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연구팀, 복부 대동맥류와 특정 질환 연관성 확인
건보공단 데이터로 활용한 국내 첫 복부 대동맥류 전국 기반 연구

▲(좌부터)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 김미형 교수, 조형진 임상강사.
▲(좌부터)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 김미형 교수, 조형진 임상강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복부 대동맥류가 간암, 췌장암, 폐암, 백혈병뿐만 아니라 치매와 우울증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병원장 최승혜)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김미형 교수, 조형진 임상강사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장기간 추적연구를 통해 복부 대동맥류 환자에서 특정 암과 정신건강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복부 대동맥류 합병증을 비롯해, 재수술 빈도, 질병 관련 사망률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많이 진행됐다. 이번 연구와 같이 전국 인구를 기반으로 복부 대동맥류와 특정 질환의 연관성에 주목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2009~2015년 복부 대동맥류를 진단받은 국내 환자 1만 4920명과 나이와 성별이 일치하는 건강한 성인 대조군 4만 4760명을 대상으로 50여 가지 암의 발병 위험도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복부 대동맥류 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간암 1.38배, 췌장암 1.43배, 폐암 1.39배 위험이 높았다. 치료를 위해 복부 대동맥에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백혈병 위험이 3.84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형진 임상강사는 "복부 스텐트 삽입술 환자의 백혈병 발병 위험이 현저히 증가하는 원인은 시술 과정에서 경험한 방사선 피폭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부 대동맥류와 치매, 우울증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인구 1000명당 치매 발병빈도는 복부 대동맥류 환자군 23명, 대조군 15.4명으로 차이를 보였다. 

치매 발병 위험도는 질환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병은 1.38배, 혈관성 치매는 1.78배로 높은 것으로 조사돼, 복부 대동맥류가 혈관성 치매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복부 대동맥류 환자군의 우울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1.4배 증가했다. 특히 65세 미만 환자군의 위험은 1.54배 높아, 65세 이상 환자군(1.27배)에 비해 조금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김미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연구를 통해 알지 못했던 복부 대동맥류 환자들의 정신건강적인 측면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을 세부적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황정기 교수는 "연구를 통해 획득한 결과들이 향후 복부 대동맥류 치료 과정과 치료 후 경과 관리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들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이 발표한 3편의 연구 결과는 Journal of Vascular Surgery를 비롯해 Nature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외과학 국제학술지인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