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 23~25일 개최
LDL-콜레스테롤 낮추고 치료 일찍 시작할수록 심혈관질환 예방에 유리
안암병원 박재형 교수 "개별화된 위험 분류 필요하지만 적극적인 치료가 최근 추세"

▲고대 안암병원 박재형 교수는 23~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What Lipid-lowering Therapy Is Best for Huge Low & Moderate Risk Popu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질환 저·중등도 위험군도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개별화'된 '적극적'인 지질저하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고·초고위험군과 마찬가지로 저·중등도 위험군 역시 LDL-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치료를 일찍 시작해 오랫동안 유지할수록 심혈관질환 예방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질저하치료를 개별화하도록 권고하지만 저·중등도 위험군도 LDL-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근거가 쌓여, 개별화된 적극적인 지질저하치료의 중요성에 무게가 실린다. 

고대 안암병원 박재형 교수(순환기내과)는 23~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제6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What Lipid-lowering Therapy Is Best for Huge Low & Moderate Risk Populat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이드라인,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해 개별적인 치료 결정 권고

주요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는 개별적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하며 개별화된 치료 결정을 주문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ESC)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10년 내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도구인 SCORE가 1% 미만이면 저위험군, 1~5%면 중등도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각 116mg/dL과 100mg/dL로 제시했다.

지난해 ESC가 발표한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건강한 인구에서 10년 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고 동반질환을 확인 후 평생 위험을 확인해 개별화된 치료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심혈관질환 위험도 평가 도구인 SCORE2를 바탕으로 나이에 따라 위험군을 세분화했다. SCORE2에 따른 저·중등도 위험군은 △50세 미만 2.5% 미만 △50~69세 5% 미만 △70세 이상 7.5% 미만으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까지 제시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에서는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1개 이하면 저위험군, 2개 이상이면 중등도 위험군으로 정의했다.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ESC보다 완화된 각 160mg/dL 미만과 130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등 미국 심장학계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10년 위험도가 5% 미만이면 저위험군, 5% 이상 7% 미만이면 경계성 위험군, 7.5% 이상 20% 미만이면 중등도 위험군으로 정의했다.

경계성 위험군이라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가족력, 대사증후군 등 위험 증강인자(risk enhancers)를 확인해 개별화된 치료가 이뤄지도록 했다. 

일차예방 연구에서 스타틴 혜택 확인

고대 안암병원 박재형 교수.
▲고대 안암병원 박재형 교수.

심혈관질환 고·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는 관리전략은 저·중위험군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저·중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치료를 조기에 시작해 오랫동안 잘 유지할수록 심혈관질환 예방에 유리하다는 근거가 쌓였다. 

2012년 발표된 27개 무작위 연구의 메타분석에서는 저위험군에서 스타틴 치료 시 LDL-콜레스테롤 강하에 따른 주요 혈관사건 발생률 변화를 조사했다. 결과에 따르면, 저위험군은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주요 혈관사건 발생률이 감소했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암 발생 또는 암 사망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저위험군도 스타틴의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Lancet 2012;380(9841):581~590).

특히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포함되지 않은 MEGA, JUPITER, AFCAPS/TexCAPS 연구에서는 스타틴의 치료 혜택이 분명하게 확인된다. 

아시아인 심혈관질환 저위험군 대상의 일차예방 연구인 MEGA 연구 결과,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프라바스타틴 복용 시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JUPITER 연구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하, hsCRP 2mg/L 이상인 50세 이상 남성 또는 6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스타틴 치료 효과를 전향적으로 조사한 연구다. 로수바스타틴 20mg 복용 시 심혈관질환 첫 발생 위험은 위약 대비 44% 감소했다. 

또 다른 일차예방 연구인 AFCAPS/TexCAPS 연구에서도 로바스타틴 투약 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2015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혈관병력이 없는 성인이 스타틴을 복용했을 때 그리고 치료강도가 강할 때 LDL-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주요 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15;385(9976):1397~1405).

박 교수는 "일생을 봤을 때 오랫동안 LDL-콜레스테롤을 높은 상태로 유지해 혈관에 영향을 주면 경화반 부하(plaque burden)가 증가한다"며 "LDL-콜레스테롤이 200mg/dL인 사람과 80mg/dL인 사람의 경화반 부하가 다른데,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에 장기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무작위 연구에서 LDL-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좋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요 시 스타틴·에제티미브·PCSK9 억제제 고려 가능

저·중위험군의 기본적인 지질저하치료는 금연과 생활습관 교정 그리고 순응도 개선이다.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도 스타틴, 에제티미브에 더해 PCSK9 억제제 사용을 고려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개별적인 위험도를 확인해 치료를 진행하도록 권고한다. 

ESC는 관상동맥칼슘(CAC), 경동맥 경화반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risk modifier), 평생 심혈관질환 위험, 치료 혜택, 환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 건강한 성인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로 제시한다.

AHA/ACC는 10년 내 심혈관질환 위험을 계산해 논의하며 5~7.5%의 경계성 위험군이면 가족력, 만성 콩팥병, 대사증후군 등 증강인자를 고려해 중강도 스타틴 사용을 고려하도록 한다. 

저·중위험군도 지질저하치료를 개별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 생각이다. 

박 교수는 "저·중위험군에게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은 필수다. 또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질저하치료를 무조건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개별적으로 진행하도록 제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화된 위험 분류가 필요할지라도 최근 경향은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추세다. 저·중위험군도 적극적으로 지질을 조절해야 한다는 근거가 쌓여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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