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ASA '자발성 뇌내출혈 환자 관리 가이드라인' 개정
발작·우울증 없다면 항경련제·항우울제 비권고

▲미국심장협회(AHA) 사진 제공.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통적 뇌내출혈(ICH) 치료가 불확실한 효과를 이유로 미국 학계의 외면받았다.

미국심장협회·뇌졸중협회(AHA·ASA)는 뇌내출혈 또는 출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압박스타킹, 항경련제, 스테로이드 등 치료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판단, 이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AHA·ASA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자발성 뇌내출혈 환자 관리 가이드라인'을 Stroke 5월 17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5년 이후 약 7년 만에 업데이트됐다.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에 '간헐적 공기압박' 제안

AHA·ASA는 뇌내출혈 또는 출혈성 뇌졸중 환자 관리에 정기적으로 진행한 전통적 치료가 이득 또는 위험이 없다고 판단하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먼저 점진적 무릎 또는 대퇴부 압박스타킹만 사용하는 것은 심부정맥 혈전증에 효과적인 예방법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대신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을 위해 진단 당일부터 간헐적 공기압박을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단, 압박스타킹과 치료제 복용을 병행하면 혈전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하버드의대 Steven M. Greenberg 교수. AHA 사진 제공.
▲미국 하버드의대 Steven M. Greenberg 교수. AHA 사진 제공.

진료지침 개정을 이끈 미국 하버드의대 Steven M. Greenberg 교수는 "특수 압박장치가 심부정맥 혈전증 위험을 줄이거나 뇌출혈 환자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지 불분명하다"며 "또 첫 증상 발생 후 24~48시간 이내 복용한 새로운 혈전 예방 약물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발작 또는 우울증이 없는 뇌내출혈 환자에게는 항경련제나 항우울제를 투약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임상시험에서 항경련제는 기능 개선 또는 장기간 발작 조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항우울제는 골절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아울러 응급 또는 중증 뇌내출혈 치료 시 예방적 코르티코스테로이드나 지속적 고삼투압 요법을 권고하지 않았다. 출혈성 뇌졸중에 따른 합병증 예방을 위한 스테로이드 치료는 효과적이지 않고, 응급수술 또는 중증 혈소판감소증이 없는 상황에서 진행한 혈소판 수혈은 생존자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예후 측면에서 이 같은 치료는 이득이 없다는 것.

뇌내출혈 후 항응고제 역전제에 대한 권고안도 담았다. 항응고제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항응고제별 사용 가능한 역전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와파린 등 비타민 K 길항제 역전제로 프로트롬빈 복합체 농축액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역전제로 프락스바인드(이다루시주맙) △자렐토(리바록사반)·엘리퀴스(아픽사반)·릭시아나(에독사반) 역전제로 안덱사(안덱사네트 알파) 등을 투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경도~중등도 뇌내출혈 후 급성 혈압 저하 치료는 혈압 변동성을 제한하면서 지속적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혈종팽창을 줄이고 기능적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혈종제거를 위한 최소 침습적 접근 방식은 약물치료만 시행한 것보다 사망 위험을 낮춘다고 명시했다. 

뇌내출혈 후 24~48시간 이내 재활 시작

뇌내출혈 후 재활 목표는 삶의 질 회복에 중점을 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종합적 회복 계획 수립에 다학제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경도~중등도 뇌내출혈 이후 24~48시간 이내에 스트레칭과 함께 옷 입기, 목욕 등 기능적 과제훈련과 같은 재활 활동 시작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24시간 이내에 처음부터 심하게 많이 움직이면 뇌내출혈 후 14일 이내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며 활동 강도에 주의하도록 당부했다. 

MRI상 소혈관 손상, 뇌내출혈 위험 신호일 수도

아울러 뇌내출혈 예방에 신경영상학적 지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뇌내출혈 일차 발생 위험을 계층화하고자 정기적인 신경영상 촬영을 진행하진 않지만, 뇌내출혈 관련 소혈관 손상은 MRI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뇌내출혈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Greenberg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처음으로 최초 출혈 위험에 대한 신경영상학적 지표 내용을 담았다"며 "지식격차가 있어 지표 확인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는 권고안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바라는 것은 최초 출혈을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는 조치들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혈성 뇌졸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쉬운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동안 예방부터 병원 내 치료, 회복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고무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폭넓은 지식이 뇌내출혈 관리에 의미 있는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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