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성수 교수

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성수 교수
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성수 교수

흔히 ‘골다공증’을 노인들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일부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으로 인해 2차성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성수 교수(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류마티스내과)는 골다공증성 골절은 관절염과 달리 별다른 치료법이 없고, 한 번 발생하면 재골절이 반복될 수 있으므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골감소 단계부터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봤다.


-스테로이드 유발 골다공증(Glucocorticoid induced osteoporosis, GIOP)이란 무엇인가 
류마티스 관절염뿐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는 과도한 면역과 염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장기 사용 시 골 형성을 억제해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스테로이드 유발 골다공증이라 부른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스테로이드를 6개월 이상 사용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고관절 골절은 1.6배, 척추 골절은 2.6배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절염과 달리 골절은 일단 발생하면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관절염만큼이나 골밀도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관절염 치료 시 골다공증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나
관절염 초기 환자에게는 반드시 스테로이드와 칼슘을 함께 처방해 드린다. 또한 20‧30대 젊은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를 6개월 이상 처방할 경우 1년에 한 번 골다공증 검사를 한다. 간혹 젊은 환자분들께 골다공증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면 당황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골감소가 확인된다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검사가 꼭 필요하다.

-골다공증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골다공증 약제로 쓰이는 약물에는 SERM제제 중 하나인 랄록시펜(상품명;에비스타 플러스)과 비스프스포네이트, 데노수맙 등이 있다. 각각의 약물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데노수맙은 효과가 강력하지만 사용 시기가 10년 정도로 길지 않아 임상 데이터가 적고, 가격이 비싼 편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역시 효과가 좋은 약물이지만 턱뼈 괴사 등 부작용 문제로 인해 3~5년 정도 사용 후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 

그에 비해 랄록시펜(상품명;에비스타 플러스)은 휴지기 없이 장기 사용이 가능하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없으며 임상 데이터도 오랜 기간 축적돼 안전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저는 골감소증 단계부터 골다공증에 이르기까지 랄록시펜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고, 골다공증이 너무 악화되는 구간에 들어설 경우 데노수맙을 2~3년 정도 사용하다가 호전되면 다시 랄록시펜을 사용해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골감소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골다공증성 골절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서 골감소가 빨라지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골감소가 악화되면 그것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나빠지기 전에, 조기에 치료해 골밀도 수치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골감소 경향이 뚜렷하고 그 속도가 빠르다면 건강보험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환자분과 상의해 선제적으로 골다공증 치료에 들어가는 편이다. 

-랄록시펜(상품명;에비스타 플러스)을 비급여 처방 시 가격적인 부담은 없나
사실 골절의 발생 건수는 골다공증에서보다 골감소증 단계에서 더 많다. 따라서 필요시 골감소 단계부터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의 경우 골다공증(T-score –2.5 이상) 이전 골감소증 단계(T-score –1 ~ -2.4)에서는 건강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환자 입장에서 비용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랄록시펜은 급여와 비급여 처방의 가격 차이가 한 달 기준 약 1만 2천 원 정도다. 요즘 TV나 인터넷에서 홍보하는 건강보조식품들이 몇십만 원 이상인 것을 감안했을 때, 뼈를 위한 투자로 부담스러운 비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폐경기 여성에서 랄록시펜(상품명;에비스타 플러스) 사용의 다른 이점은 무엇인가
MORE, CORE 등 여러 연구를 통해, 폐경기 여성에서 랄록시펜이 골강도 증가를 통해 척추골절 예방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자궁내막암과 유방암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로써 랄록시펜이 뼈에는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하지만 자궁내막과 유방에서는 길항작용을 함으로써 관련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 폐경기 환자에게 랄록시펜(에비스타 플러스)을 비급여 처방할 때, “이 약을 드시면 골다공증뿐 아니라 유방암, 자궁내막암 위험도 줄어듭니다. 그러니 일석이조 아닙니까?”라고 말씀드리기도 한다. 

-골다공증 환자가 치료 후 골감소증 단계에 이르더라도 치료를 지속해야 하나 
‘골다공증 환자가 치료제 복용 후 골감소증 단계로 좋아졌다면, 그 환자는 골다공증 환자일까, 아닐까?’ 이에 대해 미국의 국립골다공증협회(National Osteoporosis Foundation, NOF)에서는 ‘한 번 골다공증은 평생 골다공증’이라고 말한다.

골다공증 환자의 골감소 수치가 개선되더라도, 이미 위험 인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골다공증 환자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골다공증은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며, 골감소 수치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이유로 치료제 복용을 함부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데노수맙과 같은 다른 약제로 골다공증을 치료하다가 보험급여나 부작용 등의 문제로 휴지기를 가질 때, 무작정 약을 끊기 보다 랄록시펜(에비스타 플러스)을 사용해 유지요법을 취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이다.

-골다공증 치료제 외에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한 이유는
우선 뼈 건강에 있어 칼슘은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이다. 어떤 골다공증 치료제를 먹더라도 칼슘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칼슘은 섭취 후 몸에서 흡수되는 비율이 10% 정도 밖에 안 된다. 이때 비타민D를 섭취하면 칼슘의 흡수율이 70% 이상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칼슘과 비타민D 섭취 모두 중요한데,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인 400IU를 우리나라 식단으로 섭취하기가 쉽지 않다. 비타민D의 생성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에 30분 이상 얼굴과 상체에 햇빛을 쏘이는 것이지만 그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가 2005년에 참여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구에 참여한) 18개국 중 햇볕 부족국가에 속하고, 특히 요즘은 자외선 차단제 사용과 마스크 착용 습관 때문에 햇빛을 통한 비타민D 생성이 매우 힘들다. 따라서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에비스타 플러스’와 같은 골다공증 치료제+비타민D 복합제의 이점은 무엇인가
환자분께 골다공증 치료제와 비타민D를 따로 드릴 경우, 비타민D는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 잘 안 드시는 경우가 있다. 특히 노인분들은 골다공증 약 이외에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많아, 복약순응도가 더욱 떨어지기 쉽다. 이때 골다공증 치료제+ 비타민D 복합제를 처방하게 되면 비타민D 복약이 보다 잘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칼슘제에 비타민D가 복합돼 있지만, 비타민D는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필요한 경우 칼슘+비타민D 복합제와 골다공증 치료제+비타민D 복합제를 처방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비타민D 흡수율을 기대하기도 한다. 

-골다공증 예방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골밀도는 20~30대까지 최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부터는 계속 떨어지기 시작한다. 보통 80‧90세까지 산다고 할 때, 누구든 한 번은 골다공증성 골절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골감소가 심하게 진행하기 전에 자신의 골밀도를 최대로 유지해서, 골절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노령의 환자분들께 골다공증 치료를 권하면, 병원에 오가면서 자식들 고생시키기 싫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럼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린다. “지금 약 안 드셔서 나중에 골절 생기시면, 화장실 가는 것, 대소변 받는 것까지 자식들이 다 해야 되고 그게 자식을 더 고생시키는 겁니다”라고.

그만큼 골다공증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고생시킬 수 있는 질환임을 인지하고, 미리미리 예방하시기를 강조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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