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오은지·정병하 교수팀, 신장이식 347건 유전자 분석
고해상도 HLA 검사로 분석한 '에플렛 불일치',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 중요 원인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신장이식 이후 공여된 신장에 대한 수혜자의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규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공동 교신저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공동 교신저자) 공동 연구팀은 공여자와 수혜자의 HLA 유전자 검사인 고해상도 HLA 형별검사를 이용해 신장이식 환자와 공여자 유전자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공동 제1저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혜영 교수(공동 제1저자)가 참여했다. 

347명의 신장이식 환자와 공여자 간 HLA 유전자 에플렛(eplet) 불일치 정도를 분석한 결과, 불일치가 심할수록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 위험도가 증가했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 치료이지만, 이식 이후 공여된 신장에 대한 수혜자의 면역반응으로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생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만성 이식신 거부반응'을 유발해 이식 신장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식 이후 발생하는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 기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에플렛은 항체가 인식하고 결합할 수 있는 항원의 특정한 부위인 항원결정기(epitope) 핵심 서열이다. 고해상도 HLA 형별검사를 이용한 에플렛 분석은 과거 장기이식 수혜자와 공여자 간 유전적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데 사용되던 저해상도 HLA 유전자 분석법보다 정밀하다.

이어 연구진은 에플렛 불일치 정도와 환자의 타크롤리무스 혈중 약물 농도 변화가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에 미치는 복합 효과를 추가 분석했다. 신장이식 이후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면역억제제 복용이 필수로, 타크롤리무스는 중요한 면역억제제 중 하나다. 

분석 결과, HLA 유전자 에플렛 불일치가 높고 타크롤리무스 혈중 농도가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은지 교수는 "분자진단법 발전으로 이식 거부반응 연관 유전자 및 공여자 특이항체 관련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이용해 거부반응 위험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병하 교수는 "에플렛 불일치 정도에 따라 거부반응 위험도를 예측하고, 위험도가 높은 이식 환자에게서는 선별적으로 면역억제 강도를 조절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함을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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