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공공필수의료 담당하는 사립대병원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어"
성형·피부·정형외과 등 인기과 전공의 지원 전 필수의료 수련 후 선발 제안

고려대 안암병원 윤을식 병원장은 지난 9월 5일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으로 취임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윤을식 병원장은 지난 9월 5일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사립대학병원들이 소통 및 조직 강화를 통해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9월 5일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으로 윤을식 회장(고려대 안암병원장)이 취임했다.

윤 신임 회장은 △병원 간 협력강화를 통한 경영 선진화 △적극적 소통을 통한 의료정책 방향 제시 △필수의료 정상화의 근본적인 개선대책 수립 등의 노력을 통해 의료계를 넘어 국내의료 발전과 국민건강증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사립대학병원협회는 2007년 사립대학병원들 간 활발한 정보공유와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60개 사립대학병원이 활동하고 있다. 

사립대학병원들은 보건의료 주요 정책 파트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윤 회장은 "공공의료 분야는 국립대병원들을 중심으로 정책이 이뤄지고 있으며, 전체적 병원 정책은 중소병원들의 시각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사립대학병원들은 공공의료, 병원 현안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목소리가 정부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건의료 정책에서 사립대학병원만의 역할이 있다"며 "사립대학병원들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하고, 정부와 사립대학병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강화 위해 이사진 20명까지 확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국립대학병원과 사립대학병원에 치료 병상 확충 및 환자 치료에 대한 협조를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윤 회장은 "사립대학병원협회가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정부 정책에 목소리를 내려면 회원 간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며 "강화된 소통을 바탕으로 협회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립대학병원협회 이사를 20명까지 확대하고, 이사들에게 맞는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현재 협회는 총무이사를 제외한 정책, 기획, 보험, 의무 등 관련 업무가 규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주 중 이사회를 개최해 협회 이사진들에게 명확한 담당 업무를 배당해 협회로서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윤 회장은 필수의료와 관련해 정부가 단편적 대책보다 종합적이고, 기초부터 재설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필수의료를 확충하려면 사립대학병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며, 정책 구현 과정에서 사립학병원들이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회장은 "필수의료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사립대학병원이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형병원 대부분이 사립대학병원인 상황에서 필수의료 확충 역시 사립대학병원 협조 없이는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확충 논의에서 사립대학병원 현장과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며 "필수의료를 활성화 하려면 간호인력부터 입원전담전문의 확보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를 특정 진료과가 아닌 모든 진료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 분야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윤 회장의 판단이다.

필수의료 분야로 포함되지 않는 성형외과, 피부과, 두경부외과, 이비인후과에서도 필수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다.
 

필수의료 대안 필수의료 수련 전공의 인기과목 선발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는 윤 회장은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방안 중 하나를 제시했다.

성형외과, 피부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진단의학, 정신건강의학과 등 인기 진료과목을 지원하는 전공의는 반드시 필수의료 진료과목을 먼저 수련하도록 규정하는 방안이다.

윤 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분과 전문의를 취득하려면 메이저 진료과를 선행적으로 수련받는다"며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이런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수의료 진료과 분과 전문진료가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전공의 지원이 미달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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