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ID 기반 빅데이터 연구 총 1692건 중 당뇨병 관련 논문 397건 차지
서울성모 이승환 교수팀, 당뇨병 팩트시트·CVD-REAL 2·ECLIPSE-REAL 등 소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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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의학 분야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당뇨병 등 대사질환에서도 빅데이터 연구가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내분비내과, 교신저자)·여의도성모병원 김미경 교수(내분비내과, 제1저자) 연구팀이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에서 빅데이터 관련 키워드로 국내 연구를 조사한 결과, 국민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NHID)를 기반으로 한 논문 총 1692건을 확인했다. 

이 중 당뇨병과 대사, 대사증후군, 비만, 지질, 콜레스테롤 등에 대한 논문이 595건(35.2%)을 차지했다. '당뇨병' 키워드로는 총 397건 논문이 검색됐다. 

NHID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집된 의료비 청구 및 환급 정보와 대한민국 모든 성인 대상의 건강검진 결과를 결합한 대표적 빅데이터다.

NHID와 같은 빅데이터는 연구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과관계 해석에 주의해야 하며 편향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럼에도 NHID를 이용한 빅데이터 연구는 분석 규모가 크고 다양한 검사실 데이터 및 건강검진으로 얻은 설문조사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장기간 데이터가 축적돼 다른 형태의 연구에서 얻을 수 없는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NHID를 활용한 빅데이터 연구 활성화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이에 연구팀은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저널 DMJ 7월 27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NHID를 이용한 당뇨병 및 대사질환 관련 대표 연구 6가지를 소개했다.

국내 당뇨병 현황 확인한 '당뇨병 팩트시트'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는 국내 질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자료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12년부터 1~2년 간격으로 이를 분석한 당뇨병 팩트시트를 발행하고 있다.

당뇨병 팩트시트는 국내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 및 관리현황에 대한 통계를 제시하면서 동반질환이나 합병증 등의 심각도를 알리고자 마련됐다. 

'당뇨병 팩트시트 2021(Diabetes Metab J 2022;46(3):417~426)'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의 당뇨병 유병률은 16.7%였다. 2019~2020년 당화혈색소 목표치 6.5% 미만 도달률은 24.5%였다.

항당뇨병제 처방 패턴을 보면, 이전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성인 86%가 인슐린 투여 없이 경구용 항당뇨병제를 복용했다. 인슐린도 투여하는 환자는 7.5%를 차지했다.

메트포르민의 처방 증가도 팩트시트에서 확인됐다. 2002년 가장 많이 처방된 항당뇨병제는 설포닐우레아였고 메트포르민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메트포르민 처방이 늘어 2018년 기준 전체 항당뇨병제 처방의 약 86%를 차지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항당뇨병제로 자리 잡았다. 

DPP-4 억제제 사용은 2008년 출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전체 처방의 62%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설포닐우레아/글리나이드의 처방은 2002년 84%에서 2018년 43%로 급감했다. 인슐린과 티아졸리딘디온 처방은 2002~2018년에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한국인 임신성 당뇨병 특징 조사…선별·예방 중요

임신성 당뇨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 국내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도 NHID를 토대로 이뤄졌다(Endocrinol Metab (Seoul) 2021;36(3):628~636). 2011~2015년 출산한 41만 7139명 여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12.7%였다. 

임신성 당뇨병 발생 가능성은 나이, 임신 전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공복혈당 수치 등에 따라 달라졌다.

교란요인을 보정한 임신성 당뇨병 발생 가능성은 25세 미만과 비교해 40세 이상에서 4.8배 유의하게 높았다. BMI가 30kg/㎡ 이상인 임신부는 18.5kg/㎡ 미만보다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1.9배 의미 있게 높았고, 허리둘레도 95cm 이상이면 65cm 미만과 비교해 1.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높은 공복혈당 수치, 고소득, 흡연, 음주 등도 임신성 당뇨병 위험 증가와 연관된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결과는 고위험군에서 임신성 당뇨병을 선별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했다. 

당뇨병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 높아지는 LDL-C·혈압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의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연구도 눈길을 끌었다.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2009~2012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이용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LDL-콜레스테롤(Cardiovasc Diabetol 2019;18(1):139)과 혈압(Hypertension 2019;73(2):319~326) 수치를 조사한 것이다. 

먼저 환자군을 스타틴 복용군과 비복용군으로 분류해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을 분석한 결과, 스타틴 비복용군의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했다.

또 스타틴 복용군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LDL-콜레스테롤 70mg/dL 이상이면 70mg/dL 미만인 이들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어 환자군의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상으로 높아지면 110~119mmHg군과 비교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의미 있게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130~139mmHg군의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위험은 각 1.15배, 1.05배, 140~149mmHg군은 각 1.25배, 1.12배 증가했다.

이완기혈압은 75~79mmHg군 대비 80~84mmHg군이 뇌졸중 1.10배, 심근경색 1.06배 더 위험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으로 제안했다.

특히 두 가지 연구에서는 65세 이상의 고령보다 미만의 젊은 성인에서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2형 당뇨병 환자의 관리전략으로서 적극적인 LDL-콜레스테롤 및 혈압 조절의 중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CVD-REAL 2: 13개국 리얼월드서 SGLT-2i vs DPP-4i

우리나라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중동, 유럽, 북아메리카 등 13개국 진료현장에서 수집된 의료기록을 분석한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 CVD-REAL 2는 SGLT-2 억제제 혜택에 방점을 찍은 대표 연구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0;8(7):606~615).

CVD-REAL 2는 SGLT-2 억제제 또는 DPP-4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2형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토대로 두 치료제의 심혈관계 사건 및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추적관찰 1.2년(중앙값) 결과, SGLT-2 억제제군은 DPP-4 억제제군보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31%,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41% 유의하게 낮았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위험 역시 SGLT-2 억제제군이 DPP-4 억제제군 대비 36% 낮았다. 

한국인만 하위분석한 결과도 전체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SGLT-2 억제제군의 위험은 DPP-4 억제제군보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15%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23%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17% △뇌졸중 17% 의미 있게 낮았다.

이 같은 결과는 국가별로 통계적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SGLT-2 억제제군에서 혜택이 있다고 파악됐다. CVD-REAL 2는 엄격하게 선별된 환자군에서 시행된 이전 임상시험 결과를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일반화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ECLIPSE-REAL: 페노피브레이트 가치 재조명

서양에서 진행된 ACCORD-Lipid, FIELD 등 대규모 무작위 연구에서 저평가됐던 페노피브레이트가 국내 건보공단 건강검진 코호트를 분석한 연구인 ECLIPSE-REAL에서 빛을 발했다(BMJ 2019;366:l5125).

스타틴을 복용 중인 40세 이상의 대사증후군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요법군이 스타틴 단독요법군보다 26% 유의하게 낮았다.

주목할 결과는 HDL-콜레스테롤이 낮고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군에 대한 하위분석 결과다. 이들에게서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요법군의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은 스타틴 단독요법군보다 36% 의미 있게 낮았던 것.

스타틴은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20~30% 낮출 수 있지만 개선하지 못하는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과 HDL-콜레스테롤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스타틴만으로 개선하지 못한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 문제를 페노피브레이트가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사증후군 개선하면 심혈관계 사건 위험↓

대사증후군을 개선하면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연구도 주목받은 빅데이터 연구 중 하나다(Ann Intern Med 2020;172(10):707~708). 

대사증후군의 위험은 잘 알려졌지만 관리하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에서는 2009~2014년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건강검진을 3회 이상 받았고 주요 심혈관계 사건 과거력이 없는 성인을 건강 상태에 따라 대사증후군 △만성군(15.6%) △신규 발생군(6.1%) △회복군(5.6%) △비발생군(72.7%)으로 분류했다.

추적관찰 3.5년(중앙값) 결과, 대사증후군 회복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만성군보다 15% 유의하게 낮았다. 또 대사증후군 신규 발생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비발생군보다 1.36배 의미 있게 높았다. 

아울러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중 혈압이 높아질 때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가장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과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적절한 식습관 및 운동으로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을 개선하면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심혈관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공중보건 전략 수립 시 고려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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