력 향상 △수술 전후 항암치료 발전 △수술 합병증 예방 및 치료 발전 △내시경 시술의 발달로 환자 상태 개선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MRI가 발전하면서 암 진단 능력이 향상돼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항암치료 발전도 완치율 개선 요인 중 하나다. 췌장암 진단 시 바로 수술이 어려운 경계절제성 췌장암 환자에서 네 가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폴피리녹스(FOLFIRINOX)요법과 젬시타빈+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으로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할 수 있는 환자가 늘어 완치율이 상승했다고 보고된다.

향후 △유전자 분석 기법의 발달 △유전자 분석에 기반한 맞춤 치료 △면역치료 △새로운 진단법을 이용한 조기 진단 등으로 췌장암 진단 및 치료법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진 이사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이용해 췌장암 환자가 가진 특정 유전자를 분석하고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BRCA 유전자 변이가 대표적으로, 해당 변이가 확인되면 올라파립 투약 시 반응이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NGS로 BRCA 유전자 변이를 확인함으로써 맞춤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는 순환종양세포(CTC)와 순환종양DNA(ctDNA) 등을 이용해 췌장암을 더 빠르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혈액 또는 침으로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좋겠지만 아직 유력한 바이오마커가 없다. 향후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진·정책 입안자·국민 노력하면 완치율 2배 높이기 가능"

▲한국췌장암네트워크 김선회 대표.

췌장암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대국민 홍보전략으로,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기검진을 받도록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 만성 췌장염 또는 췌장낭종 등 병력이 있거나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췌장암 검사를 자주 받고 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한국췌장암네트워크 김선회 대표(중앙대 광명병원 외과 임상석좌교수)는 "췌장암 완치율을 높이려면 원인을 규명하고 진단·치료법을 발전시키는 전문가들의 노력만으로 안 된다"면서 "전문가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함께 노력해야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췌장암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한 교수는 "내과, 외과에 췌장암 전문가가 지금보다 많아져야 함에도 젊은 의사 수가 줄고 있어, 췌장암 전문 의료진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연구, 의료제도, 보험수가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절실하다"면서 "또 국민들이 췌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국민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병원에 찾아야 하고, 진단 이후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의료진과 정책 입안자 그리고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다면 10년 이내 췌장암 완치율을 2배로 높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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