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박성환 교수팀, '크립1' 단백질 결핍 시 질환 악화 첫 규명
미토콘드리아 내 크립1 조절, 자가면역질환 新치료전략 확인

▲(좌부터)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 가톨릭의대 조미라 교수.
▲(좌부터)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 가톨릭의대 조미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면역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대표적 자가면역질환 루푸스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공동 교신저자), 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공동 교신저자), 박진실 연구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크립1(CR6-interacting factor 1, CRIF1)' 단백질이 B 림프구에서 선택적으로 결핍된 쥐 동물모델을 활용해 B 림프구에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루푸스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세포 내 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은 노화, 암, 당뇨병 등을 포함한 여러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가면역질환 발달에도 핵심 역할을 한다고 보고된다. 최근 자가면역질환 병인으로 작용하는 여러 면역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및 작용 기전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크립1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주로 존재하며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삽입되도록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 결과, B 림프구에서 선택적으로 크립1이 결핍된 동물모델은 고령이 될수록 루푸스 표적항체인 혈청 내 항 이중가닥 DNA 항체량이 증가했고 신장조직 내 염증이 악화됐다. 

▲혈청 내 항 이중가닥 DNA 항체량 증가.

크립1 결핍 B 세포에서 염증 관련 전사인자 발현이 증가하며 특히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진 인터루킨 17(IL-17) 및 IL-6 증가가 관찰됐다. 

▲(좌측) IL-6, IL-17 증가 결과. (우측) H&E와 PAS는 신장조직 내 염증 증가 결과를 보여줌.
▲(좌측) IL-6, IL-17 증가 결과. (우측) H&E와 PAS는 신장조직 내 염증 증가 결과를 보여줌.

또 염증반응이 활성화된 크립1 결핍 B세포는 T세포에 작용해 여포 보조 T세포 발달을 촉진했다. 

▲(좌측) 여포 보조 T세포 증가. (우측) 여포 보조 T세포 관련 인자 발현 증가.
▲(좌측) 여포 보조 T세포 증가. (우측) 여포 보조 T세포 관련 인자 발현 증가.

아울러 루푸스 질환 동물모델에 크립1 유전자 치료 시 질환이 개선되고, 루푸스 환자의 말초혈액단핵세포에 크립1 과발현 시 IL-17 생성이 감소됨을 확인했다.

▲(좌측) 루푸스 질환 마우스 모델에 크립1 유전자 치료시 질환 개선. (우측) 루푸스 환자 말초혈액단핵세포에 크립1 과발현 시 인터루킨 17 생성 감소.
▲(좌측) 루푸스 질환 마우스 모델에 크립1 유전자 치료시 질환 개선. (우측) 루푸스 환자 말초혈액단핵세포에 크립1 과발현 시 인터루킨 17 생성 감소.

박성환 교수는 "루푸스는 내원한 환자 각각의 증상이 모두 달라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으로 부를 만큼 진단이 어렵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신장, 뇌신경계, 폐,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질환이 침범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이상은 자가면역림프구 활성을 유도하는 문제점을 확인했다"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타깃 치료가 차세대 주요 치료제 후보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미라 교수는 "크립1 결핍을 통한 B 림프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B 림프구 과활성뿐만 아니라 T 림프구 활성에도 작용해 루푸스 발달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이번 연구에서 증명했다"며 "크립1 활성을 통한 B 림프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조절이 루푸스를 비롯한 B 림프구 매개 자가면역질환을 개선하는 치료 전략 가능성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류마티스학회 공식 저널 Arthritis & Rheumatology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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