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자가혈압측정 시 앱 연동 혈압계 vs 전통적 혈압계 비교
6개월 추적관찰 결과, 수축기혈압 비슷하게 감소…만족도 차이 없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한 혈압 관리가 한계를 드러냈다.

고혈압 환자 대상의 전향적 무작위 연구에서 자가혈압측정 시 앱 연동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관리한 군은 전통적 방식의 혈압계를 활용한 군과 비교해 혈압이 더 조절되지 않았다. 

앱 연동 혈압계는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 수치를 무선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에 전송함으로써 혈압을 손으로 기록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또 앱에서는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 변화를 그래프로 제공해, 사용자는 이를 가족과 공유할 수 있으며 병원 진료 시에도 활용 가능하다. 사용자는 앱에 생활습관을 메모하고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며, 혈압 측정 또는 약을 먹어야 하는 시간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이에 앱 연동 혈압계는 고혈압 환자의 자가혈압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추가적인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연구 결과는 JAMA Internal Medicine 8월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수축기혈압 차이 0.19mmHg…지인 추천 응답률 비슷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는 미국 PCORnet(National Patient-Centered Clinical Research Network)에 참여하는 23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마지막 진료실 방문 시 혈압이 조절되지 않았고 혈압을 낮추기를 원하면서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수축기혈압 145mmHg 이상의 고혈압 환자 2101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연구 등록 시 혈압을 최소 10mmHg 낮추기로 했다.

전체 참가자 중 56.7%는 여성이었고 대부분 중년 또는 고령으로 평균 나이는 58세였다. 전체 참가자는 혈압계 사용에 문제가 없었다. 

이들은 자가혈압측정 시 앱 연동 혈압계를 이용한 군(향상된 모니터링군, 1051명)과 전통적인 혈압계를 활용한 군(표준 모니터링군, 1050명)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표준 모니터링군은 오므론 혈압계를 사용했고, 향상된 모니터링군은 같은 혈압계에 스마트폰 건강관리 앱 '오므론 커넥트'를 연동해 혈압을 확인했다.

주요 목표점은 수축기혈압 변화로, 등록 당시 진료실혈압과 6개월째 전자건강기록에서 확인한 가장 최근 진료실혈압 차이를 비교했다. 

6개월 추적관찰 결과, 평균 수축기혈압은 표준 모니터링군이 10.6mmHg 감소했고 향상된 모니터링군은 10.8mmHg 낮아졌다. 두 군간 차이는 약 0.19mmHg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0.81).

목표혈압 140/90mmHg 미만 도달률은 향상된 모니터링군이 32%, 표준 모니터링군이 29%로, 앱 연동 시 목표혈압 달성 가능성이 1.17배 의미 있게 높았다(OR 1.17; 95% CI 1.01~1.34).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목표혈압 130/80mmHg 미만 도달률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2차 목표점도 두 군간 비슷하게 나타났다. 만족도 측면에서 본인이 진행한 자가혈압측정 방법을 지인에게 추천하겠다는 응답률은 향상된 모니터링군 70%, 표준 모니터링군 69%로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의료진에게 판독값을 공유하는 비율은 향상된 모니터링군 44%, 표준 모니터링군 48%로, 앱 연동 혈압계 사용이 의료진과의 판독값 공유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Mark J. Pletcher 교수는 논문을 통해 "자가혈압측정 시 앱 연동 혈압계를 이용해 강화된 모니터링을 시행하더라도 표준 모니터링과 비교해 혈압 관리에 효과적이지 않았다"며 "환자 만족도 역시 우월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미 만들어진 앱 제공 정보, 혈압 관리에 도움되지 않아"

이번 연구는 고혈압 환자가 혈압계에 앱을 연동해 자가혈압을 관리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앱을 꾸준히 사용하는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이해영 교수(순환기내과)는 "건강관리 앱이 개발돼 보급되면 사용자는 단기적으로 앱 사용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앱을 사용하지 않아 유지율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앱을 이용해 혈압을 관리할지라도 추가적 혜택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앱 연동 혈압계가 고혈압 환자의 실질적 관리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환자가 꾸준히 사용할 수 있도록 유인책이 필요하다. 

Pletcher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사용자가 건강관리 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앱이 고혈압 환자의 혈압에 큰 영향을 미치려면 더 적극적으로 혈압 관리에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앱을 이용해 혈압을 관리하더라도 추가적인 혈압 조절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앱에서 제공하는 자극만으로는 고혈압 환자의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단순하게 혈압 수치에 맞춰진 이미 만들어진 정보를 고혈압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별화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환자가 장기적으로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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