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온·오프라인 국제학술대회 27~29일 개최
병태생리 고려 시 병용요법으로 혈당 조절·심혈관계 사건 위험 낮춰
美 DeFronzo 교수 "SGLT-2 억제제, TZD와 병용할 수 있는 이상적 약제"

▲미국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 Ralph A. DeFronzo 교수는 27~29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2)에서 'Thiazolidinediones and SGLT2i: A Rational Combination Based on T2DM Pathophysiology'을 주제로 발표헸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SGLT-2 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TZD) 병용요법을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1차치료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뇨병 병태생리를 고려하면 두 약제 병용요법으로 당화혈색소를 조절하면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과 당뇨병성 신증 등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텍사스대 보건과학센터 Ralph A. DeFronzo 교수는 27~29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2)에서 'Thiazolidinediones and SGLT2i: A Rational Combination Based on T2DM Pathophysiology'을 주제로 발표하며 두 약제를 병용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TZD, '공포의 8중주' 중 네 가지 개선…혈당 강하 효과 지속

당뇨병은 복잡한 병태생리를 가진다. 학계에서는 당뇨병 발생 원인을 '공포의 8중주(OMINOUS OCTET)'라 부르며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장애 △췌장 알파세포에서 글루카곤 분비 증가 △간에서 포도당 생성 증가 △뇌 신경전달물질 기능장애 △근육에서 포도당 흡수 감소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 증가 △지방조직에서 포도당 흡수 감소 △장에서 인크레틴 효과 감소 등 여덟 가지 이유로 당뇨병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DeFronzo 교수는 "당뇨병 치료 시 여러 가지 병태생리학적 결함을 교정하려면 다양한 약물을 병용해야 한다"며 "단순히 당화혈색소 감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알려진 질환 발병 문제를 기반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 베타세포 손상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당뇨병 자연적 진행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ZD는 베타세포 기능을 강화하고 보존하기 위해 베타세포에 직접 영향을 미쳐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키는 인슐린 감수성 개선제(insulin sensitizing agent)다. 공포의 8중주 중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장애 △간에서 포도당 생성 증가 △근육에서 포도당 흡수 감소 △지방조직에서 포도당 흡수 감소 등 네 가지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TZD는 당화혈색소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

DeFronzo 교수는 "TZD 계열 약제의 장기간 연구를 보면, 연구마다 디자인이 달리 초기 당화혈색소 강화 효과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조절 효과는 장기간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연구에서 TZD 계열 약제인 피오글리타존은 당뇨병 또는 당뇨병전단계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당뇨병 환자 대상의 PROACTIVE 결과, 피오글리타존은 위약 대비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 위험을 16% 유의하게 낮췄다.

IRIS 연구에서도 피오글리타존은 위약과 비교해 뇌졸중·심근경색 위험을 24% 의미 있게 예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당뇨병 발생 위험도 피오글리타존 모든 용량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DeFronzo 교수는 "피오글리타존은 지속적으로 당화혈색소 감소를 유발하며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베타세포 기능을 보존한다. 또 인슐린 신호를 강화하고 염증/죽상경화증 경로를 억제한다"면서 "이와 함께 피오글리타존은 지질독성을 역전시키고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며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피오글리타존을 심부전 근거가 없는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GLT-2i 심혈관질환 위험 낮춰…TZD 병용요법으로 부가효과 기대

▲Ralph A. DeFronzo 교수는 TZD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으로 당뇨병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치료 혜택을 설명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Ralph A. DeFronzo 교수는 TZD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으로 당뇨병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치료 혜택을 설명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피오글리타존 등 TZD와 병용할 수 있는 약제는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설포닐유레아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가 있다.

이 중 그가 SGLT-2 억제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을 예방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SGLT-2 억제제는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를 통해 심혈관 안전성에 더해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또 단백뇨,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과 무관하게 신기능 저하 속도를 지연시킨다고 보고된다. 

아울러 SGLT-2 억제제는 여덟 가지 당뇨병 발생 원인 중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장애 △근육에서 포도당 흡수 감소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 증가 등 세 가지를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TZD와 SGLT-2 억제제를 병용하면 부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체적으로 MACE 위험은 두 약제 병용요법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심부전에 TZD가 미치는 영향은 알 수 없지만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예방 효과에 따라 병용요법시 심부전 위험을 낮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TZD는 여러 동물연구에서 당뇨병성 신증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사람 대상 연구가 없어 신장에 중립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된다. SGLT-2 억제제의 신장 기능 악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이를 근거로 두 약제를 병용하면 신장 보호 혜택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화혈색소는 SGLT-2 억제제보다 TZD가 더 낮추므로, 병용요법 시 혈당 강하에 부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슐린 민감도와 베타세포 기능은 TZD가 크게 향상시키고 SGLT-2 억제제가 완만하게 개선하므로, 두 약제를 병용하면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TZD 투약 시 체중이 증가하지만 SGLT-2 억제제는 체중을 줄이므로 병용요법을 통해 체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DeFronzo 교수는 "TZD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은 MACE와 당뇨병성 신증 등 위험을 줄이면서 당화혈색소를 조절할 수 있고 체중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SGLT-2 억제제는 TZD와 함께 투약할 수 있는 이상적인 약제다. 두 약제 병용요법을 모든 당뇨병 환자의 1차치료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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