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데이터 활용해 폐업 의료기관 요인변수 분석
지역 인구수 증가율과 의원 폐업 정비례...경쟁률 영향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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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병원급과 의원급 폐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원급은 CT와 MRI 등 의료장비 보유 여부, 의원급은 전문의와 간호사 비율이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책연구실 근거기반연구부 박영택 부연구위원은 병원, 의원, 치과의원의 폐업 관련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폐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제외했다.

2020년 기준 병원 폐업률은 5.8%, 의원 폐업률은 3.4%로 알려진다.

연구는 2020년 1월 1일에서 2021년 12월 31일까지 폐업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해당 기관의 이전 2년간 보건의료자원통합신고 포털 입력 자료를 이용했다.

총 5만 2809개 의료기관이 대상이었으며 이 중 폐업기관으로 분석에 포함된 곳은 병원 93개소, 의원 1105개소, 치과의원 446개소다.

먼저 CT와 MRI 등 기술적 요인을 살펴본 결과 병원에서 폐업 관련성이 두드러졌다.해당 장비의 수가 적을수록 병원이 폐업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의원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CT와 MRI 등 고가장비를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부연구위원은 "CT나 MRI와 같은 고가장비는 의료기관 수익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이러한 장비를 보유하지 않은 병원은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따라서 폐업에 이를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병원에 비해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추론은 가능성이라고 전제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병원 폐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고가장비뿐만 아니라 지리적, 정책적, 조직 구조적 요인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의 및 간호사 비율 낮으면 의원 폐업 가능성 증가

조직요인으로는 전문의 비율과 간호사 비율을 각각 설정했다. 치과는 치과전문의와 간호사, 치과위생사 비율로 규정했다.

그 결과, 의원은 전문의와 간호사 비율이 낮을수록 폐업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치과의원에서도 나타났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변수가 관련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박 부연구위원은 "의원 전문성은 환자가 선호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환자가 의사의 전문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적 전문성이 폐업과 관련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력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더 제공한다면 의료서비스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폐업한 의료기관이 있는 지역에서는 의료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시장이 경쟁적이었다.

이는 앞선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였지만, 의원급에서는 지역의 인구수 증가율과 페업과의 관계가 양의 관련성을 보인 점이 특징적이었다.

한편 연구진은 심평원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것에 의미를 뒀다.

조 부연구위원은 "외부연구진은 이러한 데이터에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다. 분석 결과를 적절히 제공해 의료기관 폐업을 예방할 수 있고, 잠재적 개설을 염두에 둔 의료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지리 및 교통 관련 변수를 모델에 추가해 좀 더 정교한 모델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연구결과가 의료자원의 균형있는 발전,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예방하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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